나 태어나기 훨씬 전이라 나는 모르는 일이지만
엄마가 이따금 하는 얘기.
엄청 예전 얘기야. 70-80년대 얘기.
문간방에 세 살면서 신혼 시작해서
오빠를 낳고 그 다음 해에 언니를 낳고 그렇게 둘을 키우는데
오빠가 3살쯤 언니가 2살쯤.
집에 불이 났데.
집구조가
방-부엌-대문간-대문. 이런 순서였는데.
엄마는 언니가 옆에 있었으니까 먼저 옆구리에 끼고 나왔다나봐.
오빠는 부엌 입구에서 놀고 있어서
나가면서 데리고 나갈라고 했데.
근데 오빠가 없더라는거야.
불이라고 외쳐서 옆집에서들 와서 엄마가 언니를 옆집 사람에게 맡기고
오빠 찾으러 다시 집에 뛰쳐 들어갔는데
방하나 부엌하나 한 눈에도 살펴볼 수 있는 그곳에 오빠가 없더래.
근데 또 불이 자꾸 커지니까
막 울면서 불 끄면서 사람들한테
우리 아들 좀 찾아 달라고 외쳤데.
사람들이 같이 불 꺼 주고
오빠 찾으러 여기저기 흩어지고.
마침 암 것도 모르는 아빠가 퇴근해서 돌아오는데
첨보는 여자가 애 업고 자기 옆을 지나는데
다 가리고 지나가는데도 느낌이 이상하더래.
그래서 따라가서 여자한테 말 거니까
여자가 업고 있던 애를 내려 놓더니 바로 도망을 갔데.
덮어 놓은 거 벗기니까 오빠가 자고 있고.
여자는 결국 못 찾았는데
동네 사람들이 문간에서 오빠 노는거 보고
훔쳐 가려고 집에 불내고 오빠 집어 간거 같다 그랬데.
애 훔쳐가는 일들이 있었던 때인가봐.
아래 글 보니까 생각나서 리젠에 기여해보았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