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디씨 연뮤갤러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theaterM&no=2781007
극장이름은 대놓고 말하기 좀 그러니까..
2월에 A극장으로 극을 보러 갔어.
구조상 들어가면 위층이랑 아랫 층이 한눈에 들어오는 구조인데, 아랫 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굉장히 넓게 뚫려있다고 해야하나..?
아랫층 계단쪽으로 사람들이 떨어지지 않도록 윗층 경계마다 창살난간이 있고.
난 아주 가끔 뭔가 보는 편이기는 한데 이렇게 본격적인 건 처음이었어서, 당시에 내가 느낀 걸 최대한 자세하게 써볼게..ㅜㅜ
암튼..
나는 그 날 따라 속이 울렁거리고 여러가지로 컨디션이 안좋았어. 그래서 화장실에 미리 들르고 차분하게 진정 좀 시키다 들어갈 요량으로
평소보다 일찍 로비에 도착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고 복작복작하더라.
딱히 앉을 데도 보이지 않고 해서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윗쪽의 벽에 기대서 멍하니 서있는데
자연스럽게 뭔가 눈에 거슬리는거야.
그냥 공연장 내부도 훑어보고 오늘 볼 극 생각도 하고 있었는데, 보통 집중하지 않으면 눈을 뜨고 있다고 해서 눈 앞의 모든 것이 또렷이 들어오지는 않잖아?
그런 와중에도 뭔가 쎄한 느낌이 있어서 초점을 그쪽으로 옮겼는데, 난간 쪽에서 시선을 멈출 수 밖에 없었어..
내가 등을 기대고 선 벽의 맞은 편 쪽의 난간에 누가 쭈그려 앉아있었어. 쭈그려 앉은 채로 두 손으로 난간을 붙들고 아래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라.
그런데 아무도 그 사람을 신경쓰지않는 것 같았어.. 말로는 다 설명이 안되는데 너무 난간에 바짝 붙어서 거의 머리가 난간을 뚫고 나갈 듯 했고
아래를 불이라도 난 듯 쳐다보는 모습이 좀 기이했는데도 아무도 신경을 안쓰는거야.
쳐다보고 있으니까 왠지 좀 이상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너무 빤히 쳐다보는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시선을 애써 거두는데
중단발 쯤 되는 머리카락 사이로 웃는 입이 보였어. 낄낄대면서 웃고 있었는데 그냥 즐거워서 웃는다기엔.....입이 찢어질듯이 낄낄낄낄낄 웃는모양이어서...
난 가끔 뭔가 보기는 하니까, 사람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본 티를 안내려고 했어.
그러고 있다보니까 슬슬 내려가야해서.... 그 순간에도 그 사람은 계속 같은 자세로 있더라.
최대한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 망할 놈의 호기심 때문에 아래로 내려가면서 슬쩍 위를 보니까
아까 그.. 게 보고 있었던게 아랫층에 있는 사람들이더라. 움직이는 사람들을 쫓듯이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걸 봤어.
만화에서나 나올 법 한 속도로 동공이 왔다갔다 하면서 낄낄웃는데, 그건 사람이 아니었겠지.....
저게 사람이라면 아랫층 사람들도 보고 기겁했어야했는데 그쪽을 보는 이는 나 뿐이었으니까.
눈이라도 마주쳤다가는 큰일 날 것 같아서 곧장 극을 보러 들어갔는데, 그날 공연이 레전이더라ㅋㅋㅋㅋ
과몰입오타쿠라 아까 본 걸 잠깐 잊고 울며 공연장을 나올 수 있었지만..자꾸 난간아래를 쳐다보며 웃던 모습이 생각나서
당분간은 그 극장에 가지 못할 것 같아. 적어도 6개월은 있다가...
혼자만 생각하고 있다보니 더 무서워서 새벽에 글 써본다ㅎㅎ..
문제시 비번잘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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