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수원/정지욱 기자]“허훈이 폼이 너무 떨어졌어”
최근 KT의 경기를 본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에 33경기에서 평균 13.3점 2.5리바운드 6.2어시스트를 기록 중인데 득점 효율 하락이 두드러진다. 3점슛은 31.5%에 야투율은 35.6%까지 떨어졌다. 커리어 로우다.
리그 최고의 가드로 평가받는 허훈은 가장 확실한 득점원이기도 했다. 부상 여파로 꾸준함이 아쉽기는 했지만 폭발력에서는 손에 꼽히는 자원이었다. 군복무로 빠진 2022-2023시즌을 제외하면 3시즌 연속(2020-2021, 2021-2022, 2023-2024시즌) 평균 15점 이상을 올렸다. 3점슛 성공률도 38% 이상을 기록하는 등 42~44%의 야투율을 유지했다.
주득점원의 효율이 떨어지니 팀 득점 하락도 당연한 결과다. 지난시즌 패리스 배스(평균 25.4점)와 허훈 둘에게서 평균 40점 이상이 나오면서 평균 86.6점을 기록했던 KT는 배스의 이탈과 허훈의 부진으로 수비팀으로 색깔이 완전히 바뀌었다.
허훈은 3월 16일 창원 LG와의 홈경기에서 3점슛 3개와 함께 19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에 90-62의 대승을 안겼다. LG가 이틀 전(14일) 울산 현대모비스 전에서 연장 승부를 펼친 피로여파가 드러난 부분도 있었지만, 허훈이 효율 높은 득점(2점슛 80%, 3점슛 43%)을 제공하자 자연스럽게 KT의 공격에 힘이 붙었다.
그동안 가장 답답했던 것은 당연히 허훈 본인이었다. 수원에서 만난 그는 “너무 답답하더라. 슬럼프가 길어지니까 나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어릴 때부터 농구를 해왔지만 이렇게 슬럼프가 길었던 적이 없다보니 혼란스러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내 경기력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동료들이 수비로 버티면서 이겨내줬기 때문에 그래도 내가 부담을 덜고 조급하지 않았던 것 같다. 벤치에서 카굴랑안의 움직임을 체크하면서 내가 어떻게 팀에 도움이 되어야할지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트레이드 마감일(4라운드 종료) 종료, 외인 교체권(기타사유 2회)도 다 소진하면서 더 이상 전력 보강을 노려볼 수 없다. 정규리그 막바지,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팀에 부족한 폭발력을 더하기 위해서는 허훈의 경기력 회복이 살아나야만 한다.
KT 송영진 감독도 “결국 허훈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라면 이런 어려움도 결국 이겨내야하지 않겠나”라고 허훈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허훈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는 “올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부분에 대해 주변에서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런건 지금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내 경기력이 회복되는 것이 우선이다. FA는 그 다음 이야기다. 이 고비를 넘기고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런 책임감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잘 이겨내서 경기력을 되찾겠다”며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