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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일본인은 '노력의 소모전'으로 내몰려 간다.[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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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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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X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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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마요 요시다(일본 개그맨-역주)씨가 인공투석 환자에 대해 '열심히 하지 않고 도와달라고만 하는 어리광은 통하지 않는다. 열심히 해도 안 될 때 비로소 타인이 도와줘야 한다' 라는 주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이런 트윗을 했습니다.


"이 '열심히 한다'는 게 골치아픈 녀석이라, 일본에서 열심히 한다는 건 죽을둥 살둥 목숨이 깎여나갈 때까지 하라는 거. 걸레짝처럼 되어서야 비로소 '열심히 했구나'라고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 내몰린 사람에게는, 좀 더 빨리 도움이 필요하단 말이지."


많은 리액션을 받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은 노력의 유무를 판단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열심히 한다'라는 건 원래 주관적인 것인데, 왠지 모르게 상대적인 것으로 보는 일본 사회. 아무리 스스로가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해도,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사력을 다하지 않으면 '열심히 하고 있다'고 인정받지 못합니다.


그 결과, 일본 각지에서 헛된 '노력 소모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요시다씨의 주장이 전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열심히 한다는 것'을 척도로 삼아 버리면 많은 사람들이 불행해 집니다.


걸레짝이 되어서야 비로소 인정받는 '노력'


대다수의 일본인은 '노력'이나 '인내', '고난' 이라는 말을 좋아하죠. '어쨌든 열심히 한다' '좀 더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된다' 라는 근성론이 아직도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런 근성이 레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자신을 격려해서 버텨야 할 때도 있습니다. '노력'을 중요시하는 것이 절대로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문제는, 노력을 기준으로 하는 바람에 소모전이 되어 버리고 있다는 겁니다.


지식이나 능력이 충분하지 못한 사람에게 무리한 지시를 하고,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노력 부족'이라 매도하며 그 사람의 책임으로 떠넘긴다. 장시간 노동에 의해 신체적인 이상을 호소하는 부하에게도 '할 마음이 있으면 쉴 필요 없어'라고 해 버린다면, 쉰다=게으름 이라는 딱지를 붙일 수 있다.


'노력하면 어떻게든 된다'라는 정신론은, 손쉽게 타인을 몰아붙일 수 있는 수단인 겁니다.


그럼 '열심히 했다고 인정받는 때는 언제인가'하면, 그건 '더 이상 열심히 할 수 없어졌을 때' 입니다.


과로사 한 다음에야 비로소 '열심히 했었구나...'라고 동료가 말 해 주고, 이지메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힘들었구나...'라고 눈물을 흘린다.


죽기살기로 스스로를 갈아넣으면서 '노력'해서 걸레짝마냥 너덜너덜해진 채, 더 이상 어쩔 방도가 없을 때. 그런 극한 상황이 되어서야 비로소 '열심히 했구나'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겁니다.


브라마요의 요시다씨 주장처럼 '노력하지 않고 도움을 바라는 사람을 용서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지 않습니다. 확실히 그 마음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노력할 수 없으니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나, '극한상황의 코앞에서 더 이상 노력하면 안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본인은 노력 신화를 지나치게 맹신하고 있다


일본은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다'라는 노력 신화가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그게 발전해서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걸 못하는 건 어리광이다'라는 주장도 버젓이 통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직도 알레르기나 정신병을 '어리광'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무리 과학적으로 설명해도, 그 사람에게 있어서 알레르기는 '어리광'이며, 정신적 문제로 인한 휴직은 '게으름'일 뿐인 겁니다.


나아가서,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노력하지 않는 건 도망치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다들 열심히 하는데 쉰다니 치사해'라는 발상이 되어서, '노력하지 않는 녀석은 도와주지 않아도 돼' 라는 결론이 되어 버리죠.


지나치게 노력한 나머지 휴식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어리광 부린다'라고 하는 사회는, 너무 심하게 엄격한 거 아닌가요.


노력이란 건 주관의 문제


노력이라는 건 애초에, 타인이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편차치(수능 등급 비슷한 점수 기준-역주)를 50에서 60으로 올린 사람과, 60에서 65로 올린 사람, 어느 쪽이 더 많이 노력한 걸까요? 그런 거, 알 수 없잖아요.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일본에서는, 어째선지 노력은 '타인이 평가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노력은 타인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저는 독일에 살고 있기 때문에, 자주 '그럼 독일어 할 수 있겠네?'라는 말을 듣습니다. 예, 그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건, 필사적으로 노력한 결과입니다.


매일매일 신경을 곤두세워서 수업을 듣고, 머리를 풀로 회전시키며 이야기를 하고, 이동시간이나 틈새시간이 있으면 즉시 단어나 문법을 외웠습니다.

유학중인 독일 대학의 수업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자비로 어학원에 다니면서 겨우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런데도, '해외에 있으니까 현지 말을 할 수 있는 건 당연하다'라는 것처럼, 저의 노력은 무시됩니다.

자기는 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받으면서도 영어를 할 줄 모르는 건 뒤로 제쳐놓고, '현지에 있으면 그냥 말할 수 있게 된다'라고 생각하는 거죠.


타인이 본 노력의 평가라는 건, 그 정도일 뿐입니다.

노력의 양이나 세밀함은 사람마다 다른데도, 어째서 노력을 '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노력해서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한 다음 정시 퇴근하는 사람과, 설렁설렁 잔업해서 일을 처리하는 사람. 노력하고 있는 것은 전자인데, 후자 쪽이 '열심히 하는 느낌'이 있으니 높은 평가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 희생의 양=노력'이라는 생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그저 지쳐갈 뿐입니다.


노력은, 타인이 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노력 기준'으로 해 버리니까, 많은 사람들이 막다른 길로 몰리는 겁니다.


노력을 인정받으려고 해 봤자 헛수고


브라마요의 요시다씨에게는 '노력하지 않는 녀석이 도움을 원하는 건 웃기는 소리'겠죠.

확실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알겠습니다.


하지만, 노력하고 있는지 어떤지 타인은 평가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노력을 인정한다'라느니, '누구누구는 노력하지 않는다' 따위의 논의는 무의미한 겁니다.


노력하지 않고 의존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의존하라고 하면 되잖습니까. 그런 비겁자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으니까 도와주지 않는다'라고 하면, 노력하고 있는데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도 밀어내게 됩니다.


애초에, 누가 '노력하고 있는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걸까요. '자신이 인정한 사람 말고는 도와주지 않는다'라는 건가요?


더 골치아픈 것이, 도움을 바라는 쪽은 '노력하고 있다는 증명'을 할 수 없으니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어'라고 하면 대꾸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건 불공평합니다.


노력을 기준으로 하면 소모전이 이어질 뿐


모든 것에다 '우선 노력부터 하고' '한계가 되면 도와줄께' 같은 노력 기준은 이제 관두지 않겠어요?


노력해서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도 있고, 내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노력하지 않고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능력이나 잠재력은 다르니까요.


그런데도 '노력을 했는지 안했는지'라는 기준으로 평가해 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다, 많은 사람들을 몰아세울 뿐입니다.


'좀 더 노력할 수 있으니까 도와주지 않겠어요'라는 소리나 하고 있으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너덜너덜해진 다음에야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런 소리를 하고 있는 동안 그 사람이 목을 메 버리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열심히 했는지 어떤지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면 될 뿐이잖아요. 애초에, 그렇게 극단적인 곳까지 노력 할 필요성, 정당성은 어디 있나요.


극한까지 몰려가며 일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일본에서는, 노력하지 않는다=게으름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그런 소리를 하고 있다가는, 폐인이 될 때까지 노력할 수 밖에 없는, 소모전 사회가 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불행해져 가게 됩니다.


좀더 '힘들다' '괴롭다' '더 못하겠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되고, '그럼 도와줘야겠네'라고 손을 내밀어 주는 풍조가 된다면, 삶을 힘들어하는 사람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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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2 2  인 상황에서도 1이 무임승차가 되고

1 99 99 99 인 상황에서도 1이 무임승차가 된다면

2 정도만 할 사람들이 99를 하면서 걸레가 될 필요까진 없는데 말이지..

위 글을 읽고

. 무리해서 노력하라. 노력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는 있는 지점에서. 더욱더 노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하는 위 그림 카린의 좌우명이랑 최근 건강 안좋았던게 같이 생각나서 가슴이 아프네..

이 문제가 카린뿐 아니라 다른 아이돌, 아니 일본사회 전체의 문제이고, 

한국 역시 갈수록 일본 쪽의 '노력' 이 담고 있는 그 무게감에 가까워지는 것 같아서 올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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