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그녀는 이츠키의 그늘 아래에서 부드럽게 돌봐주고 세심하게 챙겨지며, 마치 손바닥 위의 보물처럼 무한히 너그럽게 대해졌다. 모든 작은 일과 큰 일은 이츠키가 대신 해주었고, 컵라면을 먹을 때면 이츠키가 자연스럽게 그녀가 반쯤 먹은 컵을 받아주었으며, 커피숍에 가면 이츠키가 습관적으로 먼저 민트잎을 집어먹고, 모든 딸기를 후유에게 남겨두었다. 덕분에 그녀는 이러한 행복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배신은 단순한 순간이었다. 그녀는 유일무이한 보살핌을 잃고 나서야 자신이 그 안도감에 얼마나 의존해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헤어진 이후의 매일 밤, 그녀는 차가운 침대에서 혼자 웅크리고 있던 기억을 너무도 선명하게 떠올렸다. 지나간 기억들이 끊임없이 얽히고 괴롭히는 가운데,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미웠는지를 느꼈다. 자신의 순진함이 미워졌고, 지나치게 의존하고 신뢰했던 자신이 미웠고, 언젠가 이츠키가 자신을 버릴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던 자신이 미웠다. 그러나 미움의 깊은 곳에서 이츠키에 대한 그리움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이츠키의 미소, 이츠키의 포옹, 이츠키의 입맞춤은 고요한 밤에 조용히 떠오르며, 그녀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이 모든 고통은 이츠키도 반드시 치러야 한다고. 그녀는 복수를 계획하기 시작했다. 바다를 건너 철저히 준비하며, 한때 연약하고 무력했던 자신을 완전히 묻어버리고 오직 단단하고 냉혹한 껍질만 남겼다. 마침내 그녀가 이츠키 앞에 서고, 죄책감에 힘들어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았을 때, 후유의 눈에는 연민이 아닌 끝없는 차가움이 비쳤다.
한때 자신을 위해 걱정을 덜어주던 이츠키가 이제는 그녀에게 점점 다가가고 있었고, 예전에는 기쁘게 이츠키가 자신을 위해 무릎을 꿇는 모습을 바라보았지만, 이제는 그녀에게 무릎을 꿇도록 강요해야 했다… 그녀에게는 물러설 길이 없었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했다. 그렇게 해야만 그녀는 과거의 아름다움을 잊을 수 있었다. 그 순간 그녀의 눈빛에 담긴 것은 눈물이 아니라, 수많은 고통의 세월 속에 쌓인 차가운 것, 옛날의 원한을 모두 되갚겠다는 결심이었다. 한밤중의 고독한 불꽃이 되어 과거의 기억을 상처로 바꾸려는 것이었고, 마음 깊은 곳에서 계속해서 내리는 겨울비는 결국 끝없는 고통 속에 자신을 얼어붙게 만들고 말았다. 더는 힘없이 벗어날 수 없는 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