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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알고있지만 슬픈음악 듣다가 생각나서 써본 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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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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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게 마지막인거지?"


"아마도."


"꼭 가야만 하는거지?"


"응."


"넌.. 왜 니 생각은 안해? 왜.. 왜그렇게까지 해? 니 생각하기가 정 힘들면..그러면 그럼 내 생각 좀 해주면 안돼? 너 이렇게 가면 난 어떻게 살으라고.."


"이건 누군간 해야만 하는일이야 그리고 널 위해서기도 해. 조금이라도 더빨리 독립된 나라에서 살아야지. 너 선생님 되고싶다며.. 우리말로 가르쳐주고 싶어했잖아. 그리고 운이 좋다면 살아서 돌아올수도 있어 나 죽으러 가는거 아니야."


"이게 어떻게 날 위하는거야 이제 나한테 너가 없는데 운? 운이라고 그랬어? 불구덩이 들고 뛰어갈거면서.. 나보고 이제 어떡하라고 나 진짜 너 없이 못 살아.. 제발.. 다시 한번만 생각해 제발.."


"지완아"


"그렇게 보지말고 제발 안가겠다고 말해 응? 나 떠나지 않겠다고..그냥 눈 한번만 꽉 감고 참아줘. 나 애들 안가르쳐줘도 돼, 너만 있으면 다른거 다 필요없어. 여기서도 할 수 있는게 있을거야. 나도 도울게 나도 할게 그니까 가지마 제발"


"미안해. 나도 솔직히 무서워 그래도 안가면 내가 평생 후회하면서 살거같아. 너 생각하면 안가는게 맞는데..단원들을 외면할
자신이 없어. 약속은 못하겠지만 나 너한테 다시 올게 그럴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볼게."





솔이는 그렇게 만주로 떠났다. 끝까지 말려보았지만 솔이 눈을 보는순간 알았다 내가 말릴 수 없겠구나, 이미 마음을 먹었구나. 그게 나를 떠나는 일 임에도 불구하고..솔은 처음부터 그랬다 누구보다 단단했고 그 단단한 마음속엔 조국의 독립이라는 사명감이 가득했다.



솔이 가고 한동안은 솔이가 없다는 상실감에 모든걸 놔버리고 살았다. 그런 나를 알았는지 한달하고 반이 더 지낫을 쯤 너에게서 서신이 왔다.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너무 보고싶다고 항상 어디서든 내 생각만 한다고 부디 잘 지내라는 너의 서신에 나도 그제서야 내 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다.



두달 세달 넉달이 지나고 너가 없는 한 해가 지나는 동안 이따끔 생존신고같은 너의 서신을 받았다. 난 홀로 부치지 못하는 답장을 적어내려갔는데 그 속엔 너에 대한 그리움, 세상이 변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무엇보다 너에 대한 사랑을 쏟아내었다.



몇달에 한번 오는 짧은 서신이지만 그 속에 담긴 너의 필체에 난 안심했고,
혹시나 너의 관한 일이 있을까 싶어 길거리에 널부러져있는 신문들도 늘 챙겨다녔다.



그렇게 너가 떠난지 두해가 되어 갈 무렵..상해에서 큰 폭발 사건이 터졌다. 신원을 모르는 청년이 폭발 테러를 일으켜 군인이 여럿 죽었고 테러 당사자도 폭발에 휘말려 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이었다.



소식을 들은 순간 이상하게도 심장이 쿵 떨어지는 느낌이었지만 애써 너가 아닐거라고 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너는 살아있고 곧 나한테 잘 있다는 서신을 보낼거니까 꼭 그럴거니까..



그렇게 서신만 기다리는 날 아는지 넌 곧 내게 쓴 편지를 보내왔다. 늘 비밀리에 보내던 서신이 아니라 편지라 의아했지만 너가 보낸거라면 무엇이든 좋았다. 내용을 읽기 전까진..




-지완에게


너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난 결국 너가 제일 바라지 않던 일을 한 후겠지. 우선 미안하단 말을 해야할거 같아. 너에게 꼭 가고싶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 했어. 멀쩡히 살아서 꼭 다시 널 보고싶었는데 그거 하나 들어주질 못해서 미안해.


사실 이렇게 편지를 보내는 것도 너한테 잔인한 일이라는걸 아는데 내가 마지막으로 말을 전할 수 있는게 이것뿐이라 여기에 가득 담아 너에게 보내.


늘 어둡던 내 삶에 빛이 되어줘서 고마워. 너가 옆에 있을때면 잠시 모든걸 잊고 그냥 나로서 행복할 수 있었어. 너가 짓는 웃음에, 마주잡은 손에, 따듯한 네 품에 난 행복했고 또 행복했어.


나에게 행복만 준 널 두고 이렇게 떠나게 되서 너무 미안해. 난 마지막까지 너에게 상처만 주는 사람인가봐 이제 이런 나는 잊고 너는 네 삶을 살아야해.


나 때문에 울지도 말고, 밥도 거르지말고, 잠도 푹 자면서 넌 너의 삶을 살아가야해.


넌 빛나는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을거야. 내가 아는 너는 누구보다 환하고 강한 사람이니까.


매일 날 기다려준 너에게 이런식으로 이별을 전해서 다시한번 너무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이 말을 편지로 처음 전하지만 사랑해 지완아.


지완아 우리에게 다음 생이 있다면.. 그렇다면.. 그때 다시 한번 날 만나줄래? 그땐 내가 널 기다릴게. 너가 날 좋아하지 않아도 내가 늘 널 사랑할게. 그러니 우리 꼭 다시 만나자.


-


솔이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읽고 생각보다 난 괜찮게 지냈다. 솔이 세상에 없다는 상실감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아득함도 다 멀게 느껴졌다 아니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어디엔가 너가 살아있을거라고 그렇게 애써 현실을 외면했다.


그렇게 무시를 하며 살다가도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이 오면 그런 날은 편지를 가슴에 품고 울음을 토해냈다. 하지만 그 마저도 마지막 너의 흔적이 젖을까 겁이 나 다 토해내지 못했다.



-

솔아 난 늘 널 생각해. 너와 걷던 거리를 걷고, 너와 자주 가던 식당을 가고 너가 점점 잊혀질까봐 난 다시 우리의 추억을 덧씌워.


솔아. 너가 말한것처럼 다음 세상이 있다면 그때 꼭 우리 다시 만나자. 그 세상에선 아무 걱정하지말고 그저 서로만 바라보고 그렇게 살자. 혹여 내가 늦더라도 너가 기다려준다 했으니 그때는 꼭 사랑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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