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완 엘베 탈 생각도 못하고 굳어있는데 엘베 문 서서히 닫히다가 다시 열림. "안탈거야?" 하는 윤솔 목소리에 어? 어어.. 하면서 엘베 타는데 신경은 온통 윤솔한테 가있는거임. 당장이라도 어제 동기랑 뭐했는지 묻고 싶은데 차마 묻지는 못하고 어색하게 "'그..회사 생활은 괜찮아? 경영팀 일 빡세다고 하던데.." 하니까 윤솔 좀 의외라는 표정으로 "회사일이 다 그렇지. 경영팀보다는 영업팀이 더 힘들지 출장도 잦고. 너야 아직 신입이니까 안가겠지만." 하고 좀 친절하게 대답해줌. 좀 전까지 왜 말을 꺼냈냐고 혼자 자책하던 서지완 윤솔 대답듣고 "아 그렇지. 난 아직 신입이니까 출장 아직 한번도 안갔어." 하면서 존나 자기도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는 소리 내뱉음. 그런데 타이밍 좋게 엘베 도착하고 내리는데 서지완 자기도 모르게 윤솔 팔 붙잡음. 윤솔이 존나 뭐냐는 표정으로 쳐다보는데 그냥 무의식적으로 잡은 거라 머리 굴리다가 어제 동기한테 말한 동창회 얘기가 순간 생각나서 "아 빛나가 곧 동창회 한다고 하더라구. 너 동창회 한번도 안 왔잖아.." 하고 임기응변함. 그니까 솔이가 잠시간 지완이 빤히 쳐다보다가 순간 거리를 좁혀서 다가옴. 서지완 깜짝 놀라서 움츠러드는데 윤솔이 작게 "지완아. 너 때문에 안간거야." 속삭이고 뒤도 안돌아보고 지나침.
서지완 업무 내내 윤솔 목소리만 떠다녀서 사수한테도 혼나고 점심시간에 밥도 거르고 담배 피러 나가는데 별로 친하지도 않은 그 동기가 갑자기 따라나옴. 그 순간에도 윤솔이 어제랑 옷 똑같았던게 생각나서 동기 옷 보는데 다행히 동기는 어제랑 다른 옷임. 혼자서 안도의 한숨 내쉬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는데 동기가 존나 쭈뼛대더니 "그 윤솔대리님이요.." 하면서 말을 꺼냄. 하루새에 윤대리님에서 윤솔대리님으로 호칭 변화가 굉장히 불쾌하고 신경쓰였지만 서지완 티 안내고 들어줌. "혹시 남자친구 있으세요? 아 지완씨한테 물어보는 것도 조금 부끄러운데..그래도 동창이시니까.. 물어볼데가 지완씨밖에 없더라구요." 순간 서지완 빡쳐서 그런건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라고 쏴붙이려는데 동기가 말을 덧붙임.
"어제 대리님이랑 같이 술을 조금 마셨는데, 대리님이 취하셨어요. 제가 데려다 드리려고 했는데 어떤 분이 마중 오셨더라구요. 차에서 내리지는 않아서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혹시 남자친구인가 싶어서요.." 아까 안도한게 거짓말같이 다시 불안감이 올라와서 서지완 주먹 꽉 짐. 손에 들려있던 담배 부러져서 떨어지는데 담배 생각도 안나고 그냥 불쾌감이 가득 차오름. 그 자리에 더 못있겠다 싶어서 저도 모르겠네요. 하고 다시 회사로 들어가는데 문 옆쪽에서 통화하고 있는 윤솔이 보임. '지완아. 너 때문에 안간거야.' 하는 목소리가 다시 생각나서 잠깐 멈췄다가 그냥 지나치려는데 낮게 묶은 윤솔 머리 사이로 보이는 뒷목에 붉은 자국이 있는거임. 서지완 순간 놀라서 저도 모르게 윤솔 팔 확 잡아서 돌려세움. 그 반동에 윤솔 휴대폰 떨어트리고 놀란 표정으로 마주보는데 휴대폰에선 '여보세요? 솔아?' 하는 남자목소리가 들림. 천천히 휴대전화 내려다보는데 화면에 저장된 이름 '정주혁' 이라고 떠 있음.
ㅋㅋㅋㅋ주혁쓰 간만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