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화 비고 업데이트(21.07.17)
차지혜 : 이제 나쁜 꿈을 꾸지 않을 거라는 여주의 목소리가 평소와는 다르게 들린다. 늘 해주던 다정한 말과 나긋한 목소리였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불안해진다. 무언가 정리하는 듯한 태도가 느껴진다.
윤현진 : 해신에게 여주가 피범벅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듣고 귀를 의심한다. “잠깐만……. 그럼 그거.” 복도 한구석에 뭉쳐있던 것이 피를 닦은 수건인 것을 깨닫고 탄식을 내뱉는다. 손바닥에 고개를 파묻고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에 잠긴다. 자기 선에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주서경 : 침대에 엎어져서 죽은 듯이 자고 있다. 협탁에는 도영이 남긴 메모가 있다. ‘현진이 부탁으로 잠깐 나갔다 올게. 더 자고 있어. 금방 올 거야.’
이여주 : 하염없이 지혜의 양손을 만지작거린다. 십 년 전에 다쳤던 지혜의 왼쪽 손목에는 흉터 하나 남아 있지 않다. 그때의 일은 지혜에게 어떤 상처도 남길 수 없다고 스스로 되뇐다.
강해신 : “미안해. 빨리 말했어야 했는데…. 내가 확신을 못 했어.” 눈치를 보며 사과하다가 현진이 겁도 없이 나가보겠다는 소리를 하자 깜짝 놀라 허리를 끌어안듯이 붙들고 말린다. 선배님 말을 듣자고 사정사정하고 있다.
김도영 : 윗선에 전화 보고를 마치고 급한 대로 작전부원들에게 연락을 돌린다. 사격장 가는 길목에 서서 통행을 막고 있다.
이유리 : 비가 와서 출동할 일이 거의 없다. 싱글벙글 턱을 괴고 인터넷 쇼핑몰을 구경하고 있다.
서다희 : 지혜의 피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어제저녁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피로감에 손바닥으로 눈을 쓸어내린다.
국장 : “급한 일 아니면 회의 끝나고 해.” 경비로부터 작전부 부장이 국장실 앞으로 달려왔다는 유선 보고를 받고 있다.
부국장 : 국장이 전화를 받는 사이 몸을 돌려 다희에게 한 번 더 문자를 보낸다
성 국장 : 본청을 몰래 지켜보던 정찰로부터 무슨 급한 일이 생긴 것 같다는 보고를 은밀히 듣는다. 작전부 부장이 우산도 없이 허겁지겁 본청으로 뛰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박사 : Я посетил лабораторию в последний раз и ждал, пока прекратится дождь.
(마지막으로 연구소를 방문해 비가 그치길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