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 브로맨스를 넘어 bl로 달려가고 잇는 문피아 소설 추천 (긴글주의)
문피아에 내가 키운 S급들 이라는 소설인데 현판 회귀물임
주인공인 형은 F급 헌터고 동생이 S급 헌터인데 형이 던전 잘못 들어가서 존나센 몬스터 만나서 죽게 생김. 동생이 와서 구해주고 대신 죽음. 몬스터는 결국 그뒤에 형이 죽임
사이 안좋은 형제였는데 동생의 희생에 충격먹은 형이 그 존나센 몬스터 죽인 보상으로 나온 소원 들어주는 아이템으로 회귀함
회귀하니까 존나센 몬스터 죽인 보상으로 엄청 좋은 능력이 생김
그 능력이란 다른 애들 키워주는 능력ㅇㅇ
그걸 이용해서 원래 잘난 자기 동생도 더 잘나게 키워주고 존나 잠재력 쩌는 애들 발견해서 키워주고 하는 내용임
근데 그 키워주는 능력을 쓰려면 상대방이 주인공에게 호감을 갖게(?) 만들어야함 이건 대충 설명한거고 읽어보면 앎 그리고 상대방은 주인공의 그런 능력을 몰라야 함
그리고 스토리상 주인공이 세계멸망을 막기 위해 S급들을 씀풍씀풍 키워내야 하는 사명이 주어짐
결국 이런 설정들을 종합하면...?
주인공은 한없이 약하지만 주변의 강자들이 다 주인공 좋아하고 주인공을 필요로 하고, 주인공은 그걸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인류구원을 위해 계속 애들 키워주고 잘해줌
...이건 마치 로설/bl의 클리셰를 다 때려박은 듯한 설정...!
근데 막상 이 소설 장르는 현판임
현판에서 이런 주인공은 없다고 봐도 무방함 엑스트라로 시작하든 독자로 시작하든 결국은 본인이 강해져서 직접 다해먹는 전개로 가는게 대부분이니까.
이 소설도 아직 80여편 밖에 안나왔으니까 나중에 주인공이 강해질 수도 있겠지만 작가 스타일 보면 주인공을 강하게 만드는데 별 관심이 없어보임
대신에 주인공을 로설여주 혹은 비엘수 포지션처럼 만드는 설정을 기가막히게 짬. 스포될까봐 더는 못적겠는데 진짜 보다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로 이것저것 많이 때려넣음
보통 로설/bl에서 그러면 좀 과하고 유치하다고 느껴지기 마련인데, 장르를 현판으로 잡아서 로맨스를 쫙 빼고 담백하게 가니까 이게 오히려 장점이 되더라
주인공은 남녀불문하고 싹수가 보이는 애들을 키워주는데, 남캐 비율이 더 큼. 숫자만 보면 반반인데 남캐쪽 서사가 훨씬 더 탄탄함.
이거 때문에 남초 소설게시판에서는 이 소설 오지게 욕먹음. 초반에는 이 소설 빨아주다가 히로인일것 같던 여고딩이 그냥 조연 중 하나가 돼버리니까 대거 욕하면서 하차함;; 그쪽에서는 이미 이 소설은 으엨퉤퉤 bl물 낙인찍혔음ㅋㅋ큐
근데 남초 입장도 이해가 가는게ㅋㅋㅋㅋ 일단 친동생부터가 근친물 분위기 물씬임 회귀후에 거의 얀데레급으로 형 과보호하고 한번 형 크게 다칠뻔한 이후로는 감금도 시도함ㄷㄷ
그리고 주인공이 초반부터 키워주면서 친구먹은 애는 무려 같이 살면서 주인공 밥해주는 사이임. 주인공이 니 밥 너무 맛있어서 다른건 못먹겠어 계속 같이 살자는 말도 함. 그리고 친구는 공중파 생방송에서 주인공에게 사랑고백 같은 감사의 마음을 표함
최근화에서 bl분위기 제일 물씬 내는 놈은 한국 최강 헌터고 미중년인데 첨에는 주인공을 흥미로워 하다가 주인공 능력을 하나씩 알아갈수록 탐이 나고 갖고 싶어지고 '이녀석은 왜 물건이 아니라 하필 사람이어서 소유할수 없는거지' 뭐 이딴 소리까지 함;; 주인공은 이 아조씨가 위험해 보인다는 이유로 경계하고 날세우는 것까지 아주 냉혈공 집착공 계략공 능글공 등등비엘공 키워드 다 때려박은 클리셰같은 인물임
ㅋㅋㅋ아 그리고 존나 웃겼던 장면이, 위에 언급하지 않은 다른 S급 능력자가 어쩌다가 주인공 목을 조르게 되는 상황이 있었음. 별 심각한건 아니었고 그 뒤 곧바로 사과도 하고 잘 정리됐는데 목에 손자국이 난게 목격되고 그 미중년 최강헌터 귀에도 들어감. 얼마후에 주인공, 목조른애, 미중년 이렇게 셋이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주인공과 목조른애 관계가 제법 훈훈한거 보고 미중년이 "두사람 사이가 좋네. 나도 목이라도 졸라야 하나," 이럼ㅋㅋㅋㅋㅋㅋ 다시한번 말하지만 장르는 현판입니다.
그리고 이제 막 시작하는 챕터에서는 대형견공의 싹이 보이는 애도 망태기에 넣은거 같더라...
진짜 bl이었으면 에이시발 적당히좀 해라 하면서 책을 집어던질 다공일수지만 현판이라 걍 존잼ㅋㅋㅋㅋ 하면서 보게되는 신박한 매력이 있음
위에 적은 애들이 제일 비중있는 애들이고 그 밖에도 남녀 할것 없이 키워주는 애들 많음. 능력이 강할수록 외모도 출중하다는 설정 덕에 다들 미남미녀임
그리고 주인공은 사람만 키울수 있는게 아니라 몬스터도 키울 수 있음. 그래서 새끼 몬스터들 데려다가 우리편 상급 몬스터로 키워내는 일도 함. 내가 딴얘기하느라 이 얘기를 거의 빼먹었지만 얘네 비중도 꽤 큼. 장르소설의 치트키 귀여운 애완동물까지 장착
이 소설이 문피아에 연재되고 있는 이상 일반 독자들 멘탈 관리를 위해서라도 대놓고 bl로 장르 변경하는 일은 없겠지만 서사만 보면 총수엔딩이 넘나 자연스러운 빼박bl
다만 이 소설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작가님 필력이 쪼끔 투박함. 글을 못쓰는건 아닌데 많이 안써본건지 살짝 어색한 티가 남. 거기다가 bl 과 현판 각각 장르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데 그게 섞이다 보니 약간 어정쩡한 면도 있음. 작가 본인도 가볍게 연재하다가 갑자기 베스트에 오르고 유료제의받고 놀라고 부담됐다는 말을 할 정도로 원래는 그냥 자기만족용 소설이었던게 느껴짐. 아마 이런류의 소설을 찾다찾다 없어서 직접 쓰신게 아닌가 싶음ㅎ
현판 치고는 글이 섬세한 편이긴 한데 로설/비엘 기준으로는 아쉽다고 느껴질 수 있음 그거 감안하고 볼 수 있어야 함
헐 쓰고보니 엄청 길어졌네 제목에 긴글주의 달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