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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괴담출근 개쫄보가 첫눈으로 괴출 다 읽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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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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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나 데못죽이 인생작이어서 백덕수 신작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신작 나왔다는 말에 개빨리 달려갔는데

10화도 못보고 탈주한 전적이 있음

왜냐면 진짜 심각한 개쫄보라서...

 

솔음이는 텍스트라도 읽지, 난 공포는 텍스트일때 제일 무서워하는 개개개개쫄보임

웹툰이나 영상은 오히려 괜찮아

잠깐 눈감고 기다리거나 스크롤 개빨리 내려버리면 다음내용으로 갈 수 있잖아

눈 게슴츠레하게뜨고 슥 내리면 대충 어디쯤에서 복귀해도 될지 곁눈으로 파악이 가능함

근데 텍스트는 그게 안돼... 전부 검은 글자라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무서운 내용인지 모르니까 건너뛰기가 힘듬

통째로 건너뛰면 아예 내용 이해가 안되어서 결국 위로 올라갔다가 지뢰밟을까봐 긴장하고 위아래 왔다갔다하는게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텍스트 공포를 제일 힘들어함

 

데못죽에서도 예능으로 공포 나오거나 이상한 스토리 예능 나오면 걍 내용 이해를 포기하고 다음화로 뛰었음

보니까 그 예능 스토리는 큰 줄거리랑 연관이 없는 것 같길래

인물들 서사 상호작용만 확인하고 공포스토리는 걍 읽지않음. 난 모르는 일! 해버리니까 괜찮더라고.

아직도 데못죽 그 회사공포?예능이랑 어린양 어쩌고 에피소드 이해못함 복습할때도 거긴 걍 건너뜀;

 

어쨌든 그래서 괴출 런칭됐을때 시작했다가 어디서 탈주했냐면

편의점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읽고다니까 편의점은 별것도 아니었더라고 근데 처음 읽을때 편의점에서 비명지르고 도망쳐나옴 도저히 안되겠더라

차라리 주인공이 박문대처럼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고 이제 형이 재밌는거보여줄게' 이런 타입으로 다 찢어버리는 내용이면 안무서웠을것같은데

솔음이가 너무너무너무 무서워하고 스트레스받고 기절하려고하고 이러니까 나까지 같이 스트레스를 받더라고

 

여튼 몇번 더 시도했는데 할때마다 내가 스트레스를 너무 심하게 받고 악몽꾸고 이래서

'재밌으려고 보는 웹소인데 왜 내가 스트레스 받아야되지?'하고 포기함..

 

그리고 잊고있다가 웹툰 나왔다는 소식에 재도전을 하기로 결심

웹툰은 확실히 소설보다는 나았어 연출상 '아 이쯤이 점프스퀘어인데?' 싶을때 눈 가늘게뜨고 스크롤 내려버리면 읽을만하더라고

근데 웃긴건 20화까지 다 보긴봤는데

감상은...'그래서 이게 무슨 내용인데????' <- 이 상태였음

 

무서운건 참을만했어 근데 무서운걸 건너뛰었으면 이제 다른 재미를 찾아야되는데

이게 도대체 뭔 이야기인지를 모르겠는거임

이세계 전생물이라는 포맷은 이해했는데, '위키같은 곳에서 오픈소스로 집단창작한 스토리'<- 여기서부터 멍해져버렸음

도대체 뭔소린지를 모르겠는거임

초반부에 김솔음에 대해서 나온 정보라고는 '어탐기 위키를 읽은 20대 회사원' 딱 이거밖에 없잖아 이거외엔 아무 정보도 없으니까 저게 곧 주인공의 캐릭터성이라고 이해해야되는데

도대체 그게 무슨 캐릭터인지 모르겠는거야

류건우는 '공무원준비하면서 고시원살던 30대 남자'이러면 딱 떠오르는 성격과 배경과 특징이 있잖아

전독시도 '아무도 읽지않은 장편웹소설의 유일한 독자'여기서 느껴지는 캐릭터의 성격과 약점과 강점같은것들이 있잖아

근데 김솔음은 그래서 얘가 어떤 애라는 건지를 모르겠는거임

뭐 판소덕후??라서 그 판소에 빙의??한 거라고 이해해보려고했는데

어떤 판소를 읽었다고하면 그게 어떤 장르의 소설이었는지에따라 캐릭터의 성격이 달라지잖아?

피폐물에서 불행하게 죽어버린 캐릭터에게 이입하며 연민하던 주인공이라던가, 힘든상황에서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던 캐릭터에 이입했던 주인공이라던가(스피어를 좋아해서 우울한 하루하루를 견딘 류건우처럼)

근데 '괴담위키를 열심히 읽고 참가한적도 있는 주인공'<-이게 어떤 인물인지 나는 전혀 감이 안잡히는거야

엄청난 쫄보처럼 묘사되는데 왜 이런 기괴하고 무서운 장르를 그렇게 좋아했는지? 왜... 그 소재의 어떤 점에 끌렸는지? 왜 그렇게 깊게 몰입했는지?? 전혀 짐작이 1도 안가니까 주인공이 어떤 성격이고 어떤 능력을 가지고 어떤 배경을 가진 인물인지가 나는 전혀 그림이 안 그려지는거

 

가뜩이나 백일몽 주식회사라는 세계관도 이해해야되고 우르르 쏟아지는 캐릭터들도 이해해야되고 뭔 아이템도 열댓개씩 이해해야되고 새로 외우고 기억해야 할 것들이 쏟아지는데

내가 이입해야 할 주인공 캐릭터가 읽었다는 원작(?)의 개념도 모르겠고 주인공 성격도 모르겠고 얘가 뭘 잘하는 애인지도 모르겠고 앞으로 뭘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진짜 나만 허공에 붕 떠서 뭔 전개인지 이해도 안가는 외계TV 멍하니 쳐다보는 느낌이었음

이입이 안되니까 캐릭터한테 공감도 안되고 몰입도 안되고 머리만 아프고

결국 또 포기함

내가 쉬려고 웹소읽는건데 웹소 하나 보려고 이렇게 머리가 아파야되나 싶어서 완전 미련버렸는데

 

근데 어쩌다가 다시 재시도할 생각이 들었냐면

영화 백룸을 봤어

 

설정도 잘 모르고 걍 새로나온 공포영화라는 말만 듣고 가서 봤는데 재미는 있는데 결말이 이해가 잘 안되는거임

내가 생각하는 게 맞나 싶어서 이것저것 검색하다보니까 이게 원래 인터넷 괴담 같은 거에서 출발한 창작물이라고 하더라고?

뭐야? 괴담출근에서 말한게 이런건가? 싶어서 좀 더 찾아보다가 SCP 재단이라는 걸 알게되고

그거 관련된 것들이랑 백룸 영화 나온 과정 이런 거 읽다가 문득 깨달음...

어둠탐사기록이라는 게 이런 걸 말하는 거였구나!!!!!

 

SCP 재단 세계관이 어떤 식으로 창작되고 유지되는지를 어렴풋이 이해하고나니까 

그제야 김솔음이 어떤 상황인건지가 이해가 되면서 다시 흥미가 생김

김솔음이 대충 어떤 성격이고 어떤 인물인지도 희미하게 이해가 됨

말빨이 중요한 위키에서 정식으로 자기 컨텐츠를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정보를 개연성있게 정리하고 남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만큼 매력있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는 창착자 캐릭터구나, 그런 능력으로 앞으로의 일을 해결해나가겠구나

기괴한 공포물 사람들 죽고 다치는 이야기를 좋아한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만든 이야기를 뜯어보면서 그 안에 흩어진 단서들을 모으고 재조립해서 짜임있는 뭔가를 만들어내고, 그걸 공식설정으로 안착시킬만큼 주변인들의 지지를 받아내는 행위를 좋아했던 인물이구나->괴없세를 이런 방식으로 재조립하겠구나

이런 주인공의 이야기라는 걸 이해한 뒤에 다시 웹소설로 돌아가서 읽기 시작함

 

처음엔 여전히 너무 무서워서 내가 왜 돈주고 스트레스받고있나 현타가 여러번왔는데

참고 계속 보다보니까 어느순간 장르를 희미하게 이해하기 시작했음

나는 첨에 '귀신'이 나오니까 퇴마물이나 오컬트물이라고 생각하고 읽었거든

그래서 귀신이 확실하게 퇴치되지도 않고 괴담이 종결되지도 않으니까 계속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야???' 라고 생각해서 몰입을 못했는데

읽다보니까 알겠더라고

이거는 일종의 좀비물...같은 거라고 이해해야되는거였어

좀비물에도 뭐 가끔 좀비바이러스를 없앨 방법을 찾아낸다던가 좀비가 된 사람을 되돌린다던가 하는 목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좀비가 왜 존재하는지 좀비를 어떻게 없애는지 자체는 사실 장르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잖아

그냥 일단 좀비땜에 망한 세계에서 어떻게 좀비를 피해서 살아남는지 좀비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료들을 구출하거나 버리거나 하면서 고뇌하는지 이런 게 중점이잖아?

재난물같은 개념에서 일단 재난은 일어났고 거기에 휘말린 사람들의 고군분투가 중점인것처럼

괴담이 걍 좀비같은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때부턴 괴담에는 집중을 안하고 걍 흘려읽게되더라고 그러니까 좀 덜무서워져서 버틸만해짐

여전히 재미는 크게 못느꼈는데 일단 100화까지는 견뎌보자고 맘먹고 읽었는데

 

난 재관국 나오면서부터 확 몰입이 되기 시작하더라

애초에 내가 괴담 자체에는 재미를 못느껴서 그런지 백일몽만 나올때는 정감가는 캐릭터도 없고 세계관이 매력적이라는 생각도 안들고 걍 억지로 읽었는데

재관국이 등장할때부터는 백일몽과 재관국의 권력관계나 괴담을 태하는 태도의 차이 같은 것들이 드러나면서

그때부터 재미있게 느껴지기 시작했음

아무래도 재관국이 하는 일들이 좀 더 '퇴마'쪽에 가깝다보니까 좀비물보단 퇴마물을 좋아하는 내 취향에 더 맞았던 것도 있고

무엇보다 내가 깨달은게

내가 초반부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던 이유는 물론 쫄보인 주인공이 괴담에 던져져서 스트레스받는 것도 있었지만

백일몽이 너무 블랙기업이라서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사다니는 입장에서 퇴근하고 쉬려고 침대에 누워서 웹소설 켰는데

진짜 미친새끼같은 블랙기업 강제로 던져져서 퇴사도 못하고 구르는 주인공을 보니까

진짜 발작할것처럼 스트레스받더라고;;

특히 괴출 처음 읽을때도 내가 회사생활하면서 스트레스 엄청 심하게 받고있을때였어서

현실도피하려고 웹소보는데 웹소주인공이 나보다 더 힘들어하니까 짜증이 나서 도저히 읽을수가 없었던거였음;

데못죽 박문대도 이상한 상황에 던져져서 아주사같은 미친프로그램에서 고생했지만

솔직히 내가 아이돌지망생도 아니고 오디션참가자였던 적도 없으니까 그냥 적당히 거리감이 있어서 재밌는 이야기였단 말이야

당근마켓에서 50만원 사기당한 이야기는 괴로워도 드래곤이랑 싸우다가 피흘리고 죽는 얘기는 존잼인것처럼 아주사 미친짓들도 걍 낄낄거리고 봤는데

백일몽 주식회사는 일단 껍데기가 회사라서 그런가 거리감이 너무 가까워서 도저히 웃음이 안나왔어 진짜 읽다가 스트레스로 토할것같았음;;

 

그러다가 재관국 나오고 공무원들이 백일몽 악덕기업이라고 질겁하고 경멸하는 거 보니까

그제야 약간 맘이 편해지더라고

아 이 세계관에서도 백일몽 정도면 개미친 악덕기업이구나 일단 이 세계관의 선악(?)기준은 정상적이구나 라는 생각이 드니까 좀 진정이 되었다고 할까

재관국 캐릭터들한테 정붙이면서부터는 술술술 본거같음

 

특히 탐라행 열차에서부터 아 이 세계관에서도 결국은 선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어하는구나, 라는 확신이 드니까 마음이 좀 놓이더라

내가 데못죽이 인생작이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백덕수가 만드는 캐릭터 조형은 선과악의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사랑과 성장을 선택한다는 것 때문이었거든

인간의 악의를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도 서로 돕고 교감하면서 나아가려고하는 인간들? 이야기를 잘 다루는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괴출 초반부 괴담들이나 백일몽 직원들은 그나마 D조 제외하면 그런 인간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징그러울 정도로 악한 인물들까지 그냥 개그처럼 다루는 게 너무 불쾌했어서 같은 작가 맞나?라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탐라행열차 은심장 원래주인 사연이야기랑 마지막 종결되는 흐름보면서 같은작가 맞구나 같은 이야기를 하는구나 라는 믿음이 생겼던 것 같음

 

본격적으로 재관국 들어가고나서부터는 진짜 도파민 팡팡 터지면서 본 것 같고

특히 사인검, 도깨비불, 작두칼, 청룡 이런 이야기 나오면서부터 환장하겠더라 좋아서...

한국 전통 활용한 판타지 좋아하는데 범장군이나 호이사 말투같은것부터 사소한것들 다 하나하나 한국느낌 물씬나서 너무 좋았어

삿된것을 베어내는 사인검 설정은 리조트에서부터 카타르시스 쩔었는데 세광특별시에선 기립박수나오더라

그리고 호유원 에피소드는 진짜 한국 영물, 한국 전통 괴담 정서가 너무 잘 살아있었다고 생각해

한국 괴담들은 대부분 누군가가 억울한 일을 당해서 한을 품고 그런 일이 생겼는데 공권력이 그 한을 들어주고 원을 풀어주면 끝나는 이야기잖아

난 한국의 그런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하면 끝난다는 식의 정서를 좋아하고 이유없이 다 죽고 해결되지 않는 재난같은 일본괴담같은 류를 싫어하는데

괴출 초반 괴담들은 걍 무작위로 너 여기 들어왔으니까 다 죽어!!! 이런 일본괴담느낌이라서 힘들다가

재관국 이야가중에 특히 호유원 에피 결말이 진짜 한국적인 정서고 한국적인 결말이라 너무 좋았던 것 같아

내가 사랑한것들을 품고 수호한다는 토지신 같은 느낌도 좋고 괴현상-원인규명-해결 루트자체가 한국적으로 납득이 가고 감동이 있었던 것 같음

 

재관국 캐릭터들도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퇴마물에서 기대하는 캐릭터, 민간인을 보호하고 구조한다는 기본골지를 지키는 편이라 맘이 훨씬 편했던 것 같고

주인공이 처음 이세계로 떨어졌을때 백일몽이 아니라 재관국에서 시작했으면 나도 생각보다 스트레스 안받고 잘봤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재관국을 기준으로 백일몽이 악역으로 등장했으면 재밌게 잘 봤을 것 같은데

주인공이 백일몽 직원으로 시작해서 악덕기업의 지시를 받아 개인의 목표를 위해서 활동하니까 내가 세계관이나 캐릭터에 정을 못 붙였던 것 같음;

 

첫독 끝내니까 하고싶은 얘기가 되게 많은데 여기다 다 쓰려니까 너무 길어질 것 같고

여튼 결론은 개쫄보 입장에서 확실히 100화정도를 넘겨야 좀 재밌어지는 이야기인 것 같음+한국 전통 소재 많아서 좋음!

 

아쉬운 건 아무래도 인물숫자가 많아서 그런지 전작인 데못죽이랑 비교하면 인물 한명한명의 서사가 깊이 조명되거나 주인공과 깊은 상호작용을 하기는 상대적으로 힘든 것 같고 (특히 주인공이 원래 세계로 되돌아가고싶어서 일부러 정 안붙이려고 기를 쓰는만큼 더 그럴수밖에 없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현실적인 교류나 성장을 다루기엔 세계관 자체가 서브컬쳐의 심연 같은 소재를 다룬거다보니 장르적 한계가 있어보인다는 거?

개인적으로 세광시 이야기가 너무너무너무 길어서 나처럼 몰아보는데도 중간에 살짝 질리는 느낌이라 연재로 봤으면 여기서 힘들었을 것 같고

차라리 관련 등장인물 숫자를 좀 줄이고 관련인물들 서사를 더 깊게 조명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음

하지만 아직 3부가 남아있고 중요한 떡밥들은 아직 안풀린 게 많아서 세광시에서 빌드업해둔 것들이 3부에서 터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은 품어봄

 

궁금한 거 너무 많아서 한동안 장소방에서 괴출글 연어질하면서 살 것 같다

날 더워질때 돌아온다고하셨으니까 7~8월쯤 3부 시작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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