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챕터에선 문단이라고 할 것도 없는 짧은 문장으로만 서술되어 있었다.
줄 하나 적은 뒤 마침표를 찍었고 그 밑에 또 문장을 이었다
짧은 한줄은 제대로 된 문단을 만들지 못했다.
옆이 아닌 밑으로만 늘어진 나열은 마치 글이 길어보이게 포장하고 있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사람도 있다
허나 나는 이런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더 읽어보고 판단 해야겠다.
그런데 챕터 하나가 바뀌고 장면이 전환되면 이전의 글이 거짓말이라도 되는 듯 섬세한 묘사와 표현로 바뀌었다. 눈에 거슬리던 줄의 나열은 사라지고 문장과 문장을 연결지었다. 작가가 글을 쓰면서 글 실력이 일취월장 했다고 생각했다.
그 짧은 순간에 작가의 글 솜씨가 성장했다 것에 순수하게 감탄했다.
가독성도 좋았고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데에 심오한 철학적 사고를 요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주인공이 가진 생각을 자연스럽게 내보이고 주인공만의 특별함을 부각시키고 있었다. 새로운 인물을 선보일 때도 과한 소개나 tmi을 남발하지 않고 간결한 표현으로만 끝내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허나, 챕터가 바뀌니 또 문장이 짧아졌다
작가가 한 명이 아닌가?
팀으로 활동하는 작가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글의 형식이 너무 주구난방이 아니가? 신인작가도 아니던데.
글을 못쓰는건 아니었지만
일관성 없는 형식에
앞에 했던 작가에 대한 평가가 무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