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내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어느 정도 배려와 거리감이 있었고 나는 이걸 꽤 마음에 들어했어
어찌 됐든 덕분에 사람들 사이의 복잡하고 피곤한 일에는 휘말리지 않을 수 있었으니까
인종차별도 딱히 겪은 적은 없었어 물론 내가 모르는 곳에서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체감하지 못했다면 그걸로 괜찮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굳이 무리해서 그들의 바운더리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그것도 곧 사라지고 그 사회의 바운더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더라
내가 걔네에게서 '우리 사람'처럼 받아들여지기 시작하자마자 외국인에게 보이던 배려는 점점 사라졌어
대신 뒷담화나 뒤통수치는 일, 직장 내 파벌과 정치 싸움처럼 그 사회 구성원들끼리 겪는 인간관계의 어두운 면까지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더라고
정말 내가 여기에 정착해버렸구나 라고 느낄때가 딱 이럴때야 좋은 의미만은 아니고 ㅇㅇ..
여행으로 왔을때, 처음 신입으로 오게 되었을때 이들이 나를 배려해주겠다고 대신 멀리 치워주던 것들이 이제는 내 일이 되어버리니까
가끔은 예전처럼 '외국인'으로 남아 있었으면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특별대우를 바라는 건 아니야
다만 문화도 언어도 이 나라에서 나고 자란 사람 만큼은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만큼은 가끔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지
배부른 소리하지마라 그들 사회에 녹아들기가 쉬운줄 아냐 복받은 줄 알아라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ㅇㅇ 맞는 말이기도 해
하지만 그 사회가 가진 평범한 인간관계의 무게도 함께 짊어지게 되니까 한번씩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그냥 .. 10년 다닌 직장, 정도 많이 들고 해낸 것도 많았지만 결국 인간관계에 지쳐서 사직서 내고 좀 우울해서 남겨봤어
나는 이제 조금 쉬면서 여기저기 여행도 다니고, 그러다 다시 시작해 보려고
나같이 생각하는 덬들이 없다면 미안
그냥 푸념 하나 읽었다고 생각해 주면 고마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