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으로 왔다가 직업도 여기서 얻고 결혼도 현지인과 하고 아이도 갖고 한국이랑 거의 연관이 없이 살고 있어. 그래도 국적 따는 건 한국 국적 상실되는게 계속 마음에 걸려서 그냥 10년마다 갱신하는 영주권같은 걸로 체류하고 있음.
오랫만에 만난 남미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국적 이야기가 나왔어. 이친구는 작년에 국적 땄다고 하더라구. 이 친구도 나만큼 여기서 오래 살았고 가정도 꾸렸거든. 지금 와서 국적을 신청한 이유가, 2년 후에 대선 치르면 이 나라도 극우가 득세할 거 같고, 그렇게되면 외국인 관련 법안이 확 바뀔 가능성이 있으니까 라네. 자기 가정이랑 아이들을 지키려면 국적이 있는게 나을 것 같다고.
나도 굳이 따지자면 공적 기관에서 일하는 쪽이라, 요즘 트럼프도 그렇고 갑자기 마음이 복잡해지네. 너무 비관적 시나리오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내 직업에 문제가 생기거나, 아이를 보호할 수 없거나, 출입국이 힘들어질 수도 있는거고. 적어도 국적을 갖게 되면 지금까지 속만 터졌던 선거에 투표할 수도 있고. 대신 한국에서는 더이상 선거를 할 수 없는거겠지. 마음이 복잡하다.
해외 유럽 이십년 넘게 거주중인데 국적 딸까 말까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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