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작가님 전시 다녀왔어
연말이라 그런지 리움이 꽉 찰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왔더라.
1월 4일까지 전시라서 더 몰릴 수도 있고!
4년전에 시립미술관에서 이불의 시작 이라는 개인전 했었는데 초기작품부터 90년대 작품까지 보여주는 전시였거든
그렇게 이어서 이번에 전시는 98년 부터 시작된 작품부터 현재 작품까지 보여준 것 같아
입구에서부터 비행선같은 거대한 작품이 보이는데 얼마나 두근 거리는지!
블랙박스부터 입장 -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가서 그라운드 전시실을 자유롭게 돌아보는 순서였어
블랙박스에 들어가자마자 놀랐는데!
14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현대자동차 후원으로 개인전으로 2개의 전시실에서 2작품을 선보였었는데
태양의 도시 였어 엄청 큰 전시실에서 진행했고 깨진 거울과 같은 파편들이 바닥에 늘어져서 그 사이로 왔다갔다 했던 기억이 또렷한데
그 작품을 거의 10년만에 만나서 반가웠어 ㅠㅠㅠㅠㅠㅠㅠ
반짝이는 조명들이 거울에 의해 반사되어 눈부신 광경을 봤었는데 그걸 오랜만에 보니까 너무 좋네 ㅠㅠㅠㅠ
꽤 오래 머물렀었어. 그 작품 말고도 다양한 작품이 사이사이에 있었거든
아, 그 때 같이 보여줬던 새벽의 노래라는 작품도 있었는데 입구에서 보여준 비행선이랑 비슷한 디자인이었고
이미 폭발한듯 잔해들만 남겨져서 위태롭게 떠다니고 있다고 해야하나
그게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안개처럼 수중기를 내뿜는 과정이 꽤 길었어서 전시실에서 오랫동안 지켜봤었던 기억이 있었어! (그건 이번 전시에 없었음)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오면 평면작업, 조형물, 건축비슷한 작품들이 많았고
처음보는 작품들도 많아서 더 유심히 더 가까이 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
작품 안으로 들어가서 점점 좁아지는 출구에 거의 허리를 숙여서 나가야하는 작품도 있었고
동굴과 같은 안에 들어가 깨진 거울 사이에 나를 바라보며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음성도 헤드폰으로 듣기도하고
여러 책의 페이지로 도배가 된 건축물에 들어가면 거울로된 미로를 빠져나오면 환상적인 곳에 당도하는 놀라운 경험을 주는 체험형 작품도 있었어
그동안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꿈꾸는 유토피아는 정말 존재할 수 있는지
시대와 역사가 준 상처의 반복은 왜 멈추지 않는지
이런 질문을 계속 던져왔던 작가였는데
이번 전시를 보니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는 이 세상에 존재할 수 밖에 없고 섞이고 뭉치고 짓눌려 켜켜이 쌓아 공존해온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
거울의 파편들 속에 비춰진 내 모습에도 어느 모습은 일그러져서 못났고 어느 모습은 뚜렷한 모습을 가진 것처럼
집에 돌아오니까 계속 생각나네 ㅠㅠ
시간이 얼마 안남아서 아쉽긴 한데! 못봤다면 꼭 다녀오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