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에게는 재회이자 또 한번의 이별일 수 있는 15회 엔딩의 모습에서
신호가 걸린 교차로 건너편에서 두사람은 마주한다.
그리고 이정훈은 맞은편 여하진을 보게 되지만 결국 둘은 스쳐지나가게 된다.
기억을 잊지못하는 남자인 이정훈은 재회도 일방적으로 혼자 하진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자신이 가진 병처럼 아무것도 잊지를 못 하는 걸 표현한 듯 해 보였고
그에 반에 정훈을 보지 못하고 스쳐지나 간 여하진은 기억을 잊어버린 처음처럼, 살기위해 모든 기억을 지운 듯 괜찮아 보였다.
이처럼 마지막회를 남겨둔 막바지 재회 장면에서
처음으로 돌아가 기억을 잊지못하는 이정훈과 살기 위해 기억을 잊은 여하진의 설정을 다시한번 보여준 이유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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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났네요 우리' 이 대사가 불현듯 스쳐 지나간다.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던 그냥 흘러보낸 대사인데 이 대사가 중요한 대사였다는 걸 깨닫기까지 종영하고서 알게 되었다.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대사이기도 한, 사실은 마지막회를 보고나서 역으로 돌리면서 알게 된 사실.
시청자여러분안녕하십니까 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시나리오 속 남녀가 우연으로 세번을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는 억지스러운 운명적 사랑이야기가
바로 이정훈 여하진 그들의 이야기 라는 것을... 이 대사 하나로 설명이 끝나버린다.
초반에 우연이지만 필연으로 엮이게 되면서 하진이가 정훈에게 어떻게 하다보니 또 만나게 되었네요 우리라는 뜻으로 '또 만났네요 우리' 라고 인사를 두번 건네고
우연이나 운명을 믿지않던 정훈이가 하진과의 운명같은 우연하게 재회하게 됨으로써 건네는 인사말 '또 만났네요 우리' 이다.
그러면 세번의 만남을 드라마 전체에 던져 놓았다면 이별도 같은 법칙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번의 만남과 세번의 이별에서 잊지못하는 이정훈과 다 잊은 (듯) 여하진을 보여준다.
'또 만났네요 우리' 가 드라마에서 총 세번이 등장해 운명을 말해주는 것처럼
그 세번의 만남이 이루어지기까지
서로가 밀어내고 이별을 하고 재회까지
우리는 세번의 기억을 잊지못하는 정훈과 살기위해 잊어야하는 하진이가 이별하는 모습을 보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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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별은 3화 밤까페에서 정훈이 하진을 밀어내는 것.
기억을 잊지 못하는 정훈이 살기위해 기억을 잊은 하진에게 좋은 사람이라고 위로하며 건네는 말과 함께
"하진씨하고 나, 며칠전까지만해도 서로 모르던 사이였잖아요
그냥 각자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 뿐이에요, 간단하잖아요"
어쩌면 잊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정훈은 잊는 것에 익숙한 하진에게 전할 수 있는 선택한 최선의 거절 방법이 아니였을까
각자 자리로 돌아가, 시간이 흐르면 잊혀지고 잊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처럼 그런 간단한 일이라고
하진이가 서연이를 잊은 것도 그렇게 자연스런 일이라는, 중의적 위로와 거절을 하진에게 건네는 것 아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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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던 기억들이 돌아온 하진은 정훈에게 이별을 말한다.
"우리 돌아가요 아무 사이도 아니던 때로, 아예 서로 몰랐던 때로
앵커님 생각 안나진 않겠지만 노력할거예요"
밤까페에서 정훈이 말했던 서로 모르던 사이였던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자는 말을 이번엔 하진이 정훈에게 건넨다.
기억을 잊지못하는 정훈에게 기억이 돌아온 하진이 건네는 말을 보면
시간이 흐른다고 기억들이 사라지지않는다는 것,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잊지못하는 정훈이가 지나간 기억을 떠올리지 않게금 노력하는 만큼
하진 역시 정훈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지 않기위해 노력해야하는 일임을 두번째 이별에서 말하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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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람의 노력에도 노력대로 되지 않음을 깨닫는 세번째 이별이다.
사랑도 그렇고 기억도 그렇고 마치 운명 같았던 그들의 만남도 결국엔 흘러가는 시간 속에 맡겨야 하는 때도 있음을 말이다.
"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들이었는데 이건 영원히 변하지 않을거에요"
"내가 본 하진씨의 모든 순간을 기억할게요"
하진은 정훈과 함께한 시간들이 행복했다고 자기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시간들이었다고 말하지만
그 시간들은 이미 엉망진창이 되어버린지 오래이다.
자신이 본 하진씨의 모든 순간을 기억 하겠다는 정훈의 말엔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하진의 기억들도 포함이다.
그들이 간직하고픈 행복했던 시간들은 어느새 비난받는 시간들이 되어 기억 속에 자리잡아 한동안은 이들을 슬프게 할 것이다.
그럼에도 변하지않을거라고 영원을 이야기하는 하진과 잊지 못하는 정훈이 기억을 말한다.
시간이 흘러 서로의 감정은 사라져도 변하지않는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기억을 하겠다는 약속을 한 거 아닐까
이렇듯 남들처럼 몰랐던 사람처럼 잊으라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고, 기억을 잊은 하진의 방식으로 이별을 건네는 정훈과
애써 기억하지 않으려고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에 노력하겠다는 말로 기억을 잊지못하는 정훈의 방식으로 이별을 건넸던 하진이
결국엔 각자의 방식으로 이별을 받아들이고서 서로를 기억하기로 하는 두사람이 재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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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돌아간듯한 15회 엔딩 속
정훈은 일방적 스쳐지나가는 하진을 보며 기억 속 스쳐지나가는 많은 기억들처럼 아무것도 잊지를 못했고
하진은 기억을 잊어버린 것처럼 괜찮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더 또렷해지는 기억은 누구나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노력해도 되지않는 마음처럼 기억 또한 잊고싶어서, 잊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마음이 시간을 맞이해 더디다 하더라도, 그 사람을 보는 순간 시간을 뛰어넘는 것이 마음이라는 것처럼 말이다.
하진에겐 정훈이 그런 사람...
잊지못하는 정훈의 기억 속 하진이처럼
하진의 마음 속에 살았을 정훈이다.
서로를 기억하는 방식은 달라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은 두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