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이 선선한 바람과 살짝 뜨거운 햇살을 뭉게구름이 가려주는 날에
두사람이 늦저녁에 만나 한적한 주택가 산책을 다니는 정훈과 하진이기를...
조금은 더운 내음에 집앞 편의점에서 캔맥주 두캔을 사서 나오는 정훈과 하진이 손에 산책하다 트럭에서 산 체리가 들러있기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웃 어르신 할머니에게 체리 한주먹 전해주며
- 유기농이래요 할머니 아주 맛있어요!
방긋 웃는 하진이를 바라보는 정훈이기를...
- 앵커님 영화 뭐 볼까요? 여름이니까 공포영화?
집에 들어와 냉동실에 맥주를 넣어두는 정훈과 티비로 공포영화 목록을 찾는 하진이기를...
집 안 불을 다 꺼둔채 영화를 틀고 팝콘과 체리 그리고 맥주를 테이블에 두고
쇼파를 등받이 삼아 바닥에 나란히 앉아 무서운 장면에 긴장한듯 정훈의 손으로 눈을 가리는 하진이기를...
영화 보다 새근새근 자신의 어깨에 기댄채 잠든 하진의 모습에 조심히 팔을 빼고 덮고있던 담요를 깔곤 하진을 눕히고
테이블을 조용히 옮기곤, 옆에 나란히 누워 하진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훈이기를....
그렇게 누가 잠든지도 언제 잠든지도 모르지만, 영화가 끝이나고 크레딧을 자장가 삼은채 서로의 손을 마주 잡은채 잠이 들길...
거실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하진이 눈이 뜨고, 자신의 손을 꼭 잡은채 잠든 정훈을 맞이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