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그들은 같은 하늘에 떠 있는 해와 달과 같았다.
반짝반짝 빛나고 눈부신 해와 같았던 하진과
기억이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어두운 심야시간에 사회의 어두운 면을 취재하고 고발하는 달과 같은 정훈.
달은 항상 해와 함께 같은 하늘에 있지만
해는 자신의 빛에 가려져 함께 떠있는 달을 보지못하는 시간이 존재한다.
앵커님의 그 시간 속에 자신이 있냐고 묻던 하진이처럼 말이다.
해와 달이 만나는 시간은
해가 빛을 잃고 사람들이 다들 집으로 돌아가는 밤을 맞이하는 석양의 시간과
깨어있는 사람이 드문, 새벽녁 달이 해의 빛을 맞이하는 순간이다.
어쩌면 이들의 짧지만 행복했던 만남과 서글픈 작별은
해가 빛을 잃고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집으로 향하는 석양의 시간에서 이루어졌지만
이들이 다시 만나는 재회는 밝아오는 새벽녁, 다시 빛을 뽐내는 해와 달빛이 만나는 사람들이 깨어나는 시간에 이루어진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