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임은수, 김예림 등 베이징올림픽 황금 세대들이 국제 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3월24일 일본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 대회' 갈라쇼를 끝으로 피겨스케이팅의 2018-19시즌이 막을 내렸다.
차준환, 임은수, 김예림 등 한국 대표들은 '피겨 여왕' 김연아(29) 이후 처음으로 ISU 그랑프리 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파이널에 진출하는 등 성과를 이뤄냈다.
▲ 차준환, 남자 선수 최초 그랑프리 파이널 동메달
차준환(18 휘문고)은 한국 남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 점프 등에 지속적으로 성공하며 한국 남자 피겨 간판으로 떠올랐다.
시니어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15위를 경험한 차준환은 올 시즌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 점프의 안정화로 한층 성장했다.
차준환은 지난해 9월~10월 몸 풀기로 출전한 챌린저 시리즈 '어텀 클래식'과 '핀란디아 트로피'에서 연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진 그랑프리 시리즈 2차 대회와 3차 대회에 초청받은 차준환은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그랑프리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차준환은 그랑프리 6개 시리즈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상위 6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그랑프리 파이널'에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진출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ISU A급 대회인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획득한 건 2009년 김연아(금메달) 이후 차준환이 처음이었다.
올 시즌 한국 남자 선수 최초의 기록을 써내린 차준환은 올해 '4대륙 선수권대회'에선 최종 6위, '세계선수권 대회'에선 부츠가 무너져내려 19위에 그쳤다.
차준환은 ISU를 통해 "전반적으로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두 번의 그랑프리, 그랑프리 파이널, 4대륙 선수권, 세계선수권 등 거의 모든 것이 새로웠고 많은 것을 배웠다. 다음 시즌엔 올 시즌보다 더 좋은 스케이팅을 펼치고 싶다. 열심히 훈련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벌써부터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 임은수, 김연아 이후 9년만에 그랑프리 메달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임은수(16 신현고)는 지난해 11월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역시 2009년 김연아(금메달) 이후 9년 만에 한국 여자 선수가 따낸 그랑프리 메달이었다.
2월 4대륙 선수권에서 7위에 그쳤던 임은수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최종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머라이어 벨(23 미국)의 고의 가격 논란, 벨의 스케이트 날 앞부분에 종아리를 찍혀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력으로 세계선수권을 치른 임은수는 한국 여자 대표로 홀로 출전해 10위 안에 들면서 다음 시즌 세계선수권 출전권 2장을 확보해내기도 했다.
또 세계선수권에서 쇼트프로그램 72.91점, 프리스케이팅 132.66점, 총점 205.57점을 기록, 김연아 이후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쇼트프로그램 70점, 총점 200점을 돌파하며 쇼트, 프리,총점 모두 김연아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임은수는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를 통해 "첫 시니어 시즌을 치르며 많은 경험을 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만족스럽다. 다음 시즌에도 열심히 준비해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 김예림, 김연아 이후 13년 만에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
올 시즌 출전한 두 차례의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모두 은메달을 획득한 김예림(16 수리고)은 2005년 김연아 이후 13년 만에 최초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를 밟았다.
김예림은 올 시즌 주니어 무대 잔류했고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 총점 191.89점, 5차 대회 196.34점 등 한국 여자 싱글 주니어 총점 역대 최고점을 보유했다.
김예림은 상위 6명만 출전하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알레나 코스톨나야,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안나 쉐르바코바 등 5명의 러시아 선수들과 겨뤄 아쉽게 6위에 그쳤다.
하지만 김예림은 "그랑프리 파이널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 모인 대회만 모인 대회이기 때문에, 경기 준비, 연습을 어떻게 하는지 그런 부분을 많이 보고 배웠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은 평창 동계올림픽 후 첫 시즌이었다. 아직 10대의 고등학생에 불과한 차준환, 임은수, 김예림은 3년 뒤 2022년 열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향해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부츠 문제, 잔부상, 마음고생들도 있었지만 꿋꿋이 한 시즌을 보낸 어린 국가대표 선수들은 비시즌 꿀 같은 휴식을 잠시 취한 뒤, 다시 다음 시즌을 향해 스케이트화 끈을 조여맬 예정이다.
(사진=위부터 차준환, 임은수, 김예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