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계절마다 다른 얼굴로 부딪친 그들의 인연이 소소한 운명이 되는 '연애 판타지'
2. 연애가 완성되는 과정보다는 그렇게 완성된 연애가 흔들리고 깨져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연애의 현실에 방점을 찍은 '연애 다큐'
내가 이 드라마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딱 저 두 가지 였음. '판타지'이자 '다큐'인 연애의 본질을 준영재 커플이 12년 동안 각기 다른 계절을 거쳐가는 과정을 통해서 때로는 설레고 즐겁게, 때로는 처절하고 안쓰럽게 보여줄 거라는 기대가 있었으니까. 근데 이거 뭐 끝까지 보고 나니 판타지는 호러가 돼있고 다큐는 얼어죽을 무슨 3류 에로 소설만도 못한 드라마라 진짜 기분이 너무 더러움. 저렇게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 게 기획의도에서 말하는 소소한 운명이야? 그리고 연애만 흔들리고 깨지면 됐지 한 명은 하나뿐인 딸 잃고 이혼까지 하면서 삶 망가져, 한 명은 그런 전 여친 때문에 맘이 약해져서 별 이유같지도 않은 이유로 4년 사귄 약혼자랑 파혼을 해? 그래 저것도 현실일 수 있겠지. 저렇게 서로 잘못 얽혀서 피 철철 흘리는 관계도 있겠지. 근데 어느 누가 드라마보면서 저런 극한 상황을 현실이라 생각하면서 보겠냐고. 등장인물들은 다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고서. 내가 저딴 걸 보려고 16시간이나 소비했다는 게 억울하고 속에서 열불이 난다. 이럴거면 기획의도부터 쓰레기같이 써서 기대라도 하지 않게 만들던가. 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