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얘기부터 해보자. 인터넷 반응들은 좀 살펴보는 편인가? 현재 <박쥐>는 0점을 준 사람과 10점을 준 사람의 거대한 전쟁이 벌어진 형국이다. =그 강도가 세서 놀랐다. 숫자로 따지면 그래도 몇만, 몇 십만명은 아닐 테니 ‘대세’라는 생각은 안 하지만 그래도 격렬한 목소리만 두드러지게 보이는 거라서, 이들이 소수나마 그렇게 격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또 고작 영화 한편 가지고 재미없다고 하면 그만인데 왜 화까지 내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10점 만점으로 얘기할 때 사실 나는 차라리 6점, 7점 그렇게 주는 사람이 더 싫다. (웃음) 코멘트를 남겨도 평작이니 범작이니 하는 소리가 더 싫은 거다. 그래서 나에게 진짜 상처를 주고 싶으면 그렇게 얘기하면 된다. ‘나에게 상처를 주려면’이라고 얘기하는 이유는 ‘영화 싫다’보다 ‘박찬욱이 싫다’는 전제가 더 많아서다. 차라리 1점보다 6점에 더 큰 상처를 받는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나를 싫어할까 그런 생각도 해봤고. 아 그리고, <박쥐>가 난해하다는 것만큼은 정말 인정 못하겠다. 취향이 다른 거지 이해 자체를 못하는 건 아닐 거다. 이 영화가 유례없이 러닝타임이 긴 이유가 다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위해서다. (웃음)
-그래도 <디 워> 때처럼 기자나 평론가들을 향한 네티즌의 일방적 공격 양상은 아니고, 서로 다른 집단의 네티즌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박쥐>를 욕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고맙지는 않지만 그래도 밉지는 않다. 일단 내 영화의 유료 관객이라는 생각을 하고, 그렇게 열을 내는 것도 일단 감각기관을 열어두고 영화 자체를 확 받아들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거부감도 더 큰 거니까. 그건 적극적인 관람 태도로 인해 빚어진 일이라고 본다. 게다가 욕을 하더라도 엄청 길게 쓰는 사람들 보면 대단한 것 같고. 또 내 영화가 늘 그랬지만 이것 때문에 싫다고 말하는 그것이 바로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것 때문에 좋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인터넷 반응이 걱정되는 건 그런 평점들을 보고 영화를 볼까 말까 결정하는 소극적인 관객이 많기 때문이다. 거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는 사실 걱정도 많이 했다. 그래도 뭐 어쩌겠나. 요즘 마누라랑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그거다. 영화 속 이난영의 노래 가사처럼 “생각을 말어야지. 생각해서 무얼 하나.” (웃음)
근데 킬포는 이 인터뷰 아래에도 장문의 댓글 달린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56386
진짜 박찬욱이 싫은 사람들이 있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