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퀘어 군주 '군주' 넘친 것은 연기력, 부족한 것은 완성도
1,638 15
2017.07.14 16:31
1,638 15

[서울경제] 넘친 것은 배우의 연기력이었고 부족한 것은 작품의 완성도였다.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가 지난 13일 종영했다. 5월 10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로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으며 명실상부 ‘수목극 왕좌’로 군림한 ‘군주’다. 시청률 10%를 넘지 못한 드라마가 대다수인 와중에 ‘군주’의 두자릿수 시청률 유지는 괄목할만한 성과임에 틀림없다.

/사진=MBC ‘군주-가면의 주인’


/사진=MBC ‘군주-가면의 주인’

‘미씽나인’, ‘자체발광 오피스’ 후속으로 방송된 ‘군주’는 MBC의 수목극 부진을 완벽하게 털어냈다. 얼마 전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파수꾼’의 성적과 비교했을 때도 MBC의 체면을 살린 유일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분명 축하할만한 일이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끝이 찝찝하다. 드라마 시작 전, “한국판 왕좌의 게임을 기대해달라”는 노도철 PD의 자신감이 중반부가 지나가면서 흐려지고 말았기 때문일까. 모든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면서 영웅서사와 멜로를 융합하겠다는 다짐은 증발되고 말았다.

‘군주’ 마지막 회에서는 세자(유승호 분)가 짐꽃환 해독제를 구해 대신들을 살린 후 편수회의 수장인 대목(허준호 분)을 처단하고 비로소 진정한 군주가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동안 가짜 왕으로 살았던 천민 이선(엘 분)은 가은(김소현 분) 대신 칼에 맞아 죽었다. 이후 세자는 왕위에 올랐고 가은은 중전이 됐다.

그토록 기세등등했던 편수회와 대목이 스러지는 데서 다소 힘이 빠지는 전개가 이어지기는 했으나 결말 자체만 두고 봤을 때 최악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작품의 완성도를 운운한 것에는 결말을 완성하기 위해 주체적으로 움직여야 할 두 주인공이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이유가 있다.

오죽하면 시청자들 사이에서 세자는 입으로만 싸우고 가은은 울기만 했다는 말이 나왔을까. 큰 위기의 순간마다 세자는 자신을 맹목적으로 사랑한 화군(윤소희 분)의 도움을 받아 탈출했다. 대목의 가장 큰 무기인 짐꽃밭을 불태운 것도 화군이었다.

화군이 죽고 나서는 그의 뜻을 이어받은 곤(김서경 분)이 사이다 행보를 보여줬다. 세자가 진짜임을 증명하기 위해 태항아리를 안고 근정전으로 가는 가은을 지켜냈다. 그런가하면 짐꽃환의 해독제 비방을 알고 있는 우재를 찾아가 마음을 움직이기도 했다.

가은도 초반의 당당한 모습과 비교하면 후반으로 갈수록 답답한 태도를 보여줬다. 사랑을 주는 두 남자 사이에서 별다른 주체적인 행동을 하지 못했다. 세자가 왕위로 돌아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데, 결말에 가서 짐꽃환을 먹고 해독제의 효능을 입증했다는 정도만 남게 됐다.

천민 이선의 흑화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가은을 향한 사랑으로 눈이 멀어 대목에게 휘둘리기만 했다. 그런가하면 분노의 방향은 엉뚱하게도 세자를 향해 답답함을 자아냈다. 꼭두각시 왕이니 자괴감과 무력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고 해석했으나, 천재성을 가졌다는 인물 설정이 활용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럼에도 네 배우의 연기는 칭찬할 만했다. 유승호와 김소현은 흠잡을 데 없는 사극 연기를 보여줬다. 아역 때부터 연기 생활을 시작한 두 사람은 ‘군주’에서 아역부터 성인역까지 소화했다. 인물의 성장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이는데 공헌했다.

/사진=MBC ‘군주-가면의 주인’


/사진=MBC ‘군주-가면의 주인’

유승호는 특히 눈빛으로 극의 분위기를 장악했다. 김소현이 ‘민폐 여주’라는 오명까지 얻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빛과 발성으로 어느 정도 세자의 위엄을 세웠다는 평이다. 최근 여러 사극 작품을 통해 내공을 쌓은 그가 현대극에서는 어떻게 변모할지 기대도 되는 부분이다.

엘과 윤소희는 성장하는 배우의 전형이었다. 엘은 위축돼있으면서도 열등감으로 분노하는 천민 이선의 감정선을 제법 잘 따라갔다.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성숙해진 연기력을 보여줬다. 윤소희도 초반 캐릭터 설정 때문에 다소 부자연스러운 옷을 입은 것은 아닐까 우려됐지만, 세자를 위하는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하며 극에 녹아들었다.

‘군주’의 기둥이 된 허준호의 연기는 논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허준호는 왕보다 더 큰 권력을 쥔 대목으로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펼쳐냈다. 네 주연 배우가 타 드라마에 비해 어린 편인데, 이들을 살뜰히 이끌면서 연기적인 성장까지 이뤄냈다. 엘은 최근 종영인터뷰에서 “상대배우를 편하게 해주시고 촬영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주셨다”고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한국판 ‘왕좌의 게임’이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배우들의 성장은 40회 서사 속에 고스란히 남게 됐다. 지난겨울부터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의 초입까지, 쉽지 않은 사극을 촬영하면서 고생했을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http://v.entertain.media.daum.net/v/20170714133637359


기자마음 = 내마음



목록 스크랩 (0)
댓글 1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디어스킨 X 더쿠💛] 모!처럼 달!라진 일주일을 선사하는 <디어스킨 리얼모달> 체험 이벤트 177 06.21 59,218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495,818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313,63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744,599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주의] 16.05.21 22,993,666
공지 알림/결과 💥💥💥💥💥요즘 싸잡기성글 너무 많아짐💥💥💥💥💥 17 06.06 130,009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89 02.08 827,013
공지 알림/결과 📢📢📢그니까 자꾸 정병정병 하면서 복기하지 말고 존나 앓는글 써대야함📢📢📢 14 01.31 815,010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1,147,300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5 22.12.07 2,057,364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53 22.03.12 3,099,317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2 21.04.26 2,296,595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4/4 ver.) 159 21.01.19 2,474,450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7 20.10.01 2,505,433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45 19.02.22 2,533,732
공지 알림/결과 ★☆ 작품내 여성캐릭터 도구화/수동적/소모적/여캐민폐 타령 및 관련 언급 금지, 언급시 차단 주의 ☆★ 103 17.08.24 2,467,949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2,724,050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138458 잡담 청룡시리즈어워드 공계 저러는거 진짜 별로다 22:13 26
13138457 잡담 ㅇㄷㅂ 너네도 이런 생각함?? 22:13 2
13138456 onair 함부해 시작한다 22:12 2
13138455 잡담 덬들은 야구 어디팀 응원해? 13 22:12 29
13138454 잡담 안재현 어릴 때 살던 동네 간 유튭 봤는데 마음이 너무 좋다 1 22:12 28
13138453 잡담 선업튀 블레에 실릴 미방분말이아 4 22:12 40
13138452 잡담 마이데몬 울드 오스트 다좋은데 들을수록 이 노래가 1 22:12 7
13138451 잡담 야구 덕질하면 6시반부터 그냥 시간순삭이야 1 22:12 10
13138450 잡담 디올 남자 의상 진짜 구리다 22:11 28
13138449 잡담 선업튀 근데 어쨌든 다시보기라 설렁설렁 볼 법도한데 2 22:11 37
13138448 잡담 와 근데 서인국 손 진짜 크다 22:11 78
13138447 잡담 기아야 디질랭ㅠ 22:11 31
13138446 잡담 ㅇㄷㅂ 기아야 야구하기 싫냐 22:10 33
13138445 잡담 선업튀 끝나고 14 15 16만 무한 반복하다가 2 22:10 40
13138444 잡담 오늘 롯데가 이기면 기록임 1 22:10 100
13138443 잡담 롯데가 이러다 가을야구가는거 아냐 2 22:10 77
13138442 잡담 에어팟이 한쪽 사라졌어 죽고싶다 22:10 21
13138441 잡담 선업튀 나는 8화가 너무 좋았어서 후반에 왠지 갱신 안될거같았거든???? 3 22:09 58
13138440 잡담 선업튀 카페에 할거생김 3 22:09 111
13138439 잡담 와 핫게 롯데글 보자마자 조진웅 생각남 2 22:09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