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 공식질문이에요.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소주는 못 마시고 맥주는 5병 이상 마실 수 있어요. 왜 소문이 그렇게 났는지 모르겠는데 저를 말술로 알더라고요. 그건 아니에요."
-특별한 주사가 있나요.
"독한 술을 마시지 못 하고 맥주를 즐기는데 마시다보면 어느 순간 귀여운 행동을 해요. 잘 웃으면서 턱받침을 하곤 사람들을 바라보고 애교가 장난 아니에요. 아마 오늘도 볼 수 있을 거에요.(웃음)"
-대상 수상 뒤 왜 그렇게 떨었나요.
"받을 줄 전혀 몰랐으니깐요. '도깨비'가 대상 받을 줄 알았어요. 그래서 윤하림 대표가 예쁘게 화장하고 왔나 생각했거든요. '김은숙'을 부르는데 너무 놀랐어요. 무대에 섰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니 너무 긴장했는데 떨고 있다는 걸 소감 말하는 중간에 알았어요"
-수상을 전혀 예감 못 했나요.
"극본상 정도는 주겠지 생각했는데 노희경 선배님이 불려 '도깨비' 대상을 축하해주면 되겠구나 했죠. 너무 신기했어요."
-그 와중에 공유 씨 소감을 패러디하던데.
"공유 씨의 소감을 듣고 있는데 되게 기억에 남았는데 무대에 서니 딱 떠올라서 한 번 따라해 봤어요. 나중에 TV로 보니 제가 그 부분 따라했을 때 공유 씨가 엄청 크게 웃더라고요."
-백상서 두 차례 극본상을 받았는데 그때와 기분이 다르겠죠.
"상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걱정이에요. 앞으로 내려갈 일만 남았는데 최대한 자연스럽게 내려가야죠."
-'도깨비'의 시작이 궁금해요.
"상을 받고 언제 '도깨비'를 시작했나 찾아봤어요. 2010년 봄 쯤 인데 '시크릿가든' 기획 단계 전 세 작품을 하려고 했어요. 하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어요. 산골 루저들이 동계올림픽위원회가 되고 그들이 유치해내는 내용이었는데 한참 쓰다가 접었어요. 그리고 '도깨비'였는데 앞에 말한 작품을 준비하다가 시간이 부족해 바로 진행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나온게 '시크릿가든'이었죠. 급히 진행했어요. 기획안 쓰고 방송 나가는데 네 달도 안 걸렸거든요."
-'도깨비'는 우여곡절이 많았네요.
"사실 '상속자들' 쓸 때도 '도깨비'를 하고 싶었는데 주변에서 '그거 안 될 걸'이라고 말렸어요. 방대한 스케일을 어떻게 담으며 판타지를 어떻게 구현하냐고 했죠. 그러다가 이번에 하게 됐어요."
-왜 '도깨비'인가요.
"한국적인 판타지를 찾다가 도깨비가 털복숭이로 묘사돼 있는데 이걸 섹시하게 그려보고 싶었어요. 판타지는 1·2회에 승부를 봐야해요. 그러려면 볼거리가 많아야하고 제작비가 많이 들죠. 그래서 '도깨비'를 쓴 거에요."
-이렇게 잘 될 줄 알았나요.
"이 정도까진 몰랐죠. 시청률이 점점 상승하는걸 보면서 15%만 나와라 했는데 20% 넘겨서 깜짝 놀랐어요."
-공유·이동욱 등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나요.
"너무 훌륭했어요. 두 사람과 이응복 감독님의 합이 훌륭했어요. 세 사람이 현장에서는 악동이었어요. 못된게 아니라 짓궂은데 너무 잘 해내는 사람들이요."
-흔히 '대사빨'이라고 하죠. '도깨비'에선 절정이었어요. 소화하는 배우들은 쉽지 않았을텐데.
"한 번도 제 작품의 대사가 어렵다는 생각을 안 했는데 이번에 깨달았어요. 대본을 쓸 때마다 읽어 보거든요. 저의 호흡으로 읽을 수 있으면 배우들은 거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쉽지 않은 대본이란걸."
-대사를 못 건드린다고 소문 났어요.
"꼭 그런건 아니에요. 애드리브를 하라고 해요. 모든 촬영 영상을 모니터 하는데 대본만큼 재미있는 애드리브가 없었어요. 그래서 애드리브도 계산해서 쓰죠. 이번엔 공유·이동욱 씨의 호흡이 완벽했고 그들의 애드리브가 대본보다 훌륭했어요. 대본이라고 생각한게 애드리브고, 애드리브인게 대본이었어요."
-아쉬운 점도 있나요.
"이렇게 잘 됐는데 아쉬우면 안되죠. 오히려 너무 겸손 떤다고 욕 먹을걸요.(웃음)"
-차기작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요.
"1900년부터 1905년까지 시대적 배경을 기본으로 한 의병 이야기인 '미스터 션샤인'이에요. 신미양요(1871년)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이에요. 조선의 정신적 지주인 양반가문의 '애기씨'를 만나 사랑을 나누고요."
-언제 기획했나요.
"이것도 한참 전 생각해 둔 작품이라 예전에 기획안을 등록해 놓았어요. 그 시대의 세트가 국내엔 없어 새로 지어야해요. 그래서 대상 받은 날도 뒷풀이를 못 하고 집으로 와 작업했어요."
-'김은숙의 남자'는 누가 될까요.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배우가 있어요. 서사가 세요. 내면 연기가 너무 중요한 역할이라 연기 잘하는 분을 만나길 기대하고 있어요. 영어도 잘해야하고요."
-지금까지 내용으론 기존 스타일과도 다르네요.
"나라의 주권을 되찾는 이야기에요. 우리에겐 영원불멸, 잊을 수 없는 뜨거운 이야기죠. 누군가 환호하고, 누군가 싫어할 수도 있는 한쪽으로 치우친 얘기에요. '왜 저런 얘길 지금 하지'라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어요. 극중 게릴라전이 많아 배우들이 산 속에서 고생해야해요. 누가 될 지 모르겠지만 미리 죄송하네요.(웃음)"
-어릴 적부터 꿈이 작가였나요.
"늘 꿈꿔왔어요. 강릉 백일장을 휩쓴 아이였는데 집안이 어려웠어요. 엄마는 남의 식당에서 설거지를 했어요. 장녀라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부터 일을 해야했죠. 강릉의 작은 가구공장서 7년 여 경리로 일 했어요."
-꿈에 다가가기 힘들었네요.
"공장 옆에 작은 서점이 있었어요. 돈을 벌었으니깐 책은 마음놓고 사서 봤어요. '태백산맥' '토지' 등 장편소설을 주로 읽었어요. 서울로 가기 전 날 공교롭게 서점도 문을 닫았는데 사장님이 '토지' 마지막편을 선물로 줬어요."
-뒤늦게 대학교를 간 계기는요.
"잘 사는 친구가 있었는데 시내에 당구장을 오픈했어요. 친구들끼리 놀러갔는데 당구나 포켓볼을 못 쳐서 구경하며 두리번 거리는데 영화잡지가 있더라고요. 맨 뒷장에 서울예전(현 서울예대) 입학 요강이 있었어요. 날짜가 남았길래 지원했죠."
-그리곤 결과를 기다렸나요.
"아니요. 7년간 모은 돈을 들고 서울로 향했어요. 엄마에겐 본사 발령이 났다고 거짓말했고요. 서울 길음동 1000만원짜리 전세를 얻었고 합격자 발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텼는데 합격했죠. 그러고 나니 등록금이 없었어요. 엄마에게 전화로 사정을 설명했죠. 저에게 '첫 딸이라 너에게 의지를 많이 했고 돌봐줄 여유가 없었다. '넌 할만큼 했다' 이제 네 인생 살라'며 옆집서 돈을 빌려 300 여 만원을 부쳐줬어요. 지금 그 돈의 1000배를 갚으며 살고 있어요."
-이후 생활은 어땠나요.
"졸업하곤 대학로로 가 연극을 썼어요. 그 곳에서 지금 제작사 윤하림 대표를 처음 만났죠. 30만원짜리 월세 단칸방에 살았어요. 연봉이 300만원도 안 됐어요. 그래서 다시 짐 싸서 강릉으로 갔어요. 엄마한텐 '잠깐 왔다'고 거짓말하고 일주일째 와 있는데 윤하림 대표가 기획안을 수정해달라고 연락이 왔죠. 당시 노트북도 없었어요. 컴퓨터도 고장나고. PC방을 가서 밤새 작업해 보내줬어요. 그걸 너무 잘 썼던 거죠.(웃음) 조연 캐릭터를 고쳐 달랬는데 주인공을 만든 거에요. 그 제작사에서 저를 찾았고 다시 서울로 왔죠."
-그게 어떤 작품인가요.
"MBC '남자의 향기'에요.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남자주인공을 투 톱으로 가야했어요. 이후 그 회사에 들어갔고 월 70만원 꼬박 받으며 조금씩 안정을 찾았어요. 돈 아끼려고 사무실에서 잤다가 직원들 오기 전에 화장실 가서 씻고요. 단막극 하나 쓰지 않아 '낙하산'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가난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지금 수입은 괜찮죠.
"윤하림 대표가 많이 주네요.(웃음) 자랑은 아니지만 제 작품이 새로 시작하면 케이블 채널에서 기존 작품 재방송을 하더라고요. 그러면 재방송료가 무시 못 해요. 어느 날 집에서 TV를 켰는데 채널을 올리는데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 '시크릿가든' '도깨비'를 하고 있더라고요. 뭔가 좀 뿌듯했어요."
-작업 안 할 땐 뭐하나요.
"주로 필리핀 마닐라에 있어요. 딸이 거기 있으니 그 곳에서 학부형이 돼야죠."
-방탄소년단 팬이라는 소문은 맞나요.
"제가 아니라 딸이 좋아하는 거에요. 딸이 방탄소년단 음악을 좋아해요.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티켓 오픈하면, 미친듯이 클릭해서 구해주는 일이에요."
-그럼 누굴 좋아하나요.
"저 뷰티에요. 하하하. 특히 윤두준 씨의 팬이고 하이라이트의 음악을 좋아해요. 유튜브에 유명한 영상 중 어떤 팬이 윤두준 씨에게 '오빠 저 뷰티에요'라고 하면 안아주는게 있는데 언젠가 윤두준 씨 만나면 한 번 해보려고요.(웃음)"
-왜 좋아하냐고 물어봐도 되나요.
"하이라이트의 음악을 좋아해요. 요즘 아이돌 노래는 따라가기 힘들어요. 우리 세대가 좋아하는 노래는 가사에 한이 있어야 돼요. 하이라이트 노래가 그래요. 한도 있고 꽂히는게 있어요. '너의 행복을 빌며 떠나겠다'는 가사 얼마나 아련해요. 직업이 직업이다보니, 노래 하나를 들으면 앞-뒤 스토리가 떠올라야하는데 하이라이트가 그래요."
-딸 자랑 좀 해주세요.
"어른들의 세계를 너무 잘 이해해줘요. 사실 작품을 새로 들어가면 아이와 통화도 뜸해지고 좀 소홀해 질 수 있으니 너무 미안하죠. 그런데 의연하게 '엄마, 일 안 하면 금방 잊혀지니 꾸준히 작업해'라고 말해요. 저보다도 어른스러운 생각을 해주니 늘 고맙고 미안하죠."
-슬럼프가 있었나요.
"없었던 거 같아요. 드라마를 할 땐 정신없이 대본을 쓰고 끝나고 나면 새로운 기획안을 쓰니깐요. 그렇게 반복하면 슬럼프를 겪을 새도 없죠."
-잘 안 써질 땐 어떻게 하나요.
"그냥 자요. 12시간 넘도록 배고프고 허리 아플 때까지 자고 일어나면 죄책감이 생겨요. 오래 잔 것에 죄스러워하면 자연스레 책상으로 가게 되고 그러다 보면 글이 써져요. 그럼에도 생각이 안 나면 생각날 때까지 생각해야죠."
-세상 밖으로 안 나온 아이템도 있나요.
"많죠. 보류돼 있는 작품이 5편 정도 있어요. 드라마는 시기도 중요하다 보니 5편이 언젠간 나올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 없어 보여요. 보류된 작품들은 나중에 꺼내보면 트렌디함이 없더라고요. 대중이 어떤 것에 열광하고 궁금해하는지 늘 알아야 해요."
-그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요.
"그때 그때 꽂히는게 있으면 기획안을 쓰는 편이에요. 그러면서 직원들과 회의하면서 발전시키고, 반응이 별로면 손을 놓고요."
-쪽대본을 안 쓰기로 유명해요.
"되도록 제시간에 쓰고 배우들에게 건네려고 해요. 쪽대본을 썼던 적은 '시크릿가든' 쓸 때요. 중간에 2주 정도 많이 아파 병원을 오갔어요. 그러다보니 쪽대본이 됐어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요. 배우들이 천재였어요. 당일 대본 주고 촬영해서 방송된 적 있었어요. 현빈·하지원 씨가 학을 뗄 수도 있을만큼 암울했죠. 나름 대본 빨리낸다고 생각했는데 쪽대본 내니 창피했어요. 자존심 상해서 울면서 이 악물고 썼어요. 17회쯤 되고 나서 지금 체력으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방송 한 주만 죽여달라'고 했는데 당연히 안 됐죠. 사실 엔딩도 급조했고요. 근데 정말 너무 아파서 '나 이러다 죽나' 싶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사실 대사가 손발 오글거린다는 말도 많아요.
"몇 차례 말했지만 그게 제 주특기에요. 손발 오글거릴 정도로 유치한걸 잘 쓰는게 김은숙인걸요. 그런데 '도깨비'때는 그런 반응이 없었어요. 나이가 들다보니 작품 스타일이 조금씩 변해요. '도깨비'를 너무 칭찬해주니 갈 길을 잃었어요. 오글거리는걸 다시 해야되는데…."
-조연 캐릭터를 잘 끌어내요.
"안톤 체호프의 말 중에 '권총이 등장했다면 쏴야한다'는 말이 있어요. 글을 쓰면서 알게 된 말인데 누군가 등장한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등장한 이유가 ,퇴장할 때 나가는 이유를 정확히 알려줘야죠. 그 분들은 먹고 사는게 중요해요. 그들이 함께 하니 제 식구라고 생각해요. 그들이 함께 사는 식구는 더 중요하겠죠."
-캐릭터를 그릴 때 철칙이 있나요.
"범법자가 주인공인건 너무 싫어요. 또 같은 재벌이라도 '엣지'가 있어야하고요. 특정 직업에 대해 자부심이 있는 캐릭터를 그려요. 그 직업을 무시하는 사람에게 다른 인식을 심어주는 그런 글을 쓰고 싶어요. 사실 '파리의 연인' 김정은 역할을 소매치기로 쓰라고 해서 엄청 반대했죠."
-사실 '파리의 연인' 결말은 아직도 회자될 정도로 당시 충격적이었죠.
"아직도 반성하고 있어요. 그때는 그 엔딩이 보너스트랙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시청자가 못 받아들였으면 그건 나쁜 대본이란걸 깨달았어요.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재미있어야하죠. 저 혼자 재미있으면 일기를 써야겠죠. 시청자를 설득하지 못 하고 욕을 들으면 그건 잘못이에요."
-깨달은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언젠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영화를 봤어요. 사슴을 보며 루돌프라 여긴 소녀에 대한 영화였는데 결말이 충격적이었어요. 그 순간 실망감과 함께 깨달았어요. '보는 사람이 원치 않는 결말을 담으면 이런 기분이구나'하고요. 열 아홉 번 재미있게 가져왔으면 마지막도 잘 마쳐야죠. 차라리 그 영화를 보지 말았어야 할 정도로 후회하며 '파리의 연인'때 내가 한 짓이 뭔지 알았어요."
-너무 유명해져 '찌라시'에도 이름이 오르내리던데. 사실이 아니죠.
"말도 안 되죠. 기자들 전화도 많이 받았어요. 근데 사실 과거에도 늘 있던 루머에요. 내용도 비슷했고요. 전 배우보다 감독님들과 더 친하게 지내요. 그러다보니 감독님들과 답사도 직접 다니니 소문이 나는 거 같아요. 또 이응복 감독님과 작업하며 장르가 조금 바뀌었잖아요. 감독님에 의해 달라졌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그러면서 루머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요. 이응복 감독님이 영감을 많이 주는 건 맞지만 루머는 사실이 아니에요. 전혀요. 예전엔 특정 배우랑도 그런 소문 있었는데요 뭐. 하하."
-왜 배우와 친하지 않나요.
"무조건 감독님들 편이에요. 배우가 대본을 이해 못 하면 설명보다는 '더 읽어봐'라고 해요. 그러고도 모르면 이해를 시켜줘야하는데 그럴때 좀 세게 말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어떤 식이죠.
"'네 것만 보지 말고 전체를 봐'라고 해요. 일부 배우들은 본인 대사에만 밑줄 그어서 보곤 해요. 그럼 전체 상황을 이해 못 해요. 앞뒤 내용과 조·단역의 대사와 행동까지 다 파악해야죠. 그렇게 조언하면 대부분 '아…'라고 해요. 다른 사람들의 대사는 안 읽었다는 뜻이에요."
-친한 배우는요.
"송혜교·송윤아·김선아·윤세아·김지원 정도요. (김)지원이는 아직 '아기'이고 저를 어려워하는게 눈에 보여요. 친하게 지내는 남자 배우는 거의 없는데 차승원 선배요. '시티홀'이 제가 쓴 드라마치곤 시청률이 잘 안 나왔는데 차승원 선배가 현장 분위기를 많이 이끌어줬어요. 그리고 (박)용하와 많이 친했는데 안타까워요. 아마 같이 있었더라면 '온에어2'는 진작 나왔을 거에요."
-'시티홀'도 낮은 시청률은 아닌데 그런 평가를 받네요.
"'김은숙 작품 치고는'이란 전제가 붙더라고요. 최근에 '시티홀'과 관련해 재미있는 게 있어요. 남자주인공 이름이 조국이었고 다른 주인공 이름이 이정도였어요. 이번 문재인 대통령 정부에 민정수석과 총무비서관 성함이 제 극중 캐릭터와 같아서 놀랐어요."
-많은 배우를 봤는데 누가 가장 잘생겼나요.
"실제로 본 최고의 얼굴은 이동욱이에요. 얼굴은 정말 최고에요. (이)동욱이에게 '넌 한민족에 피가 흐르지 않는 거 같아'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에서 나올 수 없는 얼굴이에요. 근데 그 친구 정말 재미있어요. 개그감과 센스가 뛰어난데 얼굴에 가려져서 안타까워요."
-김지원 씨도 두 작품을 함께 했어요.
"'상속자들' 끝나고 작업실에 (김)지원이가 찾아왔어요. 영화 '러브 액츄얼리'처럼 스케치북에 뭘 써 왔더라고요. '작가님과 작업해 영광이었다'며 본인이 CF 찍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본인 몸 만한 과자를 한 상자 들고 왔는데 눈물이 나려는 거에요. 너무 귀엽고 애틋하잖아요. 드라마틱한 장면을 선물해준 친군데 기억에 안 남을 수 없어요. 그러다가 '태양의 후예'를 기획하면서 전화를 했어요. 무슨 역할인지 얘기도 안 했는데 펑펑 울면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어요. 기획안 전달하고 대본 전달하고 캐스팅하는데 그 친구는 듣지도 않고 그냥 수락해서 윤명주를 연기했죠."
-신우철·강신효·이응복 세 명의 감독과 작품을 했어요.
"신우철 감독님과 가장 오래했고 저의 스승님이죠. 감독님은 하고 싶은거 다 쓰라고 하면서 긴장을 안고 가게 해요. '온에어' 장면 중 감독이 대본을 보며 작가의 대사에 동그라미 치는 장면이 나오고 실랑이하는게 있어요. 그게 실제 신우철 감독님이거든요. 앞에 있는데 동그라미 치면 긴장하고 눈빛을 보다가 어디선가 멈추면 거길 기억해둬요. 그렇게 절 트레이닝 시켜줬어요. 신우철 감독님이 저를 완성시켰고 강신효 감독님은 안정시켜줬어요. 이응복 감독님은 저를 긴장하게 해요."
-각각 인연이 남다르다고요.
"'백수탈출'이라는 드라마가 조기종영되면서 제 입봉작인 '태양의 남쪽'이 편성됐어요. 그때 '백수탈출' 조연출이 신우철 감독님이었어요. 이응복 감독님은 '상속자들' 쓸때 KBS 2TV '비밀'로 우리 작품을 이겼죠. 악연이 인연이 된 사람들이에요.(웃음)"
-올해 계획이 있나요.
"일단 '미스터 션샤인'을 손 댔으니 꾸준히 대본을 써야죠. 당장 그거 말곤 생각하는게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