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다시 펼친 19금 '스캔들'…손예진·지창욱·나나, 새 도전 [OTT 화제작]
문제는 인물들이 주고받는 심리전과 긴장감이 8부 내내 유지되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강렬한 사건이나 이야기의 새로운 변곡점은 많지 않고, 인물들의 미묘한 시선과 서신을 통해 드러나는 감정에 많은 시간을 쓰다 보니 이야기가 늘어지는 순간들이 생긴다. 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할지,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궁금증만으로 끝까지 시선을 붙잡아두기에는 흡인력이 다소 떨어진다.
인물들의 감정을 촘촘하게 따라가는 작품인 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차지하는 몫이 크다. '금기'를 넘어선 이야기를 담은 '스캔들'의 캐스팅 역시 신선하다. 손예진은 오랜만에 사극으로 돌아와 조씨부인을 연기했다. 시대의 벽에 가로막힌 상황에서 느끼는 씁쓸함과 답답함, 내기의 판을 주도할 때의 냉철함, 꼭꼭 눌러온 감정을 드러낼 때의 미묘한 표정까지 조씨부인을 한층 입체적인 인물로 완성했다. 지창욱은 한양 최고의 연애꾼 조원으로 분했다. 능청스러운 매력으로 시작해 내면의 불안과 예상하지 못한 깊은 감정에 속절없이 빠져드는 인물의 변화를 그려냈다.
나나는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해 영화 '스캔들'에서 전도연이 맡았던 인물을 자신만의 색깔로 그려냈다. 그간 강렬한 카리스마와 특유의 시크한 매력을 앞세운 캐릭터에서 강점을 보여왔던 그는 이번에는 사랑과 욕망 앞에서 흔들리며 변화하는 희연을 연기했다. 청소년관람불가 작품에서 과감한 연기 변신까지 시도하며 이전과 다른 얼굴을 보여주려 했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이 된 작품이다.
다만 나나의 화려한 비주얼과 시크하고 도회적인 분위기, 희연이라는 인물 사이에는 거리감이 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는 도전은 분명하지만, 그 변신이 인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는지에는 의문이 남는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21/0009180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