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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동궁', 남주혁x노윤서 '구원 서사' 남았지만⋯아쉬운 개연성·액션

무명의 더쿠 | 20:28 | 조회 수 229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은 부분에서 아쉽다. 재미가 없다거나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잘 만들었다고 할 수도 없는 '동궁'이다. 개연성의 부족이 가장 큰 이유이고, 액션 역시 만족도를 채워주지 못한다. '동궁'은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 시리즈 중 가장 크게 힘을 준 작품이었지만, 그 기대를 크게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남주혁과 노윤서의 구원 서사와 '작두 탔다'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조승우, 장영남의 연기 차력쇼는 '동궁'의 미덕으로 손꼽힌다.


한국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의복, 세트, 미술, 음악도 인상적이다. 미스터리한 느낌이 나는 궁궐, 어둡고 습한 기운이 가득한 연못은 극 전체 분위기를 형성하지만, 구천과 생강이 함께 할 때 발산되는 밝은 기운은 빛이 들어간 온화한 색감으로 표현해내 둘의 관계성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준다.


문제는 서사의 개연성이다. 귀신을 보는 구천과 귀신의 소리를 듣는 생강의 기본 설정값이야 그렇다 쳐도, 귀의 세계라는 세계관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으니 "왜?"라는 물음표가 생긴다. 게다가 반전에 반전을 주는 형식을 계속 반복하다 보니 긴장감이 떨어져 지루해지는 구간이 여럿 생긴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뼈대가 탄탄하지 못하니, 그 반전 역시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한다. 액션 역시 아쉽다. 구천의 액션이 굉장히 많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명장면으로 회자될 정도로 강렬하게 남는 장면이 없다. 그만큼 악귀와 귀의 세계가 주는 이미지 외에 '동궁'만의 차별화된 액션의 매력이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남주혁과 노윤서의 연기도 아쉬운 지점이 있다. 가슴 아픈 과거사가 있는 구천은 왕 앞에서도 거침없이 말을 내뱉고, 무거운 운명을 짊어지고 살아감에도 내면에 장난기가 다분한 인물이다. 남주혁도 이를 그려내기는 하지만, 다소 밋밋한 표현력 때문에 구천이 지닌 감정선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캐릭터의 매력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다. 노윤서는 상대적으로 감정 표현이나 표정 변화가 좋지만, 발음과 톤이 불안정해서 초반엔 극에 녹아들지 못하고 튄다는 인상을 준다. 물론 두 배우 모두 전작과 비교했을 때 연기적으로 성장한 지점이 있다. 하지만 사극 장르에서 조승우, 장영남이라는 대선배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연기적으로 밀리면 안 되는 주인공이라는 포지션에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구천과 생강이 완성한 '구원 서사'는 그 자체로 뭉클하다. 처음엔 티격태격하며 각자의 목적에 맞게 움직이던 두 사람은 어느새 "궁에서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되고, 서로를 살리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며 목숨까지 바치는 관계로 발전한다. 숱한 고난과 역경, 과거의 트라우마를 함께 이겨내며 끝내 서로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는 구천과 생강은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하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그 과정에서 돋보이는 것이 바로 생강 캐릭터다. 왕이나 대비 앞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는 건 물론이고, 명확한 상황판단으로 구천을 위기에서 구하는 진취적인 여성상을 제대로 보여준다. 극 중간중간 깜짝 등장해 귀여운 매력을 폴폴 날리며 구천의 구박을 온몸으로 받는 꺼먹살이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포인트다. 양기를 쪽쪽 빨아먹고 떡도 혼자 낼름 먹어버려서 "배은망덕한 놈"이라는 말을 듣지만, 꺼먹살이 역시 구천을 구해내며 '구원 서사'에 방점을 찍는다.


조승우와 장영남은 '동궁'으로 "연기란 이런 것이다"라는 걸 정확하게 보여준다. 조승우는 비밀이 많은 왕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게 몇 겹의 가면을 씌우는 작업을 탁월한 연기력으로 소화해냈다. 그의 정확한 딕션과 텐션을 높여주는 말의 호흡은 연기를 보는 재미와 안정감을 극대화한다. 말 한마디에 실리는 힘이 이렇게 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또 의중을 알 수 없지만 빨려드는 눈빛과 떨리는 안면 근육 역시 놀랍다. 대비로 변신한 장영남 역시 감탄이 절로 나오는 연기로 작두를 제대로 탄다. 그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 강렬하다. 사극 중에 이런 모습을 한 대비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장영남 아닌 대비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세자 역 곽동연도 비밀의 중심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후반 조승우와 곽동연의 비밀이 밝혀지는 독대 장면은 '연기 차력쇼'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https://m.joynews24.com/v/1986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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