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맨 끝줄 소년', 최민식·최현욱 美친 연기⋯올해 최고의 서스펜스
이보다 특별할 수 없는 '맨 끝줄 소년', 다음을 주세요 최민식의 명불허전 신들린 열연, 서스펜스 그 자체가 된 최현욱 6회 순삭, 대반전의 향연⋯완벽한 작감배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대반전의 연속이다. 최현욱의 과제를 기다리는 최민식의 허덕이는 마음처럼,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다. 그러다 마주한 이야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끝, 탄성이 터져 나온다. 극본, 연출, 연기, 음악 등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완벽한, 웰메이드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이다. 그래서 '다음'은 언제 나오나요?
26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연출 김규태, 극본 장명우)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최민식 분)가 강의실 맨 끝줄 소년 이강(최현욱 분)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의 글에 집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다. 후안 마요르가 작가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하며, 2012년 영화로도 만들어져 호평을 얻었다.
허문오는 20년 전 출간한 단 한 편의 소설 이후 새로운 글을 쓰지 못하는 실패한 작가다. 그는 친구이자 유명한 소설 작가인 김수훈(허준호 분)에게 열등감과 패배감을 가지고 있다. 국문학과 교수로 재임하며 학생들의 실망스러운 작문 과제에 "쓰레기"라고 혹평만 날리던 그는 어느 날, 한 학생의 글에 단번에 매료된다. 글의 주인은 늘 강의실 맨 끝줄에 앉는 학생 이강이다. 그의 글에서 섬뜩한 재능을 발견한 허문오는 제자를 키워 보고 싶다는 욕망에 이강에게 비밀스러운 개인 문학 수업을 제안한다.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무심해 보이는 이강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이야기는 두 사람의 개인 문학 수업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강이 쓰는 글은 그가 친구인 김세윤(이진우 분)의 집에서 보고 들은 것으로 이뤄진다. 처음엔 "지금 금 밟았다. 선 넘지 마"라며 이강을 바로잡던 허문오였지만, 이강이 계속 글을 쓰길 원하는 마음에 교수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까지 하며 이강을 돕는다. 그러던 중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강의 글을 향한 허문오의 집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그리고 소설의 수위도 회를 거듭할수록 세진다. 이게 현실인지, 허구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간다.
6회 마지막까지 방심 불가다. 어디서 반전이 터져 나올지 몰라서 숨죽이고 이강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메인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담긴 액자식 구성이 매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맨 끝줄 소년'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밸런스를 맞추며 팽팽한 긴장감을 안겨준다. 이는 곧 시청자들이 두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끊임없이 의심하고 빠져들게 만든다.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궁금증뿐만 아니라 인물의 심리를 깊게 따라가는 재미가 독보적이다.
특히 허문오를 쥐락펴락하는 이강의 의뭉스러움과 콤플렉스 덩어리 허문오의 지질함이 만나 펼쳐지는 대환장 시너지에 실소가 자연스레 터져 나온다. 그래서 이강의 이야기에 중독되어 희열, 분노 등의 격한 감정을 표출하는 허문오처럼,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어 계속 "다음", "다음"을 외치게 된다. 그리고 끝을 알 수 없는 인간의 욕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진한 여운의 결말까지, 완벽한 기승전결의 수작이다. 현실 속에 갇혀 있는 벽이자 정신적인 감옥을 표현했다는 문오의 서재, 이강의 판타지가 담긴 세윤의 호화롭지만 따뜻한 집 등의 공간과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음악이 주는 힘도 크다.
배우들은 그 어떤 극찬이 아깝지 않은 열연으로 극을 꽉 채운다. 특히 최민식과 최현욱의 팽팽한 연기 대결은 '맨 끝줄 소년'을 지탱하는 가장 강한 힘이다. 올해 상반기를 '왕과 사는 남자'의 유해진과 박지훈이 책임졌다면, 하반기는 단연코 최민식과 최현욱이라 단언할 수 있다. 그 어떤 설명이나 수식어도 필요하지 않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최민식은 그야말로 신들린 연기로 극을 장악한다. 이강으로 인해 서서히 미쳐가다 폭주하는 허문오의 서사를 최민식보다 더 잘 해낼 수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미친 열연을 보여준다. 명불허전 '연기 신'의 위엄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된다.
더 놀라운 건 이런 최민식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최현욱이다. 이강은 극 속 모든 인물을 쥐고 흔드는 인물이기 때문에 이를 연기하는 배우의 존재감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다고 너무 앞에 나서기만 하면 미스터리가 반감되기 때문에 그 선을 지키는 것이 필요한데, 최현욱은 섬세한 강약 조절을 통해 시청자들을 극으로 빨려들게 만든다. 그중에서도 눈빛과 표정 변화가 일품이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몰입할 때 더욱 진해지는 날카로운 눈매나 일순간 짓는 서늘한 미소는 사람을 잡아끄는 힘이 있다.
김수훈의 서재에 숨어 책 틈 사이로 지켜보는 눈빛이나 엄청난 것을 목격했을 때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들뜬 얼굴 등 순수함과 광기를 넘나들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김규태 감독의 "최현욱의 눈빛이 서스펜스 그 자체", 최민식의 "최현욱의 눈빛에 빨려든다"라는 극찬이 완벽하게 공감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 거북목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구부정한 자세나 팔을 늘어뜨리고 걷는 모습, 세밀한 시선 처리 등 관찰자적 특성을 제대로 살려낸 표현력도 놀라운 부분 중 하나다. 2002년생으로, 촬영 당시 그의 나이가 24살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열연의 향연이다.
두 사람뿐만 아니라 허준호, 김윤진, 진경, 조한철 등 이름만 들어도 믿음이 가는 관록의 배우들이 포진되어 있다는 것도 '맨 끝줄 소년'의 큰 매력이다. 여기에 한지은, 이진우, 정이서, 임재혁 등도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제 역할을 잘 수행해 극적 재미를 더했다.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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