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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맨끝줄소년 [TF리뷰] '맨 끝줄 소년', 문학인가 관음인가…반가움과 찝찝함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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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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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야기의 얼개 자체는 낯설지 않다. 재능 있는 제자를 발견한 스승, 그리고 그 재능에 매혹되는 멘토의 서사는 여러 작품에서 반복돼 왔다. 그러나 '맨 끝줄 소년'은 여기서 방향을 틀어버린다. 스승이 제자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자가 스승을 끌고 가며 기묘한 주도권 싸움을 시작한다.


허문오는 "네 글을 완성하는 걸 돕고 싶어. 왜냐하면 재능은 귀한 것이고 나는 너의 선생이니까"라며 개인 문학 수업을 제안한다. 그러나 그 순간부터 주도권은 이미 이강에게 넘어간 듯 보인다. "왜요? 절 좋아하세요?"라고 되묻는 이강은 태도부터 심상치 않다. 순진한 학생도, 반항적인 제자도 아니다. 상대의 속내를 꿰뚫어 보는 듯한 표정과 말투는 그 자체로 긴장감을 형성한다.


이처럼 작품의 가장 큰 강점은 최민식과 최현욱의 숨 막히는 호흡이다. 먼저 최민식은 허문오를 단순한 실패한 작가로 그리지 않는다. 질투와 열등감, 동경과 후회가 뒤섞인 복합적인 인물로 완성한다. 특히 대학 동기이자 성공한 작가 김수훈(허준호 분)을 향한 감정은 선망과 질투의 경계를 끊임없이 오간다.


허문오가 김수훈의 작품을 두고 "쓸 이야기가 없으면 더 이상 글을 쓰지 않는 게 낫지 않나"라는 취지의 질문을 던지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표면적으로는 문학적 비평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김수훈의 말을 되돌려주는 열패감에 가깝다. 최민식은 이를 직접적으로 터뜨리지 않고 미묘한 표정 변화와 흔들리는 시선 처리 등으로 허문오의 복잡한 감정을 촘촘하게 메운다.


덕분에 허문오가 이강의 글에 매료되는 이유 역시 단순히 재능 때문만은 아닌 듯 보인다. 어쩌면 그는 이강에게서 젊은 시절의 자신과 잃어버린 재능과 가능성을 발견한 것인지도 모른다.


최현욱의 활약 또한 괄목할 만하다. 앞서 캐스팅 소식 발표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던 최현욱이다.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 사이에서 비교적 신예에 가까운 최현욱이 호흡을 맞추며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모았다.


그리고 최현욱은 기대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김규태 감독과 최민식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극 중 이강은 쉽게 설명되지 않는 의뭉스러운 인물이다. 무심한 얼굴로 상대를 관찰하고, 상대가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정확히 던지면서도 자신의 속내는 끝내 드러내지 않는다. 최현욱은 이 미스터리한 캐릭터를 안정감 있게 소화한다.


특히 누군가를 흥미롭게 관찰하는 시선을 오롯이 눈빛만으로 표현해 내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음침하고 속내를 알 수 없는 캐릭터의 결을 세밀하게 살려낸 것. 이에 지난 2023년 공개된 U+모바일tv '하이쿠키'에서 반전이 있는 인물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것보다 한층 더 밀도 높고 내밀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처럼 '음흉함'이라는 다소 어려운 영역마저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으로 소화하는 최현욱 성장은, 이번 작품을 통해 그의 새로운 인생 캐릭터가 탄생할 것을 기대하게 만든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최민식은 "문학적인 향기가 나는 작품이 그리웠다"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 '맨 끝줄 소년'은 자극적인 사건 중심의 여타 장르물과 궤를 달리한다. 사건의 해결보다는 인물 간의 다층적인 관계와 심리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이에 시작부터 '애정보다 질투가 먼저였다면, 그 관계에도 친구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가본 적 없는 곳을 그리며 향수를 느낄 수 있을까? 만난 적 없는 사람을 생각하며 그리움에 젖을 수 있을까?' 등 이강의 내레이션으로 끊임없는 화두를 던지며 서사에 묵직함을 더한다.


깊이 있는 향취는 분명 반갑다. 그러나 이 반가움 뒤에는 지우기 힘든 찝찝함이 동반된다. 작품 초반은 이강의 시선을 따라 전개되는데, 그 시선이 유일한 친구인 세윤(이진우 분)과 그의 부모(김종태·문정희 분)의 사생활을 관찰하고 관음하는 데 닿아있기 때문이다. 부부의 사적인 공간과 정상적인 스킨십마저 관음의 시선으로 묘사하는 장면은 캐릭터의 음침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도 해도 '이 시선을 어디까지 따라가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안긴다.


과거 관음조차 예술의 이름으로 포장되던 시대의 시각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느낌은 초반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 끝줄 소년'을 쉽게 놓을 수 없는 이유는, 이 불편함이 단순한 자극이 아닌 거대한 서사의 빌드업일 가능성을 품고 있어서다. 작품은 궁극적으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고 해석하고 집착하는 인간들의 본질적인 욕망과 그로 인한 파멸을 정조준한다. 이강은 왜 그토록 타인의 삶에 집착하는지, 또 허문오는 왜 이 위험한 글 속으로 자진해 걸어 들어갔는지에 대한 해답은 결국 남은 후반부 서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찝찝함에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1회부터 6회까지 끝까지 정주행으로 즐겨야 한다"던 최민식의 호언장담처럼 2회까지 남긴 이 묘한 불편함과 의문들이 6부작 전체를 관통했을 때 어떤 카타르시스로 변모할지, 혹은 인간의 욕망을 얼마나 섬뜩하게 증명해낼지 지켜볼 일이다.


https://naver.me/FYrXnv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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