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신작 [가능한 사랑], ‘2주 선개봉’ 승부수…아카데미 출품 조준
거장 이창동의 8번째 연출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가능한 사랑’이 내년 아카데미를 겨냥한 듯한 장기 플랜에 시동을 건 인상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에 따르면, ‘가능한 사랑’은 최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부여받고 개봉 준비에 돌입했다. 영등위는 성적 맥락에서의 신체노출과 일부 행위가 직접적으로 표현됐다는 점을 등급 부여 사유로 설명했다. 상영 시간은 164분 2초. 이창동 감독의 연출작 가운데 가장 긴 러닝타임이다.
OTT 독점 공개 작품은 통상 영등위 등급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가능한 사랑’은 올해 3분기 극장에서 ‘2주간 선개봉’한 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는 방식을 택하며 등급 심사를 진행했다. 이런 극장 선개봉 전략은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카데미 규정상 출품작은 상업 영화관에서 최소 7일 이상 연속 상영돼야 한다. 실제로 제작사 측은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주관하는 내년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작 공모에 ‘가능한 사랑’을 제출했다.
아카데미에 앞서 ‘가능한 사랑’은 9월 개막하는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도 노리고 있다. 초청이 확정될 경우 이창동 감독은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수상한 이후 24년 만에 베니스 경쟁 부문에 복귀하게 된다.
작품을 둘러싼 또 다른 관심사는 세계적인 영화 프로젝트와의 연관성이다. ‘가능한 사랑’에 대해 공개된 내용은 직장에서 해고된 노동자 부부(설경구, 전도연)와 부유한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조여정, 조인성)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는 짧은 시놉시스 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폴란드 프로듀서 마치에이 뮤지얼이 외신 인터뷰를 통해 “고(故)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대표작 ‘데칼로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글로벌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가능한 사랑’이 그 일환”이라고 밝혀 글로벌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원작 ‘데칼로그’는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이 1988~1989년 선보인 10부작 TV 시리즈로, 성경의 십계명을 주제 삼아 현대인이 마주하는 윤리적 딜레마와 선택의 순간을 통해 인간 존재를 탐구한 작품이다. 이번 재해석 프로젝트는 세계 각국의 대표 감독들이 ‘데칼로그’의 각 에피소드를 각자의 문화와 시선으로 읽어내려는 시도다. 프로젝트의 첫 작품인 아스가르 파라하디(이란) 감독의 ‘패럴렐 테일즈’가 5월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