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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씨네21] '살목지' 김성안 촬영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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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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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목지>가 개봉 50일 만에 누적 관객수 323만명(5월27일 기준)을 돌파하며 장르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남아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데, 이는 “진짜 무섭다”라는 입소문의 영향이 크다. 갑자기 관객을 놀라게 하는 대신, 발목부터 천천히 차오르는 저수지의 물처럼 느리게 긴장감을 쌓아가는 공포. 그 감각을 완성한 것은 김성안 촬영감독의 카메라다. 그는 관객을 살목지 안에 가둬두기 위해 어둠을 설계했다. 사위를 가늠할 수 없는 살목지의 어둠 속에서 카메라 역시 서서히 거리를 좁혀온다.



- 촬영 전 공포를 주는 방식에 있어서 이상민 감독과 어떤 논의를 했나.
= 이상민 감독이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밝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상업영화들은 밤 신도 밝혀놓고 찍는데, <살목지>는 깜깜해서 아예 안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을 정도다. “어두우면 아무것도 안 보일 텐데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웃음) 얼마만큼 보여주고 얼마만큼 보여주지 않을지에 대한 얘기들을 많이 나눴다. 살목지에서의 어둠과 공간을 어디까지 보여주고 보여주지 않을지. 그리고 살목지의 귀신은 물귀신이지 않나. 얼마나 오래 물속에 있었던 귀신인지부터 시작해서 귀신의 형태를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여주거나 감출지를 의논했다.



- 어둠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근사치의 답은 뭐였나.
= 일단 기본적으로 환경의 조도를 굉장히 낮게 해서 주변의 빛들을 보이지 않게 하면 무서운 것보다 답답함이 먼저 올 것 같았다. 그래서 디테일한 부분은 앰비언스를 약하게 가고 주인공들이 들고 다니는 플래시 불빛으로 주변을 가늠하도록 하는 보조광을 썼다.



- 살목지라는 공간을 더 무섭게 보여주기 위한 장치는 없었나.
= 살목지는 그냥 봐도 무섭다. 수초들이 머리 모양으로 나무 위에서 흐트러져 있다. 그 공간 자체가 괴기스러워서 그걸 강점으로 봤다. 영화는 공간 안에서 인물의 감정을 어떻게 보여주는지가 중요하다. 공간 안에서 인물이 느끼는 감정, 공포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인물이 뛰면 카메라도 같이 뛰면서 다급함을 보여줬고, 인물이 뒤를 돌아보거나 가만히 있을 때조차 카메라는 미세하게 움직였다. 살목지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관객들이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긴장감’을 느끼도록.



- 촬영 전에 살목지 답사를 갔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나.
= 실제 살목지로 가는 길은 무척 좁다. 살목지 외에 다른 저수지에서도 촬영을 병행했는데 일단 거기는 통신이 안된다.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소금을 주머니에 넣어서 갔다. 흉흉하고 무섭다는 소문을 많이 들어서. (웃음) 촬영에 들어간 후에는 무조건 두명씩 다니게 했다. 근거리나 화장실 가는 것도 절대 혼자서 안 갔다. 통신이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주로 무전기로 소통했고, 다니는 길은 러버콘으로 체크했다. 그래도 촬영하는 공간은 정해져 있어서 그 안에서는 문제가 없도록 기본 여건을 만들고 촬영을 시작했다.



- 인물들이 살목지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차량을 버드아이뷰로 찍었다. 누군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카메라 렌즈로 왜곡돼 보이는 구상을 했는데 이유가 있나.
= 살목지 자체가 한번 들어가면 나갈 수 없다는 설정이다. 버드아이뷰가 구 형태로 되어 있어 어디를 향해 가는지 방향을 알 수 없는 게 특징이다. 그러니까 너네들 아무리 돌아다녀봤자 빠져나갈 수 없어, 그런 느낌을 감독님이 제안해주셨다. 한번 들어오면 빠져나갈 수 없고, 어디로 가면 좋을지 알 수 없는 답답함을 주고 싶었다. 관객도 주인공과 같이 살목지에 갇힌 느낌을 주기 위한 구도가 많았다.



- 도주 장면도 부감으로 촬영했다. 관객이 귀신의 시선이 되어 그들을 지켜보는 느낌이다.
= 물가, 숲에서도 롱숏으로 누가 지켜보는 듯한 장면이 많다. 그리고 인물이 죽임을 당한 후 꼭 직부감숏이 나온다. 직부감은 무조건 그 프레임 말고는 보일 수가 없는, 그냥 딱 갇혀 있는 느낌을 준다. 인물이 죽을 때마다 직부감숏을 써서 인물을 프레임 안에 가뒀다. 처음엔 누가 멀리서 바라보는 느낌이었다면 점차 카메라가 좁혀가면서 인물에게 가까워지는 식이었다.



- 촬영 전 공포영화를 챙겨봤나.
= 공포영화보다는 스릴러를 봤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같은 작품들. 호흡이 느린 스릴러물을 많이 보면서 점층적으로 긴장이 쌓이는 리듬을 생각했다. 이 영화는 관객이 살목지의 방향성을 읽기 시작하면 안된다고 봤다. 주인공이 오른쪽으로 가는데 관객이 “야, 왼쪽으로 가야지!” 하고 속으로 답답해하면 안된다. 그래서 차 안에서는 여기가 어딘지 모르게 주변을 어둡게 하고 내비게이션 불빛에 의지하게 했다.



- 수중 촬영보다 수면 촬영이 더 위험했을 것 같은데.
= 수중 촬영은 차라리 나은데, 수면 촬영은 발이 어디까지 들어갈지 예측이 안돼 저수지 근처를 보강 작업했다. 물의 깊이가 들쑥날쑥해서 철근으로 보강 작업을 하지 않으면 촬영이 불가했다. 배우와 스태프들이 물속에서 걸을 수 있도록 물밑 작업을 해서 동선을 만들었다. 그래도 바람이 좀 불면 유속이 생기더라. 촬영부는 저수지 풍경을 찍어야 할 때 작은 보트를 타고 움직였다. 보트들에 장비를 올려서 양쪽에 끈을 묶고 저수지를 이동했는데, 그래도 계속 떠내려가니까 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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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 안에서 촬영부에서 아이디어를 낸 부분도 많을 것 같은데.

= 보트가 그랬다. 매번 큰 배를 빌려서 촬영할 수 없어서 작은 보트를 빌렸다. 촬영팀이랑 그립팀이랑 제작팀이 머리를 싸매고 ‘어디까지 가능할지’ 철판 보강 작업은 최소한으로 하고 그외의 촬영은 보트로 이동해서 찍었다. 해내야 할 부분이 명확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집중해서 표현이 잘된 것 같다.



- 관객 입장에서 가장 무서웠다 하는 장면도 있지만, 촬영감독 입장에서 이건 진짜 어렵게 찍었다 싶은 장면도 있을 것 같다.
= 모든 장면이 힘들었다. (웃음) 수면 촬영을 물이 가슴 부분에서 찼을 때 시작하는데,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그리고 광량을 어디까지 지속할 것인지, 화면 안에서 플래시를 조율하고 귀신도 어디까지 보여줄 것인지 그런 부분을 결정하는 것도 어려웠다. 숲에서 조도 테스트를 많이 했다. 플래시 밝기, 광량, 광원 크기부터 테스트를 여러 번 해가면서 결정했다.



- 실제로 귀신이 나왔다는 에피소드는 없나.
= 아, 있었다. 꼬마 아이를 봤다는 스태프가 여럿 있었다. 배우가 밤에 돌탑을 쌓는 장면인데 저쪽에서 스태프들이 막 놀라더라. 지나가는 아이를 봤다고 하더라. 금방 사라져서 서로 “너 봤어? 봤어?” 이랬다. 미술팀 한명은 숙소에서 센서등이 혼자 계속 켜졌다 꺼졌다 했다더라. 누가 장난하나 싶어서 “야, 그만해!”라고 소리 지르니까 그때부터 불이 안 켜졌다고 하더라.



- 감독님에게는 그런 에피소드가 없었나.
= 내 경우에는 여러 번 놀라긴 했다. 누가 뒤에서 등을 톡톡 쳐서 보면 귀신 분장한 배우가 인사한다고 고개를 꾸벅 숙이신다. (웃음) 퇴근하기 전에 인사하려고 한 건데 그럴 때마다 깜짝 놀라고, 너무 무서웠다. 분장을 안 지우고 그러셔서.



- 이모개 촬영감독의 촬영부로 일한 작품이 많다.
= 이모개 감독님이 영상원에 다닐 때, 단편을 찍는다고 도와달라고 해서 그때부터 형, 동생으로 알고 지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때부터 이모개 형이랑 일하다가, 장진 감독의 <우리는 형제입니다>로 촬영감독을 시작했다.



- 이모개 촬영감독이 <남벌>로 감독 데뷔를 준비하고 있지 않나. 누가 그 작품의 촬영감독을 하게 될지 몰라도 무척 힘들겠다, 고 얘기되고 있다.
= 모개 형 촬영을 누가 하냐, 진짜 힘들겠다 혼자 생각했었는데, 내가 하게 됐다. (웃음)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모개 형이 얘기해서 바로 “하겠다”고 했다. 무척 치열할 것 같아도 서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재밌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



- 최근작 중 <탈주>도 육체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은데.
= 좀 이상한 얘기일 수 있는데, 되게 재미있었다. 촬영팀은 힘들었을지 몰라도 <살목지>도 그렇고 <탈주>도 그렇고 나는 항상 재밌다. 내가 상상했던 장면이 딱 화면이랑 맞아떨어질 때 아드레날린이 확 나온다. 그럴 때 감독님, 배우, 촬영감독이 서로 눈을 마주친다. “나왔다!” 이런 표정으로. 그럴 때 정말 재미있다.



- <파반느>는 아날로그한 감성으로 촬영했다.
= 시나리오를 받으면 ‘감정이 괜찮은지’부터 본다. 이 공간의 느낌이 어떤 건지, 우리가 어떤 공간에서 이 주인공들을 만나야 되지, 하는 생각부터 든다. <파반느>는 두 청춘이 지닌 감정을 잘 담아내야 한다고 봐서, 배우들의 표정을 많이 캐치하려고 했다. 로맨스도 공포도 궁극적으로는 배우의 감정을 잘 담아야 한다. <파반느>는 필름 룩을 연구했다. 사랑이란 매체는 존재는 하되 볼 수 없으니까, 이 사랑은 쨍한 디지털보다는 덜 샤프한 느낌으로 80년대 홍콩영화를 떠올리면서 찍었다.



- <살목지>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나.
= 첫 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살목지에서 처음 밤이 깔리는 물수제비 장면이다. 주변이 확실히 어두워지면서 귀신의 형태가 왔다 갔다 하는데 무섭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장면은 물수제비 소리도 그렇고 지금 봐도 무섭다.



- 본인이 촬영했는데도 무섭게 봤나.
= 이 다음 컷에 뭐가 나오는지 솔직히 다 아는데, 그래도 놀란다. (웃음) 내가 여러 번 본 관객 중 한명일 텐데 그래도 놀라는 걸 봐서는 리듬이 좋다고 느낀다. 음악, 편집, 다 도와주셔서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다.



- 촬영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태도는 뭐라고 생각하나.
= 첫 번째가 소통. 감독님과도 소통해야 하고, 각 파트가 협업을 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촬영감독의 역할이다. 그리고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공간도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딜 가서 이 공간이 가지고 있는 감정, 그 안에서 배우들도 리듬을 가지고 호흡하고 연기가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배우의 감정을 많이 포착하는 게 내가 촬영할 때 하는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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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 해시계 애플리케이션


외부 촬영을 할 때 톤의 일관성을 만들려면 해시계를 봐야 한다. 해가 넘어갈수록 색의 온도가 바뀌는데 그걸 많이 체크한다. 헌팅 가서 봤던 공간과 촬영할 때의 시간대가 달라 빛의 농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요즘은 시간대의 빛이나 그런 것들을 체크할 수 있는 앱도 많아졌다. 어떤 장면은 꼭 오늘 찍어야 할 때도 많지 않나. 그러려면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해서 해시계를 많이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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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2025 <소주전쟁>


2024 <파반느> <탈주>


2023 <파일럿>


2020 <대외비> <도굴>


2018 <완벽한 타인> <악질경찰>


2016 <미씽: 사라진 여자>


2014 <우리는 형제입니다>



https://naver.me/GWWfJ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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