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제일 중요하고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기범이가 죽는 장면이다. 엄청 덥고 시간적인 여유가 없이 찍었던 기억이다. '살인자면 죽여도 되고 죽는 걸 지켜봐도 되고 죽은 다음에 가도 되는데 이 사람은 도대체 왜 울고 도망을 칠까' 너무 헷갈리더라. 작가님도 상상해서 이 장면을 쓴 것 아닌가. 그 순간은 (배우로서) 이유가 필요했다. 기범이 태주 지원이 세 사람은 나에게 방패 같은 존재, 내가 마음껏 살인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이 사람들 앞에서는 하늘이 무너져도 좋은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범이가 '왜 그랬냐'고 할 때 내 앞에 방패가 부서진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배우로서 거둔 성과가 있다면.
▶형체도 모르고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을 연기해야 했다. 배우로서 나를 걸고 연기를 해야 했는데 그걸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분명히 (배우로서)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기가) 조금 넓어진 것 같다. 보이는 내 모습이 애정이 가지 않아서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작품 잘 되고 나도 고생했다' 이런 마음이 안된다. 잘 된 건 감사한데 참. 이 인물이 사랑받지 않아야 하니까, 쉽지 않았다.
-또 이런 실제 인물을 연기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다. 오히려 존재하지 않는 악인을 하라고 하면 자신 있다. 실제 인물이면 고민이 많이 될 것 같다.
-인터뷰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내 연기로 속상하신 분들이 있다면 죄송한 마음이다. 감독님에게 실제 피해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우리가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많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험한거 삼켰다고 뱉으라 그랬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