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몸과 청춘의 시간을 얻었어도 몸이 바뀌어 잃은 것도 있다. 그건 바로 강용호라는 존재 자체가 가진 힘이다. 그는 그저 이 최성그룹의 인턴사원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 점이 시청자들에게는 사이다 성장드라마를 기대하게 만든다. 현 위치와 올라가야 할 자리 사이의 간극을 회장이 되기까지의 경륜을 가진 강용호가 하나하나 뛰어넘어 성장하고, 나아가 저 개차반 자식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이 보고 싶어진다.
인생 2회차를 다루는 아는 맛 드라마지만, 일단 그 판타지의 맛이 끌리는 건 사실이다. 특히 혈연 세상이고 현실이 가로막는 성장의 사다리가 끊겨 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는 앞으로 강회장이 빙의된 이 신입사원이 초고속으로 이뤄낼 성공의 과정이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기대하게 한다. 그 기대를 드라마는 정확히 짚어내고 고구마는 짧게 사이다는 확실하게 펼쳐나간다.
황준현이라는 신입사원이 됐지만, 모든 문서에 접근할 수 있는 아이디 비번을 알고 있고, 또 지팡이로 열리는 개인금고와 회장 전용 엘리베이터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강용호는 마음대로 그곳에 들어가 거기 쌓여있는 돈들을 쓸 수 있게 됐다. 몸이 코마 상태에 있는 것만 빼놓고 강용호는 사실상 다 얻은 셈이다. 젊은 몸과 부 그리고 시간까지.
자신을 그렇게 만든 자식들에 대한 복수극이 주는 사이다 전개가 드라마를 끌고 가는 추진력이지만, 여기에는 기성세대의 경륜과 젊은 세대의 열정과 패기가 한 몸으로 합쳐져 이뤄내는 세대 통합적인 판타지도 담겨 있다. 가난하게 축구선수의 꿈만을 꾸며 달려왔던 성실한 젊은이의 몸으로 모든 걸 다 이뤄본 강용호 회장이 들어옴으로써 만들어진 환상의 신구 세대 콤비랄까.
강용호 회장의 기대하라는 전언처럼 아는 맛이지만 시원한 사이다가 기대되지만, 이 드라마는 동시에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2회차를 통해 되돌아보고 참회하는 시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아무것도 없이 살아온 흙수저의 청춘의 삶을 경험하면서 오로지 사업 성공과 돈만 보고 달려왔던 강용호 회장은 어떤 후회와 변화를 보여줄까. 사실 더 기대되는 대목은 바로 그 지점이다.
정덕현 칼럼인데 신구 세대의 콤비 이 표현 좋은거 같아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