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대 수아를 뺏기지 않아. 그녀는 나의 조선이니까”
친일파인 아버지가 부끄러웠다.
판사인 아버지 뜻에 따라 동경대 법학과에 다녔고 , 훗날 법관이 되어 집안의 죄를 씻으려 했다.
그러나 동경에 지진이 터지고 조선인 학살이 자행되자 제 민낯을 보게 된다.
그 비극은 들킬까 두려운 트라우마가 되었고 씻을 수 없는 죄가 되었다.
신분을 속인 채 고래별에 입단한 건 속죄를 치르기 위함이었다.
고래별의 첩보활동은 소리 없는 전쟁이지만 의현 눈빛은 선하고 고요하다.
아직 손에 피를 묻혀본 적 없는, 독립운동 초심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어 일어 영어에 능통하여 고래별에서 몇 안 되는 엘리트 구성원으로
사진관을 맡아 운영하며 첩보 사진과 암호 해독을 전담한다.
파트너는 형이라 부르는 송해수다. 해수는 의현의 순수함을 아꼈다.
세상 끝까지 서로를 지키리라. 이 믿음만이 두 사람의 안식처였다.
하지만 수아가 나타나면서 둘의 관계는 뒤틀리고 수아를 지켜야 하는 의현은 청년에서 남자로 거듭난다.
의현에게 수아는 생명의 은인이다.
총 맞아 바다에 빠져 죽어갈 때, 인어처럼 헤엄쳐와 자신을 구해줬기 때문이다.
달빛 아래 나란히 섰을 때 의현은 수아에게 반했지만 그땐 몰랐다.
해수가 수아를 독살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믿음이 박살난다.
의현은 배신감에 휩싸이지만 제 상처보다 수아가 우선이었고 세상과 해수로부터
그녀를 지키는 일이 중요했다 . “ 내가 이 여자를 사랑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