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에서 정현은 차세계와 처음 만났다.
귀족들 사이 천민 출신 사배자(사회적배려대상자)의 학교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썩은 우유가 캐비닛에 쏟아지고,
신발장에 운동화가 사라져도 꾹 참았다. 아들이 슬리퍼 신고 하교하는 걸
모르는 엄마는 공부 잘하는 아들을 대견해했으니까.
하루하루 견딤의 연속인 정현에게 처음 손 내밀어 준 건 차세계였다.
가끔 도서관 갈 때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을 부러운 눈길로 봤던 것도 같고.
엄마 없는 놈이 엄마 하나 있는 놈을 좀 봐준 건가.
그 인연으로 주치의까지 되고 보니 길냥이한테 간택당한 건가 싶기도 하다.
없이 자랐어도 정현의 처방은 항상 ‘기승전 사랑’이다.
차세계는 불만이지만, 진실로 사랑이 구원이라 믿는다.
세계가 손내민 계기? 그런 것도 잠시나마 보고 싶은데
문도한테 당하는 자기 모습이 투영돼서 보여서 그랬을까 ㅠㅠ
둘이 상담하다가 언핏 나와도 좋을 거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