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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씨네21] '교생실습' 한선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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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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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도시여자들> <놀아주는 여자> <파일럿> <퍼스트 라이드>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까지. 최근 한선화가 배우로서 주는 신뢰는 앞장서서 돌파하는 매력에서 비롯된다. 할 말이 있으면 하고, 행동해야 할 때는 주저하지 않는 유쾌, 상쾌, 통쾌의 여자. 밝음을 안다는 건 어둠 또한 이해한다는 뜻. <창밖은 겨울> <교토에서 온 편지> 같은 독립영화에서 보여준 외롭고 서정적인 얼굴은 한선화가 감정을 해독하는 데 능한 배우임을 시사한다.


5월13일에 개봉한 김민하 감독의 <교생실습>에서 한선화는 모교 세영여고에 부임한 열혈 교생 은경 역을 맡았다. 제자들이 요괴 이다이나시(유선호)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좋은 성적을 얻으려 하자, 선생 된 도리로 요괴와 담판을 지으려 한다. 무서워도 학생들을 제 등 뒤에 두고 결코 물러서지 않는 은경은 한선화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캐릭터이기에 시종일관 반짝인다. <씨네21> 스튜디오를 찾은 한선화에게 귀신들과 ‘죽음의 모의고사’를 푸는 은경처럼 ‘한선화 모의고사’를 함께 풀어보자고 제안했다. <교생실습>과 한선화에 관한 문제들로 채워진 종이를 앞에 두고 나란히 앉아 대화했다. 이어지는 인터뷰에 그 내용을 옮겼다. 다 읽고 나면 ‘한선화 영역’에 대한 이해가 자연스레 깊어질 것이다.



- 1번 문제다. 올해 <교생실습>으로 참석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보기 중 골라달라.
= 2번, 만난 사람. 짧은 1박2일 일정이었지만 김민하 감독님을 만났고, 하반기 개봉예정인 <낮과 밤은 서로에게>(가제)의 김종관 감독님과 전에 작품을 함께한 연우진 선배와 셋이서 잠깐 봤다. <교생실습> 팬들과 얼굴 보고 인사도 나눴고. 나는 내 작품으로 영화제를 찾는 걸 정말 좋아한다. 전주는 이전에 <창밖은 겨울>로 와봤고, 부산국제영화제는 <교토에서 온 편지>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걸스 인 더 케이지>로 가봤는데 전부 즐거운 기억뿐이다. 잠깐, 중복 체크도 될까? 1번, 음식도 하겠다. 그 유명한 현대옥에서 콩나물국밥을 먹었는데 깔끔하니 내 취향이었다. 하기 까다롭다는 수란도 올려주고. 먹을 거 얘기하니까 갑자기 기운이 솟는다.



- <교생실습> 시나리오의 첫 느낌에 관한 문제가 2번이다. 읽으면서 어떤 감정이 들었나. 웃기다, 무섭다, 슬프다, 이상하다 중에서는 아무래도 ‘이상하다’가 아닐까 싶은데.
= (기타란에 적으며) 특이하다. 극 중 벌어지는 상황과 대사, 수리 귀신 같은 존재들이 너무 개성적이라 읽으면서도 퍼뜩 이미지가 그려지거나 톤 앤드 매너가 바로 잡히진 않았다. 그래서 이 텍스트가 어떻게 영상화될지 궁금했고, 이 이야기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감독님에게 직접 듣고 싶어졌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감독님의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이 개봉한 거다. 지금 품은 궁금증이 해소될까 싶어 영화를 봤는데, 아직 장르영화 경험이 없던 내게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게 한 작품이었다.



- 여러모로 김민하 감독과의 대화가 절실했겠다. 직접 만나서는 무엇을 물었나.
= 첫 미팅 때, 설득의 시간을 가졌다.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인 건 분명했지만 실제로 뛰어들기 위해선 확신이 필요했다. <교생실습>의 세계관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 신과 대사의 의미는 무엇인지 자세하게 물었는데 감독님이 망설임 한번 없이 명쾌하게 답해주셨다. 들을수록 머릿속에 가득했던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었다. 그렇게 두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이 감독님은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확신이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



- 여기서 주관식 질문. 은경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갔는지 듣고 싶다. 옛 서당 훈장을 삼킨 듯한 말투는 어떻게 탄생했나.
= 훈장 말투는 시나리오에 적혀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뿐만 아니라 캐릭터 묘사 자체가 워낙 디테일해서 그걸 어떻게 잘 살릴지 고민했다. 특히 신경 쓴 건 B급 코미디를 의식해서 연기하지 않으려 한 점이다. B급 정서를 살리겠다고 뭘 더하는 순간 경로를 이탈한다. 예컨대 은경이 부임 첫날 교문 앞에서 기쁜 마음을 “개쩌는데”라고 표현하는데, 이 대사를 괜히 코믹하게 뱉거나 작위적인 제스처를 더하면 이상해지는 거다. 해당 신에서 인물이 느끼는 감정에만 집중하면 된다.



- 은경이 교사가 된 이유에 대해서도 고민했을 것 같다.
= 다들 그렇겠지만 배우는 자기가 맡은 인물의 서사를 충분히 가지려고 한다. 은경의 과거는 시나리오 곳곳에 들어 있는 힌트들을 바탕으로 상상해서 하나의 줄기로 엮었다.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에 열심히 공부했다”는 대사가 있으니 분명 모범생이었을 거다. 은경이 학교에서 예전에 자신을 가르쳤던 담임선생님을 만나고, 그분의 반에 들어가게 되면서 감개무량해하는데 아마 학창 시절, 그분 같은 좋은 선생님을 보며 교사의 꿈을 키우지 않았을까 싶었다. 학교의 뉴페이스이니 의욕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고, 교생 특유의 풋풋함과 친근함도 풍기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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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부터 마지막까지는 장면 비하인드 문제다. 은경과 제자인 흑마술 동아리 학생들은 요괴 이다이나시를 만나기 위해 귀신들과 대결한다. 언어 귀신과의 대결 신에서 은경은 언어 귀신을 처음 보고 화들짝 놀라 그의 뺨을 때린다. 놀라고 때리는 타이밍과 강도가 탁월해서 웃었다.

= 때리는 건 내 아이디어였다. 귀신을 코앞에서 본 상황이라 질겁했을 테니 자동 반사처럼 저항하는 리액션이 나올 법했다. 또 그렇게 한번 쳐줌으로써 이 신에 필요한 생동감이 채워질 것 같았고. 다행히 때리는 장면은 한번에 끝났다. 독립영화 현장은 빠듯한 일정이라 모두가 일심동체가 될 수밖에 없는데 그만큼 집중력도 높아서 오케이도 빠른 편이었다.



- 퀴즈 귀신에게 은경은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빵은?”이라는 퀴즈를 내고 “오빵”이라고 답한다. 자, 본인의 개그 취향에 맞는지 솔직하게 말해달라. (웃음)
= 어유, 썰렁한 아재 개그. (웃음) 그런데 감독님의 실제 경험담이라고 하더라. 빵집에서 일하던 옛 애인이 그런 퀴즈를 냈다던데 애정이 담긴 표현이라 사랑스러웠을 것 같다. 귀여운 퀴즈 귀신의 캐릭터성과 잘 어울리기도 하고. 여기서도 내 의견이 반영됐다. “오빵”이라고 말할 때 은경이 하는 꽃받침 포즈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해본 것이다.



- 이다이나시와 마주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어땠나. 여기서 “선생님이 학생을 지켜줘야지”라고 외치는 은경의 모습이 무척 멋있다.
= 이 장면의 설정이 이다이나시가 있는 곳에 들어가면 그가 쓰는 일본말을 자연스럽게 알아듣게 되는 것이었다. 개연성보다 세계관을 밀고 나가는 영화이긴 하지만 이럴 경우 관객이 헤맬 수도 있겠더라. 은경이 관객의 마음을 대신 공감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왜 내가 당신 말을 알아듣지? 진부한 설정데쓰네” 같은 대사를 먼저 치고 들어갔다.



- 후반에 은경의 멋진 장면이 또 있다. 이다이나시가 왜 당신은 학생을 포기하지 않느냐고 묻자 “교학상장. 스승과 제자는 함께 성장한다”라고 외친다.
= 이 대사 정말 좋지 않나. 우리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 대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무게감을 생각하며 정말 진지하게 임했다.



- 이제 2교시다. 한창 방송 중인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장미란 역을 맡았다. 보기 중 출연하게 된 결정적 이유를 고른다면.
= 1번. 박해영 작가님 작품이라면 무조건! <또! 오해영>과 <나의 해방일지>를 보며 작가님의 팬이 됐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대본은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보통 대본을 읽다 보면 다른 세계로 진입하는 느낌이 드는데, 이 작품은 경계가 없었다. 현실의 자리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제 드라마가 후반부에 접어들었는데 미란이가 배우로서, 또 딸로서 어떻게 자신을 증명해 나가는지가 본격적으로 나온다.



- 2번, 처음으로 연기가 재밌다고 느낀 작품은 무엇인가. 보기로 <신의 선물 - 14일> <창밖은 겨울> <술꾼도시여자들> <놀아주는 여자>를 준비했다.
= 1번, <신의 선물 - 14일>. 제니 역할을 맡았는데 아주 캐릭터성이 강한 인물이었다. 그만큼 현실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이때 대본을 읽으며 현장에서의 내 모습을 상상하던 기억이 난다. ‘여기 이 대사는 이렇게 말하고, 이때 리액션은 이 정도로 해야지’ 하면서 즐겁게 준비했다. <신의 선물 - 14일>은 연기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들어간 작품인데, 그렇게 빨리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됐다는 게 지금 돌아보면 참 행운이다.



- 마지막 문제다.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가 사랑받으면서 능청스럽고 코믹한 이미지가 생겼다. 요즘 이걸 깨고 싶은 마음이 큰가.
= 오히려 감사할 뿐이다. <술꾼도시여자들> 전에는 밝은 역할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아주 어두운 캐릭터, 아니면 앞서 말한 제니나 <구해줘2>의 고 마담처럼 센 역할이 내게 주어진 선택지였다. 그래서 화사하고 산뜻한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술꾼도시여자들>의 한지연이 때마침 찾아온 거다. 내가 바라던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그 인물이 대중적으로 큰 사랑까지 받았으니 더할 나위 없다. 이후로도 계속 밝은 캐릭터를 하고 싶어서 코미디 작품들을 선택했다.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안일하게 접근한 적은 한번도 없다. 밝다고 대표될 뿐 어디까지나 인물의 일부이고, 나머지 수많은 면과 차별성을 발견하려 했다. 그러한 노력이 내가 맡은 캐릭터들에 대한 예의이자 배우로서의 직업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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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기심이 많은 한선화 배우가 요즘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를 고르시오.


➀ 건강
➁ 문화
➂ 가족
➃ 정치
➄ 기타(요리)


해설_
건강과 가족, 요리는 늘 관심사다. 그중에서도 특히 요리에 푹 빠져 있다. 건강하고 맛있게 먹으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직접 요리를 하게 됐고, 이제는 한식, 중식, 양식까지 두루 할 줄 안다. 이 가운데 전문 분야는 한식! 각종 찌개류와 카레, 김치볶음밥은 자타공인 자신 있는 메뉴다. 요즘엔 명란젓을 활용한 요리를 즐겨 하는데, 간단하면서도 이것만큼 맛있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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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출연작 속 장소는?


➀ <창밖은 겨울>의 진해
➁ <교토에서 온 편지>의 영도
➂ <강릉>의 강릉
➃ <퍼스트 라이드>의 태국
➄ 기타


해설_①번과 ②번 중 도저히 하나만 고를 수 없어 둘 다 하겠다. 진해와 영도 모두 고즈넉하고 소박한 데다 고요한 분위기가 있는데 그 점이 참 좋았다. 평소 여행지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낭만도 충분했고. <창밖은 겨울> 하니 배경이었던 겨울의 버스터미널이 생각난다. <강릉>의 추운 해변도. <퍼스트 라이드>는 태국 날씨만큼 뜨겁게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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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금 떠올리면 가장 애틋한 캐릭터를 고르시오.


➀ <걸스 인 더 케이지>의 박하나

➁ <교토에서 온 편지>의 해영
➂ <구해줘2>의 고은아
➃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의 장미란
➄ 기타(<술꾼도시여자들>의 한지연)


해설_
다 애틋한데 그래도 지연이. <술꾼도시여자들> 대본을 받기 전에 공백기가 있었는데 그 시기를 조금 우울하게 보냈다. 그래서 처음에 많이 웃고 텐션을 끌어올려야 하는 한지연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라도 계속 밝게 지내다 보니 작품이 끝날 즈음엔 건강해졌다. 나를 살려준 동시에 연기적으로도 많은 걸 배우게 해준 캐릭터라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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