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도 파리의 연인에서 대사 많이 고쳐서 김은숙이랑 충돌 많이 했다잖아.
근데 그건 일단 배우한테 주어진 우선순위 책임들, 행동들을 다 끝낸 후에야 할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해.
연기, 상대방과의 호흡, 작품에 대한 이해 등등 모든 게 다 선행되고 난 후에 할 수 있는 행위 같아. '배우의 일'이라는 건 드라마에 맞게 대사를 고치는 게 첫째가 아니라, 일단 받은 대사를 숙지하고 소화하는게 무조건 1순위잖아. 그 다음엔 작품을 이해하고 상대방과 소통하고 기타 등등. 이걸 다 했다면? 대사 고치는거 그것도 가능한거지.
(애초에 나는 대사 고치는 걸 생각도 못 할 거 같아. 연기, 상대방과의 합, 표정, 발성 기타 등등 신경쓰는 것만으로도 일단 엄청 힘들 거 같거든. 대사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작가)이 써줬을테니 당연히 믿고 드갑니다~ 이거지ㅋㅋ)
박신양 연기 지금봐도 하나도 안촌스럽고 발성, 오글거리는 대사 소화력, 상대방 표정에 따라 덩달아 움직이는 표정 기타 등등 연기를 너무 잘했더라. 상대방의 어색한 연기마저 박신양 덕에 어색해보이지 않을 정도의 연기였어.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은 자기 할 일을 다 끝냈기 때문에(완벽한 이해, 감정 조절, 캐릭터 이해 등) 대사 수정을 해도 노상관이라 이 말임
근데 1순위인 일들을 못했는데 2순위를 하면 그건 좀 아니다 싶은거지. 자기 일을 제대로 하고 나서야 남의 일(작가의 일)에 수정하고 참견하고 고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게 아닌가 한다는 거
회사에서도 내 일을 먼저 하고 나서 남의 일을 도와주거나 나한테 일을 가져와서 끝낸다던가 하잖아. 내 일이 '제대로' 끝나지 않았는데 남의 일 가져와서 내 일로 만들어놓진 않잖아.
그런 의미에서 아쉽고 또 그런 판을 만들어놓은 제작진 방송국 등등도 너무나 무책임하다고 생각하고. 배우들은 그렇다치고 제작진은 그냥 자기의 일을 안한거지. 대사 고치기 전에 상의도 해보고 해야지 그냥 응~ 그래~ 이건 직무유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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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한 김수현이 대사 고치는거 진짜 싫어한다고 하잖아.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론 배우가 자기 입에 맞게 고치는 것도 이해한단 말임? 물론 위에서 말한 것처럼 자기가 할 일 다 한 후에 고치면. 하지만 일단 대본은 작가의 일이고, 연기는 연기자의 일임. 대사를 똑같이 한다고 꼭두각시 소리? 그런 말 웃긴 거 같음. 그게 왜 꼭두각시임? 작가가 배우의 발성을 대신 해주는 것도 아니고 표정을 대신 써주는 것도 아닌데. 아무리 예술이네 뭐네 하더라도 각자에게 주어진 '첫번째 순서의 일'이 명백히 있음. 연기자가 아, 이 캐릭터는 이럴거야~이러면서 함부로 고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월권이라 생각해. 그만큼 자신 있어? 그럼 해~ 판단은 우리 시청자가 해줄게~ 라는 입장이야 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