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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부인 '21세기 대군부인' 옷자락이 먼저 말을 건넨다

무명의 더쿠 | 11:47 | 조회 수 617

의상 얘기 흥미로운 기사 있어서 가져옴☺️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연일 화제다. 입헌군주제가 유지된 가상의 대한민국. 평민 출신 재벌 성희주(아이유 분)와 왕의 아우 이안대군(변우석 분)이 만나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다름 아닌 ‘패션’이다. 이 드라마의 옷은 단순한 의상이 아니다. 권력이고, 신분이며, 곧 다가올 운명을 미리 말해 주는 언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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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 '탄일연(誕日宴)' 장면 속 어린 왕의 곤룡포와 이안대군의 단령은 특히 인상적이다. 왕의 흉배에는 발톱 다섯의 오조룡(五爪龍), 대군의 흉배에는 기린(麒麟)이 새겨져 있다. 패션에서는 이런 상징을 표장(標章)(an insignia)이라 부른다. 군복의 견장(epaulet), 명품 브랜드의 모노그램처럼 옷은 오래전부터 사람의 위치를 대신 말해 왔다. 특히 이안대군의 짙은 남색과 먹빛 회색 한복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축제의 옷인데도 화려하지 않음은 '빛나서도, 소리 내서도 안 되는 왕실의 차남'이라는 그의 운명을 색으로 보여 주는 듯 하다. 영어로는 이런 연출을 색조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기법(tonal storytelling)이라 한다. 색조로 인물의 심리와 운명을 암시하는 기법이다. 회차가 지날수록 그의 한복 색이 조금씩 밝아지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운명에도 빛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성희주의 패션은 첫 등장부터 새빨간 슈트였다. "나는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아직 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것이다.(It’s not that I don’t belong here. You’re just not ready to accept me yet.)" 패션 비평에서는 이를 파워드레싱(power dressing) 이라 부른다. 1980년대 미국 여성 임원들이 남성 정장의 어깨선을 빌려 권위를 표현하던 데서 시작된 말이다. 성희주의 셋업 룩, 트위드 재킷, 강렬한 레드 컬러는 모두 이 ‘파워 드레싱’의 한국식 변주다. 특히 궁중 예법을 배우는 장면 속 철릭 원피스가 압권이었다. 조선 시대 무관의 군복인 철릭(帖裏)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다. 전쟁터의 옷이 궁중 수업복이 되고, 그것을 입은 평민 여인이 대군부인이 되려 한다. 옷 한 벌 안에 드라마 전체 서사가 압축돼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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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색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대비의 절제된 옥색(jade green)은 정통성을, 성희주의 강렬한 레드는 outsider(외부자)의 도전의 도전을, 어린 왕의 황금빛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권력을 상징한다. 영어 평론에서는 이를 색체 상징(color symbolism )혹은 색을 서사 장치 활용 기법(color as a plot device) 라 부른다. 색을 서사의 장치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니 시청자께서는 성희주가 처음으로 왕실의 색인 청록이나 옥색 계열 옷을 입는 순간이 언제인지 생각해 보면 흥미롭다. 아마 그날이 그녀가 진짜 '대군부인'에 가까워지는 순간일 가능성이 높다. 옷이 먼저 그녀의 미래를 입어 보고 있는 셈이다.

 

(후략)

 

 

https://www.joynews24.com/view/1966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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