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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씨네21] '살목지' 리뷰 (약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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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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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평범한 사무실에 로드뷰 서비스 회사 ‘온로드미디어’의 직원들이 둘러앉았다. ‘살목지’라는 저수지의 로드뷰에서 이상한 형상이 발견됐고 관련 괴담이 쏟아지는 상황, 회사에선 빠르게 새 로드뷰를 촬영하기로 결정한다. 출장을 자처한 PD 수인이 급히 팀을 꾸려 저수지를 방문한다. 촬영을 준비하던 중 실종됐던 수인의 선배 PD 교식(김준한)이 돌연 팀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를 반기면서도 수인은 교식에게서 전에 없던 서늘함을 느낀다. 시간이 흐를수록 팀원들에게 이상한 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동료들을 돕고자 기태(이종원)가 후발 주자로 도착한다. 그런 기태마저 살목지의 이상한 기류를 감지한다.


오늘날 ‘미지의 장소’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성립 불가한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로드뷰에 잘못 표기되거나 내비게이션에 등장하지 않는 지역이 존재하고 이곳은 으레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해당 장소가 로드뷰에서 제외된 이유는 무엇일까. 더불어 발굴되지 않은 장소, 금기시된 장소에 발을 들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살목지>는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 영화다.


등장인물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간단하다. 기존의 오류를 대체할 새 로드뷰를 촬영하는 것. 수인과 팀원들은 필연적으로 살목지라는 공간을 탐색해야 한다. 로드뷰 촬영 업체 소속 경태(김영성)와 경준(오동민)은 가장 활발하게 살목지를 누비는 이들이다. 경태는 360도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인간의 시야를 벗어난 풍경까지 포착한다. 수인의 지시를 무시한 채 경태는 걸음을 옮기고, 기존 로드뷰의 인영이 오류가 아님을 증명하듯 카메라엔 정체불명의 물체들이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경태가 군락지와 같은 숲과 땅 위를 오간다면 경준은 해군 해난구조대(SSU) 출신임을 강조하며 겁 없이 물속으로 뛰어든다. 이들이 물귀신의 유인에 쉽게 걸려드는 건 이런 연유에서다. 경태와 경준이 무리하게 살목지의 저주에 맞서려 시도한다면 수인의 후배 성빈(윤재찬)과 호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세정(장다아)은 장비를 사용해 살목지를 파헤친다. 이들이 사용하는 고스트 박스, 모션 디텍터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귀신, 물체가 실제 존재함을 지속적으로 주지시킨다. 수인은 본인의 의심과 사건의 진실을 대조해나가는 자다. 먼저 살목지를 방문했던 그는 교식의 실종과 저수지가 무관하지 않다고 여기며 살목지의 모든 요소를 예의 주시한다. 여기에 뒤늦게 합류하는 기태까지, 자신들이 가진 모든 장비와 정보를 동원해도 살목지와 모호한 형체들의 정체를 간파할 수 없다는 사실이 시간이 흐를수록 명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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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없는 공포


전철역, 병원, 학교 등 공포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폐쇄적인 장소와 달리 살목지는 사방이 트인 곳이다. 그럼에도 인물들은 살목지를 벗어나기는커녕 같은 곳을 계속 배회할 수밖에 없다. 물과 땅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고, 물에 닿는 것은 곧 죽음과 다름없다는 사실이 이들을 옥죈다. 영화 속 법칙에 따라 물귀신의 외형도 강조됐다. 물귀신들은 사체와 같이 수면에 비스듬히 떠올라 있거나 뱃사람을 꾀는 세이렌처럼 기괴한 외형을 한 채 무리지어 움직인다. 물에 풀어진 수초처럼 신체의 일부만 드러내거나 물속을 가로지르는 소리로서만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들이 실재인지 환상인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은 물귀신을 두려워하면서도 정체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욕망을 드러낸다.


이상민 감독은 사람이 두려움을 느끼는 요소에 관해 고민하다 ‘죄책감’이란 감정에 도달하게 됐다고 말한다. “<끝까지 간다>와 같이 잘못을 숨겨야만 하는 설정이 주는 긴장감을 선호”한다고. 그래서인지 단편 <함진아비>를 연출할 때부터 이상민 감독은 죄책감을 느끼는 인물의 서사에서 이야기를 확장해나가곤 한다. <살목지> 역시 책임을 다하지 않아 동료에게 피해를 줬다는 수인의 죄책감이 발단이 돼 그를 살목지로 이끌었다. 성향과 괴담에 관한 인식, 귀신에 대한 두려움의 농도가 다양한 캐릭터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실체 없는 공포와 마주한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지만 계속 같은 곳에 회귀하고 반복해 희망이 배반당하는 상황이 이들을 절망에 빠트린다. 빠르고 격한 흐름에 맞춰 저수지의 저주 속으로 깊게 침잠한다. <살목지>는 전에 없던 새로운 공포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360도 카메라, 무빙 디텍터 등의 장비를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명제의 증거로 인용하고 그간 잘 등장하지 않았던 물귀신의 이미지를 다양하게 변주한다. 공포 장르의 클리셰를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액션영화처럼 촬영했다”(이상민)는 후일담에 걸맞은 스팩터클을 선사한다. 마지막까지 힘을 잃지 않는 공포영화가 오랜만에 우리 곁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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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칠 곳 없는 4면의 공포


<살목지>는 3면 스크린X 상영과 더불어 한국 극영화 최초로 4면 스크린X 포맷을 적용해 상영한다. 이상민 감독은 “<살목지>가 저수지가 지닌 분위기에 몰입하고 체험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 작품이기 때문에 공간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해 초기 기획 단계부터 스크린X 포맷 상영을 고려”했다고 전한다. 극장의 좌우 벽과 천장을 포함해 관객을 둘러싸는 4면 스크린X 상영은 관객이 눈 돌릴 곳이 없게 만든다. 한곳에 갇힌 채 저주의 진실을 목도해야 하는 캐릭터들의 공포감이 그대로 전달된다.



https://naver.me/GRDOFt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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