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재능이 있는 건 알았지만 순리대로 살았다.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직장에 들어가 무리 없이 살고 있던 와중에,
어떤 목마름에 어느 날 손목이 풀리는 대로 후루룩 써 내려간 시를 신춘문예에 보냈는데 그게 덜컥 당선되면서 그때부터 인생이 꼬였다.
직장을 그만뒀고, 시를 써서만은 먹고 살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대학원을 갔고,
교수 임용되고 나면 평생 시만 써야지 했는데, 똑똑했고 뜻해서 안 되는 거 없었으니까 당연히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끔찍한 무능의 끝을 경험하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때 진만이만 무너진 게 아니다. 동만이도 형 때문에 아무 데서나 눈물을 쏟고 다녔다.
혼자 살던 집에 동만이가 들어와 얹혀사는 것도, 위태위태한 자신을 돌보기 위함이라는 걸 진만은 모르지 않고… 그렇게 가슴에 돌덩이를 안고 술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산다.
시가 너무 잘돼버려서 그렇게된거였네...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