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cine21.com/news/view/?mag_id=109549
<레이디 두아>의 미정을 위해서는 지하로 내려와야 했다. 무적자 신세로 가죽 공장에서 일하는 미정은 특유의 손재주로 사라 킴(신혜선)의 눈에 든다. 사라 킴의 숨은 조력자를 넘어 사라 킴 자체를 욕망하는 파국으로 나아가며, 이이담은 다시 한번 자문했다. “왜 이런 슬픈 인물들을 자주 맡게 될까? 뉴스를 볼 때든, SNS를 볼 때든, 결국 내 마음은 분노와 억울함을 품은 사람들에게 움직이더라. 연기하기에 힘들고 부담스럽지만, 해내고 나면 그들의 이야기를 잘 토해낸 기분이다.” 극 중 드러나지 않은 미정의 과거사도 홀로 써내렸다. “요즘 시대에 주민등록증도, 스마트폰도 없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 개인적으로 설정해봤으나 그 전사는 내 안에만 품었다. 현장에서는 공장 식구들과 섞이며 미정으로 존재하려고만 했다.” 피로하던 얼굴이 화려해지는 과정은 “사라 킴을 흉내낸다기보다, 좋아하다보니 닮아간 것”으로 받아들였다. “혜선 선배의 독보적인 딕션을 따라 하기조차 어렵더라. 사라 킴과 같은 대사를 비슷한 말투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신 그 말을 뱉는 미정의 마음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미정이 흑화하기까지 쌓였을 절망감은 이해하지만, 사라 킴을 없애려고까지 결심한다는 건 안타까웠다. 미정은 마지막 파티를 가지 말았어야 한다.”
생생히 기억나는 내 캐릭터의 대사
“진짜와 구별할 수 없는데 가짜라고 볼 수 있나요?”
<레이디 두아>의 미정을 상징하는 대사를 오래 기억할 것 같다. 사실 <레이디 두아>는 오디션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김진민 감독님이 오디션 현장에서 “네가 가진 걸 믿으면서 노력해야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씀해주신 게 큰 자극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한마디로 이미 많은 걸 얻었는데, 미정을 연기할 수 있게 되자 정말 잘해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