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필 감독은 오랜 시간을 들여 세상에 나온 '파반느'에 대해 "정말 오래 준비했다. 10년은 된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 감독은 "보시면 아시겠지만 계절이 드러나는 장면이 많은 편이다. 80% 정도는 2024년 5월경에 찍었다. 이후에 아이슬란드 장면은 10월, 눈이 내리는 장면은 지난해 2월에 촬영했다"며 "지난해 5월에야 첫 편집본이 나왔는데 그때 넷플릭스에서 먼저 제안을 해줬다. 여러 고민이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길 바랐다"고 넷플릭스 공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온 것에 너무 감사한다. 아쉬운 점은 관객과의 대화를 못 한다는 점인 것 같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에 만족한다.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보면 좋겠다"고 작품에 담긴 진심을 전했다.

이 감독은 "질감 있고 까끌거리게, 매끈하지 않고 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파반느'가 아름답기를 바랐는데, 동시에 '아름다움이란 뭘까' 생각해 보게 되더라. 그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건 조금 불균질하게 그려내려 했다. 무엇보다 가장 컸던 콘셉트는 '사람을 따라가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박해준과 이봉련이 장식한 첫 장면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이 감독은 "경록의 부모님이라는 전사가 없이 오프닝을 보면 두 사람은 그냥 어떤 남자와 여자다"며 "매체에서 그려지는 멜로는 반짝거리고, 잘난 사람만 하는 느낌인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사람들은 다 사랑을 하고 살고, 또 사랑의 정의라는 것도 모호한 것 같다. 그래서 변두리 식당에서 일어나는 멜로의 모습을 영화의 오프닝으로 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 감독은 "원작 소설은 어떤 자본주의적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되게 소중하고 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다뤄지는데 그 부분은 제가 자신이 없었고, 또 소설에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 '파반느'에서 주목했던 부분은 '누군가를 만나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 그러다 또 헤어지고' 이런 부분이었다. 실제로 원작을 처음 읽었던 것이 내가 20대 끝 무렵을 보낼 때였는데, 책 속에서 그 공기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종필 감독은 '파반느'를 통해 닿고자 하는 종착지에 대해 전했다. 그는 "어쩌면 다른 영화들은 이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 반면 '파반느'는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다. 스스로만 아는, 어쩌면 나도 몰랐던, 그런 어떤 시절을 사는 개인의 모습을 비추면서 내밀한 무언가에 다가가고자 했다"며 "할 수 있는 걸 솔직하게 했다. 누군가에게는 닿을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닿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 멜로 영화들을 보면 영화를 본 분들이 자신의 시절을 떠올리는 평을 남기고는 하셨다. 그런 후기를 보면서 나도 꼭 이런 글들을 받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파반느'를 공개한 뒤 각자의 시절을 회상하는 후기들을 보고 울컥했다"고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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