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3월 《빅이슈》 𝗡𝗼.345
멜로의 속도로, 영화 <파반느> 고아성 데뷔 후 무수한 장르물에서 자기만의 얼굴을 각인시켜온 고아성이지만 필모그래피에 의외로 멜로가 많지 않다.
온 가족이 목숨 걸고 구하려 하는 딸로 분해서도 자기보다 약한 존재를 보호하려던 소녀(〈괴물〉)였던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누군가를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려는 얼굴을 하고 있다. 〈오피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에서 고아성이 맡았던 정직하고 정의로운 여성들은 어디 멀리서 깃든 게 아닌 언제나 고아성 자신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였다.
모두가 존경하는 위인인 독립운동가 유관순 역할을 해낸 후(〈항거: 유관순 이야기〉) 〈한국이 싫어서〉에서는 지긋지긋한 한국을 떠나려 하는 21세기 청춘의 얼굴을 대변했던 그가 이번에는 ‘야만의 시대’의 무례함을 정면으로 받아내는 역할로 얼굴을 바꾸어 나타났다.
아련한 조명을 잔뜩 흩뿌린 청춘 연애물이 아닌, 결핍이 있는 이들의 아픈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 〈파반느〉의 고아성은 멜로가 좋아서 멜로가 더 어렵다고 말한다.
Q. 영화에서 사랑은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는 상대가 잘 잤으면 하는 게 사랑이라고 하는데, 고아성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A. 사랑을 하면 혼자일 때 더 씩씩해진다. 그게 사랑의 가장 큰 힘 아닐까. 이 영화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바로 그 지점이다. 영화 속에 미정이 씩씩하게 걷는 장면들이 짧게 등장하는데, 그 장면들을 참 좋아한다. 경록에게 사랑을 받고, 경록을 사랑하게 되면서 늘 움츠러들어 있던 미정은 점차 씩씩해지고 나아가서는 혼자만의 일상을 잘 꾸려나가는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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