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빠 팝콘러버라 내가 팝콘 큰걸로 1인 1팝콘 시켜준다해도 피곤하다고 시큰둥하시다가, 엄마 친구들은 다 봤을텐데 엄마만 안보실거냐고
지금 500만 국민이 다 봤는데 엄마만 뒤쳐지면 친구들 대화에 낄 수 없다고 살살 꼬시니까 볼말 고민하심
아빠는 진작부터 영화관 가고싶어 하셨는데 엄마 안가면 안가시는 분이라 얌전히 기다리심
엄마랑 수다떨면서 여동생이랑 영통하다가 아직도 왕사남 안봤냐며 언니가 보여준다 할 때 얼른 따라가라고, 마냥 슬픈 영화가 아니라며 바람 넣어줌
나도 옆에서 맞장구 치다가 동생이랑 둘이 유해진 양궁 흉내내면서 둘이 깔깔 거리니까 "나도 볼꺼야! 그만해!!!!" 하시더니 주섬주섬 가방 챙기셨음
두 분 모시고, 약속대로 1인 1팝콘하러 가니깐 영화관 직원분이 팝콘이랑 음료수 진짜 꽉 담아주셔서 들고 가기도 힘들 정도였음
(여기는 군 단위 시골이라 원래 휑한데 오랜만에 사람 많이 온다고 직원분도 신나서 막 퍼주심)
영화 시작전에 팝콘 와구와구 먹고 리클라이너 싹 셋팅해드리고 영화가 시작됨
1회차 때 엉엉 울어서 코먹고 나왔다는 글 쓰니깐 2회차가 찐이다 더 슬프다고 댓들 달아줬는데 1회차 보다는 덜 울긴 했음
1회차 때 우느라 제대로 못본 장면, 잘 못 들었던 대사 위주로 잘 주워들음
1회차 때는 단종 뗏목에서 떨어질 때부터 울었는데 오늘은 호랑이의 눈을 하고 금성대군에게 답신 쓰는 장면에서 "숙부님" 하는 목소리 나오자마자 왈칵 쏟아짐.
오늘은 패기롭게 손수건도 휴지도 안가져갔는데.. 급한대로 가방에 달린 인형 거꾸로 들고 눈밑에 다리 하나씩 붙이고 엉엉 울었음.
강 건너는 씬에서 단종 눈 처음 클로즈업 해줄 때 '흐윽-' 하고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게 어떤 덬이 단종도 흐느꼈다는 댓글을 남겼던 그 씬인가 싶었음.
울 엄마 그렇게 안보신다더니 영화 시작하자마자 아니 싫어하는 사과 한쪽만 먹고 십몇키로를 뺐다더니 저렇게 많이 뺐냐며 입이 떡 벌어지셨음. 그러다가 유해진이 웃어!!! 하는 장면에서 깔깔 웃으시고, 금성대군 사약 받을 때 쟤 잘생겼는데 왜 벌써 죽냐며 탄식하시고, 강을 건너는 장면에서는 훌쩍이시고, 강물씬에서는 울면서 수양대군 샹노무새키를 시전하셨음
화장실 가고 싶다고 하셨으면서 성황당부터 진짜 열심히 다리꼬고 참으심
울 아빠, 온갖 ott 국내/해외 작품 안가리고 진짜 옛날 작품까지 다 보시는 영화 드라마 매니아신데.. 솔직히 뻔한 작품은 이래서 뻔하고 저래서 식상하고 하며 평을 좀 냉정하게 하심
그러나 울아빠도 유해진 매직에 걸리셨는지 왕사남은 다 아는 얘기인데도 영화가 참 재미있게 잘 만들어졌다며, 영화관 나오자마자 "재미있는 영화 보여줘서 고마워"를 집에 도착할때까지 한 다섯번은 하신듯.
동네분 만나서도 큰 딸이 영화보여줬는데 너무 재미있다며 자랑 자랑
카톡도 잘 안하시는 분이 카톡 들어가서 단톡방 마다 밀린 카톡 쿨패스 하시고, 또 큰 딸이 단종영화 보여줬다고 자랑하심
결혼 전에는 부모님 모시고 영화관도 잘 갔었는데, 결혼하고 거의 2년이 다 되도록 영화관 한번을 못 모시고 갔던걸 이제야 깨달았음..
내가 한번 보고 이건 부모님이랑 봐도 되겠다 싶어야 모시고 갔는데 문화생활 못챙겨드린게 좀 죄송했지만 한번에 만회해버림
지금도 두 분이 동네친구분 식당 가서 늦은 저녁식사 하시면서 왕사남 얘기 하고 계실 것임... 그 이모도 왕사남 두번 보고 엉엉 울었다 하셨음
아, 참고로 시골이라 그런지 어르신들이었고 우리 관에는 우리 포함 16명 정도였는데(아빠가 다 세어보신) 대체로 소곤소곤 대화하며 보셔서 서로 관크는 아니었다는..!!
내가 영화보고 나올 때 제발 600만 돌파했어라! 하면서 들어갔는데
진짜로 600만 돌파해서 정말 뿌듯했고..
쌈짓돈으로 효도하게 해준 왕사남, 정말 고맙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