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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세이렌 공홈 인물관계도, 인물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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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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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설아

여, 30대, 로얄옥션 수석경매사

“진실이 궁금해요? 그럼 날 사랑해봐요”

그녀는 얼음처럼 차갑고, 단단한 여자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아우라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외모, 상대의 의중을 꿰뚫어 보는 깊은 눈빛과 우아하게 폐부를 찌르는 말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 앞에서나 당당한, 도발적인 매력의 소유자이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으며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해 신속하게 대처하는 최강 멘탈, 이런 대담한 면모 덕분에 국내 최고의 아트경매회사인 ‘로얄옥션’의 꽃 수석경매사로 경매팀을 이끄는 팀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빈틈없이 완벽한 그녀의 겉모습이 과거에 겪은 참혹한 사건에서 비롯된 불안함의 발로라는 사실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설아는 그저 아빠의 화실 구석에서 같이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던 평범한 소녀였다. 가난한 화가였던 아버지가 위작 스캔들로 곤경에 처하고 늘어난 빚더미에 매일같이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나날이었지만 어린 설아는 그래도 믿었다. 아빠를, 엄마를, 함께 있으니 되었다고. 언젠가는 이 모든 고통이 끝나고 다시 옛날처럼 치킨도 시켜 먹고 세 식구가 손잡고 놀이동산에 가는 날이 올 거라고. 

대학에 간 설아는 ‘미술품경매사’라는 목표를 갖게 됐다. 누가 경매사를 꿈꾸는 이유를 물어보면 실력 있는 신진 예술가들을 찾아내고 미술작품의 가치를 발굴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아버지를 이용한 것도 모자라 죽게 만든 그 사람이 있는 곳 그 한복판으로 들어가 진실을 밝히고 복수하려는 것이다. 부모님의 목숨값으로 살아남은 그녀가 붙잡은 유일한 삶의 동아줄이었으며 아버지의 명예 회복을 통해 조금이라도 죄책감을 덜어보고 싶었다.

졸업 후 서울로 상경해 갤러리에서 일하며 드디어 목표하던 옥션에 발을 들인 설아, 그러나 비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에게 다가오는 남자,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들이 모두 죽어버리는 게 아닌가. 마지막 남자가 되길 바랐던 약혼자 승재마저 요트 사고를 당하고 옥션에서 사사건건 갈등하던 차석경매사 김윤지까지 옥상에서 추락해 죽는다.

이에 의심을 품고 접근해오는 한 남자, 보험조사관 ‘차우석’. 그는 설아가 봉인해온 과거사까지 파헤치며 집요하게 의심하고 몰아붙여 설아의 목을 조여오는데 과연 그녀의 실체는 무엇일까? 비운의 사고로 부모를 여의고 사랑도 잃은 비련의 여주인공인가, 아니면 부모를 죽이고 남자들을 유혹해 죽여가며 생존해온 독거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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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석

남, 30대, SIU 보험조사관

“냄새가 나서요. 사람 목숨을 돈으로 바꾸려는 냄새.”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 · Special Investigation Unit)의 특급 에이스. 보험사기가 있는 곳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고, 수년째 업계 1위 검거율을 기록하며 최연소 차장을 달았다. 밤낮없이, 국내 해외 어디든, 보험사기범을 쫓아다녔지만, 이 빌어먹을 세상! 사기범이 줄기는커녕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짜증이 난다. 사람의 목숨을 돈으로 바꾸려는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들.. 싹 다 잡아내는게 목표다. 

그의 열정은 사실 ‘집착’에 가깝다. 한번 사건에 꽂히면 집요하게 파고들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린다. 잠도 자지 않고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어떻게든 진실을 밝혀내고야 만다. 일하는 스타일도 개썅마이웨이. 남의 충고나 조언은 노룩패스, 직감을 믿는다. 때문에 제멋대로에 청개구리란 소리를 듣지만 그의 관찰력과 통찰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예리하고 정확하다.

5년 전까지 우석은 강력팀의 촉망받는 형사였다. 인생의 파도는 예상치 못할 때 몰아닥치며 삶의 방향타를 흔들어놓았다. 새벽부터 남자친구와의 여행에 들뜬 우희를 배웅해 주던 날이었다. 우석이 딸처럼 보살펴온 항상 애틋한 늦둥이 여동생이었다. (아버지는 사별 후 새 가정을 꾸리며 나갔고, 남매는 서로에게 유일한 혈육이었다.) 그를 향해 활짝 웃으며 다녀오겠다고 한 인사가 마지막이 될 줄이야...우희는 잔혹한 보험사기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됐고, 용의자는 동생이 사랑한다고 말했던 남자친구(주현수)였다.

담당 형사는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 졸음운전 때문에 사고를 냈다는 용의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졌고, 주현수는 과실치사로 집행유예를 받는 데 그쳤다. 심장이 갈기갈기 찢긴 우석은 재판장에 난입해 주현수를 죽일 듯 주먹을 내리꽂았고 이후 그에게 남은 것은 한 줌 재로 사라져버린 우희와 정직이라는 징계뿐이었다. 우석은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범인을 잡아도 법으로 심판할 수 없다는 회의감에 절망해 스스로 경찰 제복을 벗었다. 

방황하던 우석을 이끌어준 건 초임 형사 시절 사수였던 구원일 SIU 팀장. 우석은 보험사기에 대한 증오심과 다시는 우희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겠다는 결심으로 보험조사관의 길을 걷는다. 해외로 도피한 주현수가 분명 보험사기를 멈추지 않을 거란 확신과 함께. 

그의 시간은 아직 그날에 멈춰있다. 차가운 주검이 되어버린 우희의 얼굴이 단 하루도 떠오르지 않는 날이 없었다. 동생의 억울함을 밝히지 못했다는 자책과 보험사기범들을 향한 분노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자신이 막지 못하면 또 다른 선량한 피해자가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그를 끊임없이 달리게 했다. 어쩌면 이 길이 자신에게 내려진 천형일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어느 날, 우석은 한 여자로부터 의미심장한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그녀는 ‘살인으로 의심되는 보험사기’를 제보하겠다고 했다. 일순간 피가 뜨거워진 우석은 제보자를 만나기 위해 달려가지만 무엇인지 듣기도 전에 여자는 회사 옥상에서 추락해 그의 눈앞에서 죽는다.

이후 우석은 제보자의 죽음에 의심을 품고, 강력한 용의자를 찾아낸다. 로얄옥션의 간판인 수석경매사 ‘한설아’ 숨진 제보자와 적대관계였으며, 그 죽음으로 수석 자리를 지켜낸 여자였다. 우석은 용의자로 한설아를 집요하게 의심하며 추적하기 시작하고 그녀의 뒤에 숨겨져 있는 거액의 생명보험을 세 건이나 찾아낸다. 바로 한설아와 연인관계였던 세 명의 남자가 7년 동안 다양한 사인으로 사망했던 것!

하지만 이상하다. 그들은 모두 죽기 전 돌연 보험을 해약했고 수익자 한설아는 한 푼도 받은 게 없다. 그들의 죽음 뒤에 숨어있는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우석은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한설아에게 무섭게 집착하기 시작하고. 그녀의 비밀에 가까워질수록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 빠졌음을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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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범

남, 30대, IT 기업 CEO

“이제야 준비가 끝났어. 널 가질 차례야.”

베일에 싸여있는 신흥 재력가. 몸에 딱 맞는 명품 수트에 젠틀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 지나가는 여자들이 한 번쯤은 돌아볼 정도의 외모와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 넘치는 인터뷰 제안과 TV 섭외에도 불구, 매체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려 재벌가의 숨겨진 자식일 거라는 둥, 해외 큰 손의 스폰을 받고 있다는 둥 온갖 소문이 무성한 신비주의자. 

그는 인테리어 플랫폼 ‘그대의 홈’으로 대박을 친 스타트업의 대표다. 5년 전 국내 인테리어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해 시장의 니즈와 맞아떨어지면서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 눈에 띄는 기업가로 성장했다. 

그의 재테크 수단은 좀 특이하다. 부동산은 취급하지 않고 고가의 예술품들만 수집하는 것. 그의 개인 수장고에는 해외 출장에서 구매해 온 다양한 작품들이 보관되어 있다. 물론, 그가 이렇게 미술품을 모아온 이유가 따로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차기 사업인 예술품 거래 플랫폼 ‘그대의 작품’을 준비하며 한설아와 가까워진다. 사실 처음부터 그의 목적은 그녀뿐이었다. 항상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으며 경매와 전시회장 등 그녀를 만날 수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등장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설아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꽃을 좋아하는지, 그녀의 인생 영화가 무엇인지, 구두 사이즈가 몇인지, 무엇을 무서워하는지, 주로 사용하는 비번이 무엇인지 설아의 개인적인 정보까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의 컬렉션을 채울 마지막은 작품은 오직 ‘한설아’뿐이다. 자신이 있다. 그녀를 내 여자로 만들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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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은혁

남, 30대, 포토그래퍼


청운에서 태어났고, 줄곧 고향에서 자랐다. 다정하고 따뜻한 말투, 배려심이 깊고 양보가 몸에 배어있다. 겉으론 어떤 일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누구나 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넓은 이해심을 보여주지만 속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운 심연의 남자.

어린 은혁은 알콜중독이었던 아버지의 손찌검을 피해 엄마가 가출하자 온전히 그 폭력을 대신 받아내며 견뎌왔다. 그에겐 돌봐야 할 동생 은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초라하고 더러운 행색으로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했던 은혁에게 다가온 유일한 아이는 설아였다. 

“도은혁, 너는 꿈이 뭐야?”
“... 자유로워지는 거.”
“나랑 똑같네.”

그 한마디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은혁은 깨달았다. 설아만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 될 것임을. 은혁에게 설아는 첫 친구이자, 첫사랑이자, 유일한 소울메이트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버지는 어느 비 오는 밤 만취 상태로 실족사하고. 남매는 지옥 같은 아버지의 손아귀를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은혁은 깨닫는다. 설아 역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현재 은혁은 수중촬영작품을 전문으로 하는 실력 있는 포토그래퍼로 성장했다. 춘천에 개인 스튜디오가 있지만, 프리랜서로 로얄옥션 사진 일을 맡아 서울을 오가며 설아의 곁을 지키고 있다. 그녀에게 비극이 생길 때마다 옆에서 든든한 버팀목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나서서 도와주는 흑기사로, 보이는 곳이든 보이지 않는 곳이든 항상 설아의 뒤에서 그녀를 지키고 있는데...

어느 날 설아의 과거를 파헤치고 일상을 헤집어놓는 남자, 차우석이 나타난다. 은혁은 이번에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설아를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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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영

여, 30대, 강하서 강력1팀 형사

강하경찰서 강력팀의 유일한 여형사. 걸크러쉬 뿜뿜의 상여자로 일에 있어 그 누구보다 프로다. 처음엔 보수적이고 마초적인 강력팀에서 ‘여자’라는 프레임은 큰 벽이었고 그녀의 야심이나 열정은 번번이 저평가 당했다. 그러나 주영은 누구보다 발로 뛰며 현장을 누볐고 특유의 악바리 근성으로 기어코 범인들을 잡아내며 자신을 증명했다. 

고되고 위험한 강력팀 생활이지만 범인을 쫓는 긴장의 순간 오히려 힘이 났고, 그들의 팔목에 수갑을 채울 때는 짜릿하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나쁜 놈들을 잡아넣고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데 보람을 느꼈다. 주영의 목표는 강력팀장을 넘어 여성 최초 형사과장이 되는 것이다.

신임시절 만난 우석은 주영을 무시하지 않는 유일한 남자였다. 우석만큼은 주영을 동등한 동료로 대하고 존중해줬다. 그게 좋았다. 파트너로 붙어 있다 보니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그에게 젖어 들었고. 연애에 별 관심 없던 자신이 어느새 그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그 사이 우석에게 비극적인 큰 사건이 닥치고,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고 옆에 있어 주던 사람도 주영이었다. 우석이 마음을 다잡고 새로 시작할 수 있도록 보험조사관의 길을 응원했고 전직한 그를 돕기 위해 경찰 내부 정보까지 공유해줬다. 비록 지금은 아니더라도 우석의 마음에 누군가 들어갈 수 있다면...옆에 있는 자신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느 날, 미술품경매사 김윤지의 추락사 사건을 맡게 되는 주영. 우석과 공조하며 한설아를 둘러싼 또 다른 죽음들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다. 동시에 그녀에게 본능적으로 위험신호를 느끼는 주영. 사건의 내막이 드러날수록 우석이 점점 더 깊이 설아에게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해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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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성일

남, 40대 초반, 강하서 강력1팀 팀장

강하경찰서 강력팀 팀장.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 출신으로 칙칙한 잠바들 사이에서 항상 딱 떨어지는 재킷을 고수, 엘리트적인 냄새를 풍긴다.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포커페이스로 냉철하고 날카로우며, 증거주의자답게 감만 믿고 설치는 것들을 혐오한다. 

그의 잘 나가던 경찰 인생에 암초가 된 것이 바로 ‘차우희’ 사건. 과학적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칙대로 수사한 건이었다.

그때도 지금도 자신의 수사는 틀리지 않았다고 믿는다. 하지만 경찰이 인지하지도 못한 보험사기 사건을 우석이 먼저 해결할 때마다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때도 지금도 꼭 자신이 무언가를 놓친 것 같은 더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를 더 인정하고 싶지 않다. 

김윤지 사망 건으로 다시 우석과 부딪치며 갈등하게 되고. 사건이 연쇄살인으로 의심되자 그와 어쩔 수 없이 공조를 시작한다. 한 배를 타게 된 두 남자는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과거의 앙금을 조금씩 풀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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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애

여, 60대 초반, 로얄옥션 회장

가난한 간판쟁이의 딸.
학창시절 극장 간판 화가였던 아버지에게 어깨너머로 그림을 배웠다. 배웠다기보다는 도왔다는 게 맞을지도. 아버지가 술에서 깨어날 때쯤 페인트를 준비해놓지 않으면 불호령이 떨어졌다. 선애가 배경을 만들어 놓으면 아버지는 비로소 붓을 들고 주인공들의 얼굴을 그렸다. 

완성된 그림이 극장에 걸리고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바라볼 때면 어린 선애는 묘한 희열을 느꼈다. 학원을 다닌 적도, 물감으로 그려본 적도 없지만 미대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런 돈을 대줄 의사도 능력도 없었다. 여자가 손에 냄새나는 페인트 그만 묻히고 시집이나 가길 바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집을 나왔다. 낮엔 식당에서, 백화점에서 돈을 벌고 밤엔 그 돈으로 사무치던 그림을 배웠다. 일년만에 깨달은 것은 자신은 그림에 전혀 재능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설아부를 알게 된 것도 그즈음. 한 원로화가의 화실에서 먹고 자며 제자 생활을 할 때였다. 선생님이 총애하는 제자인 설아부의 그림은 터치부터 달랐다. 그의 그림을 보고 선애는 몇 달을 공들였던 작품을 찢어버릴 정도로 열등감에 사로잡혔다. 세상에 이렇게 천재들이 많고 그 천재들마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데..

선애의 바닥 치던 자존감은 의외로 다른 곳에서 채워졌다. 바로 남다른 판매 수완. 알바 하는 곳마다 정직원 제의를 받긴 했지만 자신의 사업가 기질을 찾은 것은 선생님의 전시회를 담당하면서다. 인사동에서 열린 선생님의 ‘마지막 개인전’을 마케팅하고 완판하자 여러 갤러리에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날 이후 인사동을 누비며 아트딜러의 길을 걸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미술품 경매회사인 ‘로얄옥션’이 설립된다는 소식에 선애는 곧바로 오너를 찾아갔다. 당장 자신이 확보해 경매에 올릴 수 있는 리스트를 브리핑했고, 유학파가 즐비한 이곳에 유일하게 고졸 출신으로 입사했다. 무시와 견제가 일상이었지만 선애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자들을 하나씩 밟아주며 위로 올라갔다. 

딱 하나 실수가 있다면 오너 조카라 소문난 어리바리한 동기놈을 자빠뜨렸는데 알고 보니 그 집안의 오래된 운전기사 아들이었다는 것. (어쨌든 결혼했고 현재 위장 이혼 상태다)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거머쥔 선애는 15년 전, 위작 판매 사건에 휘말리며 추락할 뻔 했지만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한 재벌가의 신뢰를 얻어내 몰래 투자를 받았고, 자신을 쳐내려던 오너 일가와의 경영권 싸움에서 이기며 로얄옥션의 안주인이 됐다. 

이후 로얄옥션은 국내 1위 아트경매회사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화가로서는 실패했지만 작품 보는 눈은 누구보다 뛰어난 선애였다. 진흙 속의 진주를 찾아내 싼값에 손아귀에 넣을 때 가장 큰 희열을 느꼈다. 흙을 털어내고 자신이 무대에 올리면 곧 빛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나보다 재능있는 천재들이 성공하는 꼴을 보고 싶진 않았다. 

사실 예술가들에겐 불행이 어울렸고 자양분이 되기 마련이다. 순수한 설아부도 이렇게 선애에게 가스라이팅 당하며 이용되다 잔인하게 버려졌다. 작품만 내 손에 있다면 누가 죽어도 상관없었다, 아니 오히려 좋다 한정판이 됐으니!

푸근하고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으로 누구나 경계심을 풀게 하는 매력이 있다. 손수 담근 김치를 재벌가 사모님들에게 보내고 이를 물꼬로 그 집안의 아트 컨설턴트를 자임했다. (이제 그녀의 김치는 아무나 받을 수 없고 에르메스 가방처럼 오히려 선택을 당해야 받을 수 있다고) 비자금 조성과 세탁이라는 그들의 가려운 등을 긁어주면서 뒤로는 자신만의 컬렉션을 비밀 수장고에 차곡차곡 모아왔다. 

상류층과 어울리기 위해 특수대학원이니 최고위과정이니 다니며 후천적 교양을 익혔지만 가난한 시절 몸에 배인 아비투스가 여전히 종종 튀어나오곤 한다. 사모님들과 파인 다이닝을 먹고 온 날이면 선애는 동치미 국물부터 찾았다. 분노가 치밀 땐 아버지가 하던 욕이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가 페인트 통을 차던 그대로 물건을 때려 부쉈다. 

설아가 선애의 보석함에 들어온 것은 7년 전. 자신을 이모라 부르며 살갑게 굴던 꼬마애가 다시 찾아오자 진심으로 반가웠다. 지방대 학사 출신이 당돌하게도 자길 뽑으란다, 국내 최고 경매사가 되겠다며. 수십 년 전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고 역시 선애의 선구안은 맞았다. 설아는 개처럼 부지런했고 누구보다 독하게 일했으며 자신의 말을 증명했다. 정직했고 딴 주머니 찰 생각도 안 했고 송이사도 잘 견제했다. 그 충직한 개가 자신의 목을 물 거라는 사실만 몰랐다. 

선애는 로얄옥션을 글로벌 아트 컴퍼니로 키우기 위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중이다. 더는 재벌가 뒤를 닦아주는데 만족할 수 없었다. 스스로 재벌이 되어 자신만의 루브르를 완성하고 싶었다. 하지만 회사에 자꾸만 악재가 터지고, 수족처럼 부리던 그림자들마저 말을 안 듣기 시작하는데.. 그 모든 중심엔 설아가 있었다. 

돌이켜보니 설아는 더 좋은 스카웃 기회도 마다하며 옆에 붙어있지만 무언갈 요구하지 않았다. 신임을 얻으려 노력하면서도 곁은 내주지 않았다. 선애는 설아를 점점 의심하기 시작하고.. 로얄옥션이라는 소왕국을 지키기 위해 숙청의 칼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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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윤승재

남, 30대 중반, 레스토랑 대표

설아의 마지막 연인.
은혁과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이자 대학 동문이다. 양친 부모가 살아 계신 유복한 가정. 설아의 로망이나 다름없는 환경이었다. 우연히 놀러 갔던 은혁의 스튜디오에서 설아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구김살 없이 자라온 그는 어딘지 그늘이 있는 설아에게 끌렸지만 예정된 유학길에(프랑스에서 와인을 공부) 오르며 헤어졌다가 1년 전 운명처럼 다시 재회했다. 청운에서 사업을 하면서도 설아를 위해 매일같이 먼 길을 달려와 맛있는 저녁을 차려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실없는 농담으로 웃게 해줬다. 

서두르지 않고 상처투성이 설아가 천천히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결국, 설아가 승재를 받아들이자 뛸 듯이 기뻤는데... 

그녀와의 결혼을 앞두고 요트를 타고 낚시를 나갔다가 원인 모를 이유로 강에 추락, 프로펠러에 감겨 끔찍한 모습으로 사망한 채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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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영호

남, 30대 후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5년 전 설아의 우울증을 치료하던 담당의. 깔끔한 외모와 다정한 말투로 환자들은 물론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설아에게 양성전이(positive transference) 치료를 하며 그녀의 전 연인 역할을 하다 자기가 그만 사랑에 빠져버렸다. 설아를 소유하기 위해 약에 의존하게 만들고 가스라이팅으로 통제하려 든다. 당시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그녀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설아에게 프러포즈를 하는데... 어느 주말, 자신의 진료실에서 프로포폴 과다투약으로 사망한 채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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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수호

남, 20대 후반, 국제구호단체 온월드 직원

가난한 이상주의자. 국제구호단체의 직원으로 갤러리에서 구호 사진전을 진행하다 설아를 만났다. 7년 전 설아에게 실연당하고 시리아로 떠났다가 폭탄테러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에 가기 전 설아를 수익자로 지정한 보험에 가입했다가 돌연 보험을 해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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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욱

남, 40대, 로얄옥션 총괄이사

설아의 상사. 로얄옥션 창업 때부터 김회장과 함께한 공신이다. 장기간 수석경매사로 호령하다 5년 전 임원을 달면서 총괄이사로 승진했다. 말이 승진이지 옥션의 꽃인 수석경매사 자리를 젊은 피 설아에게 빼앗겼다 생각한다. 김회장의 총애도 관심도 모두 설아 차지가 되자 퇴물이 된 기분이다. 아직은 직급으로 찍어 누르긴 하지만 회장의 신임을 얻고 있는 설아가 만만치 않고, 사내에서 영향력도 밀리는 것 같다. 

이대로 가다간 2인자 자리도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밀려온다. 후사가 없는 김회장은 입버릇처럼 ‘로얄옥션은 재욱이 네가 이끌어야 한다’고 했었다. 그 말만 믿고 충성을 다했는데 설아가 나타난 이후로 더는 들어보지 못했다. 여차하면 다 된 밥상을 남에게 넘겨줄 판이다. 

임원도 임시직원의 줄임말인 걸 되고 나서야 알았다. 2년마다 재계약 되는 파리 목숨, 곧 다가오는 재계약으로 스트레스가 많다. 결국, 눈엣가시 같은 설아를 날려버리기 위해 경쟁상대인 윤지를 키우고, 이제 막 작업에 들어가려던 참인데... 갑자기 윤지가 사망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기회는 언제나 위기와 함께 오는 법. 설아가 사건에 휘말리자 본격적으로 흑심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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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여, 30대 초반, 미술품경매사

외모, 능력, 학벌 세 박자를 두루 갖춘 윤지의 꿈은 아나운서였다. 그러나 번번이 최종 문턱에서 떨어지고 그녀의 프라이드이자 미래였던 연인(영호)에게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자 제정신이 아니게 된다. 포기하지 못하는 미련이 집착이 되고 폭력이 되고... 결국, 접근금지 명령까지 받는데. 

어느 날 무슨 이유에선지 경매사가 되겠다며 로얄옥션에 발을 들인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노력 끝에 드디어 설아의 자리를 빼앗을 기회가 오는데! 윤지는 비밀스런 스토킹으로 영호(전 연인)와 승재(설아 약혼자) 죽음의 공통점을 알게 되고, 경찰이 자살과 사고사로 마무리한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자신이 알아낸 모든 것을 보험조사관 우석에게 제보하기로 마음먹은 윤지. 하지만 그를 만나기로 한 시각, 회사 옥상에서 추락사하면서 폭풍을 몰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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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지

여, 30대, 로얄옥션 앞 바 ‘미드나잇’ 운영

설아의 유일한 친구. 부모님을 잃고 홀로 찾아온 설아가 머물렀던 하숙집의 딸이다. 그때부터 쭈욱 설아의 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로 남아있지만 좀처럼 속마음을 얘기하지 않는 설아가 내심 얄밉고 서운하다. 하지만 숙지도 설아에게 말 못 한 비밀이 있는데...바에 드나드는 로얄옥션 직원들, 손님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기억해놨다가 설아에게 전달해주는 메신저 노릇을 한다. 옥션에 주류를 납품하면서 종종 VIP 행사에도 몰래 잠입(?)하곤 한다. 결혼할 남자를 찾는 게 목적이라 하지만 뭔가 거동이 수상스러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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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은혜

여, 20대 후반, 로얄옥션 인턴, 은혁의 여동생

그날 밤의 진실을 목격한 유일한 인물. 부모님이 사라지고 어린 은혜가 의지할 곳은 오빠 은혁 밖에 없었다. 오빠에 대한 사랑을 넘어 집착을 보일 정도로 브라더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누구보다 따뜻했던 오빠의 마음이 설아에게 향하면서 깊은 상실감에 빠지고..오빠를 이용하는 것 같은 설아에게 강한 적의를 품게 된다. 현재 대학원에서 서양미술을 전공하며 경매 스페셜리스트의 꿈을 키우고 있고, 로얄옥션에서 인턴으로 근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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