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극장가 기대작들의 예매율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하는 사극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와 첩보 액션 영화 '휴민트'가 개봉 전부터 예매율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23일 오전 9시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실시간 예매율 집계에 따르면 '휴민트'는 예매율 14.6%, 예매관객수 5만 9774명을 기록하며 전체 1위에 올랐다. '왕과 사는 남자'는 예매율 14.5%, 예매관객수 5만 9340명으로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수치상 격차는 사실상 박빙으로, 개봉 전부터 두 작품이 팽팽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아직 개봉까지 일정이 남아 있음에도 두 작품이 예매율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는 점은 2월 극장가를 이끌 대표 기대작임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통상 개봉일이 가까울수록 예매율이 상승하는 흐름을 감안하면, 이는 작품에 대한 예비 관객들의 선제적 기대감이 반영된 흐름으로 해석된다.
오는 2월 4일 개봉하는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과 그를 맞이한 광천골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흥행 배우' 유해진이 단종이 유배 온 광천골의 촌장 엄흥도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이끈다. '약한영웅' 시리즈로 주목받은 박지훈은 특유의 슬픈 눈빛으로 단종 이홍위 역으로 분해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연출은 '라이터를 켜라'(2002) '기억의 밤'(2017) '리바운드'(2023) '더 킬러스'(2024) 장항준 감독이 맡았다. 그간 계유정난 전후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 과정에 집중해 온 기존 사극들과 달리, 단종의 유배 이후 삶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은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에 맞서는 작품은 오는 2월 11일 개봉하는 '휴민트'다. 비밀과 진실이 얼음 바다에 가라앉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무대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인물들이 충돌하는 첩보 액션 영화다. 연출은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3) '베테랑'(2015) '모가디슈'(2021) '밀수'(2023) '베테랑2'(2024) 류승완 감독이 맡아 특유의 장르적 완성도에 대한 기대를 모은다.
배우 라인업도 쟁쟁하다. 류승완 감독과 '밀수' '모가디슈'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춘 조인성이 대한민국 국정원 요원 조과장으로 극을 이끌고, 박정민이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을 연기했다. 박해준은 주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총영사 황치성으로, 신세경은 북한 식당 종업원 채선화로 각각 분했다.
볼거리도 강점이다. 류승완 감독이 '베를린'과 '모가디슈'에 이어 다시 한번 해외 로케이션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생생한 추위를 스크린에 담아내기 위해 라트비아 수도 리가를 중심으로 약 3개월간 촬영을 진행했다. 액션 역시 관전 포인트다. 조인성은 국정원 요원다운 총기 액션을, 박정민은 다트와 카체이싱 등 액션을 선보이며, 박해준은 일상 도구까지 살벌하게 무기로 활용하는 거친 액션으로 각기 다른 결의 볼거리를 책임진다.
사극과 첩보 액션이라는 장르적 대비, 그리고 감독과 배우 라인업에서 비롯된 관객 신뢰가 설 연휴 개봉 이후 어떤 흥행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족 관객과 중장년층, 젊은 관객층의 선택이 갈릴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장르 선호에 따른 관객 분산 가능성도 존재한다. 두 작품이 뚜렷한 장르 대비로 극장가를 찾는 가운데, 연휴 기간 실제 관객 유입과 입소문 흐름이 어느 작품에 더 힘을 실어줄지 흥행 추이가 더욱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