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극장가에 반가운 소식이 연이어 터졌다. 지난 9일 배우 추영우·신시아 주연의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오세이사)가 개봉 17일 만에 손익분기점 72만을 넘겼다. 사흘 뒤 배우 구교환·문가영 주연의 만약에 우리가 개봉 13일 만에 손익 110만을 돌파했다. 1000만 영화는커녕 연간 관객 1억 520만 명도 간신히 지켜낸 2025년을 보낸 직후였기에 이 작은 성공들이 더욱 눈부시게 느껴진다. 500만, 700만을 넘보던 시절의 흥행 공식은 무용지물이다. 지금 극장가를 바라보는 산업 관계자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로 밤을 새운다.
두 영화의 공통점을 보자. 첫째 손익분기점 자체가 낮다. 1000만이 아니라 돌파 가능한 목표점을 잡고 출발했다. 둘째 멜로와 청춘이라는 장르의 재발견이다. 대작 위주로 굴러가던 극장가에서 관객들은 소소한 이야기를 선택했다. 고비용의 CG와 스펙타클을 현실감이 이겼다. 셋째 이들은 개봉 초반이 아니라 2~3주차에 힘을 받는 입소문형 역주행 구조를 보인다. 천문학적인 홍보비 대신 데이트용 무비·추억 여행이라는 입소문이 더 통했던 사례다.

그렇다면 2026년에 노려야 할 흥행 방안은 무엇일까.
관객 수가 줄어든 시장에서 손익분기점을 500만, 700만으로 올려놓는 순간 리스크는 커진다. 필요한 만큼만 쓰고 확실히 회수하는 형태가 필요하다. 캐스팅 몸값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전 연령 커버 스타 한 명보다 특정 관객층을 확실히 움직이는 조합과 장르 맞춤 캐스팅이 효과적이다.
개봉 전략을 ‘첫 주 승부’에서 ‘3주 생존’으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2~3주차 입소문을 버틸 수 있는 스크린 확보, 이벤트 운영이 필요하다. 개봉 첫 주보다 2주차에 2배 이상 관객을 동원하는 개싸라기 흥행이 중요한 시대다. 첫날 예매율보다 3주차 좌석 점유율이 더 정직한 지표가 됐다.
부가 판권이 더 중요해진 시대다. 극장 단독 회수의 시대는 끝났다. 어쩔수가없다는 해외 선판매로 제작비 170억을 개봉 전에 회수했다. 205개국에 판매된 이 영화는 극장에서는 마케팅비만 넘기면 됐다. 극장+OTT+해외 판권 판매 금액으로 손익분기점 압력 자체를 낮추는 방식이 산업 표준이 되고 있다.
지금 극장가에서 필요한 건 크게 만드는 용기가 아니라 작지만 강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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