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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씨네21/특집] 2026년 해외영화 신작 소개 리스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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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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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거>


<씨네21>은 1530호 특집기사로 워너브러더스의 2025년을 다루었고, 워너브러더스의 공동 의장 겸 CEO 파멜라 애브디와 마이클 드 루카의 수완에 주목했다. 미국 비즈니스 전문지 <퍽>의 보도에 따르면 애브디와 드 루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탑건: 매버릭>으로 전 세계 극장가에 숨통을 틔운 톰 크루즈에게 감사 서한을 보냈다. 이후 워너브러더스는 톰 크루즈와 몇 차례 미팅 끝에 퍼스트 룩 계약(제작사가 개발하는 작품의 시놉시스를 가장 먼저 검토하고 투자하거나 배급할 수 있는 권리.-편집자)을 따냈다. 이들의 성과가 바로 2026년 9월 개봉예정인 영화 <디거>다. 메가폰을 잡은 자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그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이후로 10년 만에 영어영화를 연출한다. 이냐리투와의 협업으로 2년 연속 오스카 촬영상(<버드맨>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을 거머쥔 엠마누엘 루베즈키도 또 한번 카메라의 신공을 발휘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디거>는 톰 크루즈에게 남다른 영화일 것이다. 톰 크루즈가 <아메리칸 메이드>(2017) 이후 처음으로 출연하는 비(非)프랜차이즈 영화이고, <락 오브 에이지>(2012) 이후 처음으로 출연하는 비(非)액션영화다. 어쩌면 <디거>는 <7월 4일생> <매그놀리아>에 이어 모처럼 배우 톰 크루즈의 ‘연기력’에 집중하는 영화일지도 모른다. 톰 크루즈는 지난 수십년간 공중에서도 수중에서도 중력을 거스르던, 에단 헌트이자 매버릭이었다. 그런 그가 <디거>의 예고편에선 늙수그레한 외양을 한 채 삽을 들고 내내 춤을 춘다. 어느 때보다 파격적인 톰 크루즈의 모습이 관객들의 기대를 고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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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이 영화에는 모든 이야기가 담겼다.”(<엠파이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신작 <오디세이>에 관한 다수 인터뷰에서 대서사시의 기운을 풍기며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펜하이머>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뒤 인류 서사의 원형이라 할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선택한 행보에는 근원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트로이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는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에게 돌아가려 하지만 고국에 닿기까지 10년이 걸린다. <오디세이>는 이 긴 여정 속 한 남자의 희비를 담아낸다. 놀란은 물과의 고된 동거를 거듭 언급하며 대작의 주무대가 바다임을 암시했다. “4개월 동안 바다에 나가 있었다. 항해하는 이들이 얼마나 힘든 여정을 겪었을지를 제대로 담아내고 싶었다.”(<엠파이어>) <오디세이>는 아이맥스 카메라로 전편 촬영된 최초의 장편 극영화로 이미 현대 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했다. 난제인 아이맥스 카메라의 극심한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이고자 전용 케이스(블림프)까지 제작했다는 후문이다. 카메라가 가장 오래 머무는 얼굴은 맷 데이먼일 것이다. <인터스텔라> 이후 놀란과 재회한 그는 감독이 오디세우스에게서 매료된 요소로 꼽은 천재성과 영리함, 창의성을 동시에 보여줄 것이다. 아내 페넬로페 역은 <인터스텔라>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출연한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다. 놀란 세계의 새로운 얼굴은 톰 홀랜드다. 21세기 스파이더맨인 그가 오디세우스의 선량한 아들이자 후계자인 텔레마코스란 걸맞은 역할을 맡았다. <미키 17>의 로버트 패틴슨의 합류 소식도 전해졌다. 페넬로페에게 달라붙는 구혼자들의 우두머리 안티노우스로 분해 로맨스와 액션 양쪽을 책임진다. 호이트 반 호이테마 촬영감독, 러드윅 고랜슨 음악감독 등 키 스태프가 <오펜하이머>의 구성원들로 채워져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운데, 크리스토퍼 놀란의 13번째 장편영화 <오디세이>는 7월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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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클로저 데이>


스티븐 스필버그가 자신의 원점으로 돌아간다. <파벨만스>(2022)로 자전적 성찰을 마친 뒤 선택한 다음 행선지는 감독의 커리어를 정의해온 바로 그 장소다. 1977년 <미지와의 조우>로 근대 외계인영화의 문법을 다시 썼고, 1982년 <E.T.>로 한 세대의 우주적 상상력을 길러낸 감독이 이번엔 한층 어두운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면, 누군가가 당신에게 증명해 보인다면, 그게 당신을 두렵게 할까?” 6월10일 개봉을 앞둔 <디스클로저 데이>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가 전 인류에게 공개되는 순간을 다룬다. 에밀리 블런트가 연기하는 캔자스시티의 기상캐스터가 생방송 중 알 수 없는 존재에 사로잡히는 장면이 시작점이다. 여기에 조쉬 오코너, 콜린 퍼스, 이브 휴슨, 콜맨 도밍고가 합류해 인류가 우주적 진실과 대면하는 순간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포착한다.


각본은 스필버그 오랜 협업자 데이빗 코엡의 손에서 나왔다. <쥬라기 공원> <우주전쟁>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을 함께 써낸 두 사람이 이번엔 스필버그가 직접 구상한 40여 페이지 분량의 트리트먼트를 바탕으로 작업했다. 음악은 당연하게도 스필버그와 서른 번째 협업하는 존 윌리엄스가 맡았다. <죠스> <E.T.> <쉰들러 리스트>를 함께 만든 두 사람의 반세기에 걸친 파트너십이 또 한번의 정점을 향해 나아간다. 촬영은 <쉰들러 리스트> 이래 스필버그의 분신과도 같은 야누즈 카민스키가 맡아 영화의 시각적 기조를 책임진다. <미지와의 조우>가 낙관과 경이로 가득했다면, <우주전쟁>은 공포와 혼돈을 그렸고 <디스클로저 데이>는 그 사이 어딘가에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스필버그는 <우주전쟁>에서 9·11 이후 미국의 공포를 외계인 침공의 알레고리로 풀어낸 바 있다. 20년이 흘러 그가 다시 UFO 소재로 돌아온 지금, 미 의회의 미확인공중현상(UAP) 청문회가 잇따르고 정부의 은폐 의혹이 공론화된 시점이라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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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2025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예고편으로 등극했다. 엘리베이터에 오른 미란다(메릴 스트립)가 먼저 타고 있던 앤디(앤 해서웨이)에게 인사를 건네는 1분 남짓한 영상은 짧지만 심장을 뛰게 하기에 충분하다. 20년 만에 돌아온 속편에서 미란다의 카리스마는 여전하고 앤디는 이제 스승 못지않게 우아해졌다. 두 주연배우뿐 아니라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 등 전편의 핵심 출연진이 다시 합류하고, 감독과 각본 또한 데이빗 프랭클과 엘라인 브로쉬 맥켄나로 같다는 사실은 기대에 안심을 더한다. 이번 작품은 패션계의 무게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한 시대를 배경으로 매거진 ‘런웨이’가 맞닥뜨린 변화와 생존을 그린다. 제작진은 현대 뉴욕의 풍경과 완벽한 의상, 냉소적인 유머, 무엇보다 긴장감 넘치는 사제 관계를 그대로 잇는 데 힘을 기울였다고 전한다. 미란다의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는 2026년 4월, 다시 스크린 위에 울려 퍼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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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5>


“장난감의 시대는 끝났다.” <토이 스토리 5>의 예고편을 여는 문장은 영화 속 장난감들에게, 또 이 시리즈를 오랫동안 사랑해온 관객들에게 참혹하기 그지없다. 보니에게 도착한 새 선물은 태블릿PC 릴리패드(그레타 리)고, 장난감이 아닌 이 신문물은 우디(톰 행크스)와 버즈(팀 알렌), 제시(조안 쿠삭)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긴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신작은 대개 두 가지의 즐거움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세계의 진보가 서사에 반영되는 걸 바라보는 즐거움과 기술의 진보가 작화에 반영되는 걸 바라보는 즐거움. 이번 영화에서는 태블릿 화면 속의 디지털 인터페이스와 실물 장난감의 대비가 어떤 시각적 황홀경으로 관객 앞에 펼쳐질지 기대할 수밖에 없다. 또한 <토이 스토리 4>에서 자유를 찾아 떠난 우디가 어쩌다 다시 버즈, 제시와 재회했는지도 두고 볼 일이다. <니모를 찾아서><월·E>의 연출자인 앤드류 스탠튼이 <엘리멘탈>의 프로듀서였던 맥케나 해리스와 공동 연출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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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둠스데이>


2024년 7월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4 코믹콘’ 행사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등판했다. 그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초기 세 페이즈를 이끈 ‘아이언맨’이었지만, 이날 행사에서 토니 스타크가 아닌 <어벤져스: 둠스데이>의 닥터 둠으로 복귀할 것을 공식화했다. 마블 스튜디오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7년 만에 돌아온다. <어벤져스>시리즈도 7년 만에 돌아온다. 그리고 루소 형제도 7년 만에 돌아온다. 온갖 ‘컴백’으로 빽빽한 <어벤져스: 둠스데이>는 2027년 개봉할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와 함께 MCU의 페이즈6를 마무리지을 영화다(참고로 MCU의 페이즈6는 오는 7월 개봉예정인 <스파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연다). 이 향우회엔 어벤져스 히어로 군단뿐만 아니라 <엑스맨> 시리즈의 프로페서 X(패트릭 스튜어트)와 매그니토(이안 맥켈런), 리드 리처즈(페드로 파스칼)를 포함한 지구-828의 ‘판타스틱4’가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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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네프의 연인들> <마지막 황제> <훌라걸스>


과거의 시간이 스크린에서 되살아나는 움직임은 2026년에도 분주할 전망이다. 새해 벽두, 레오 카락스의 <퐁네프의 연인들>이 4K 리마스터링으로 돌아온다. 1992년 국내 프랑스영화 붐을 이끈 이 작품은 서른살 카락스가 1억6천만프랑을 쏟아부어 남프랑스에 퐁네프 다리를 실물 크기로 재건한 광기의 산물이다. 시력을 잃어가는 화가 미셸(줄리엣 비노쉬)과 불을 뿜는 곡예사 알렉스(드니 라방)의 파괴적인 사랑은 장 비고의 유령들이 현대를 배회하는 거리의 시로 다가온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마지막 황제>는 1987년 아카데미 9개 부문을 석권한 대서사시다.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가 자금성에서 전범 수용소를 거쳐 평범한 정원사가 되기까지, 20세기 중국사가 163분에 응축됐다. 자금성에서 실제 촬영한 즉위식의 장엄함과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은 리마스터링으로 더욱 선명해졌다. <훌라걸스>는 1960년대 후쿠시마 탄광촌을 배경으로, 폐광 위기 속 하와이안 센터 유치를 위해 훌라댄서로 거듭나는 소녀들의 이야기다. 이상일 감독은 전환기 시대의 상처와 희망을 훌라댄스라는 신체언어로 번역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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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멘탈 밸류>


드럽게 아우른다. 오랫동안 가정에 부재했던 감독 구스타프(스텔란 스카스가드)는 딸 노라(레나테 레인스베)를 자전적 영화에 캐스팅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자신의 어머니 역을 맡기려 한다. 할리우드 스타 레이첼(엘 패닝)이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혼란은 가중된다. 예술적 표현과 인간적 연결 사이의 긴장을 탐사하는 <센티멘탈 밸류>는 정체성의 중첩을 통해 오랜 트라우마와 화해를 시도하는 영화다. 오슬로의 한 주택이 가족의 기억을 품은 채 살아 있는 또 하나의 캐릭터로서 활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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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리산드로 알론소는 세개의 화면비(아카데미, 1.85:1, 1.66:1)와 세개의 시공간(19세기 서부극 패러디, 현대 원주민 보호구역, 1970년대 브라질 정글)을 횡단한다. 비고 모텐슨의 카우보이가 등장하는 흑백 서부극 프롤로그는 일종의 속임수다. 20분 후 화면은 줌아웃되며 곧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일하는 경찰 알라이나(알라이나 클리퍼드)의 집에서 틀어놓은 TV 속 영화임이 드러난다. 몇번의 전환 속에서 알론소는 원주민을 타자화해온 서부극의 장르성을 해체하고, 비전문 배우들이 빈곤과 실업에 허덕이는 보호구역의 가혹한 현실을 통과하는 슬로 시네마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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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검사>


1937년 스탈린 대숙청기의 폭력이 1.37:1의 아카데미 화면 안에서 차갑게 서술된다. 강제노동수용소 굴라그 생존자 게오르기 데미도프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두 검사>는 완결성을 자랑하는 카프카적 부조리극이다. 젊은 검사 코르네프(알렉산더 쿠즈네츠브)가 선임 검사 스테프냐크(알렉산드르 필리펜코)의 혈서를 받고 소련 내무부(NKVD)의 고문과 조작을 폭로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하지만, 관료주의의 미로 속에서 점점 더 깊은 함정으로 빨려든다. 건조한 대화와 유머, 복도를 걷는 발걸음과 문소리, 침묵의 배합으로 쓰인 세르게이 로즈니차의 경고장은 현대화된 파시즘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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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시간>


다르덴 형제에게 프랑스 칸은 고국 벨기에만큼 친숙한 ‘동네’일 터다. 이미 칸영화제에서 두개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다르덴 형제가 제78회 칸영화제에서도 <엄마의 시간>으로 각본상을 거머쥐었다. 영화는 벨기에 리에주에 있는 미혼모 보호 센터로 들어가 다섯명의 10대 엄마가 지닌 저마다의 사연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사회적 희생자이지만, 결코 희생자로만 남기를 거부한다”라는 연출의 변처럼, 영화는 사각지대에 몰린 곤궁한 이들에게 최소한의 품위와 존엄을 부여한다. 비전문 배우들의 가공되지 않은 연기가 생생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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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드의 목소리>


영화는 극장 바깥에서 벌어지는 동시대의 비극을 어떻게 응시해야 할까. “현실의 고통에서 출발한 픽션이야말로 영화가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밝힌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은 <힌드의 목소리>를 통해 이스라엘의 대량학살을 고발하고 팔레스타인에 연대한다. 이 영화의 근간은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가족들이 몰살된 차 안에 홀로 남겨진 6살 소녀 힌드 라잡과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 구조대원 사이의 교신 음성이다. 2025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역사상 가장 긴 기립박수를 받은 작품으로, 튀니지의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공식 후보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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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


제49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경쟁부문 최고상인 크리스탈상과 음악상은 모두 <아르코>에 돌아갔다. <아르코>의 아르코(오스카 트레사니니)는 구름 위에 집을 짓고 사는 10살 소년이다. 구름 아래 세상을 동경하는 소년은 어느 날 가출을 감행하고, 20년 전 세상에 불시착해 소녀 아이리스(마고 린가드 올드라)와 근접 조우한다. <아르코>를 보고 나면 누구든 영화를 연출한 프랑스 그래픽노블 작가 우고 비엔베누의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기술 이상의 진심이 컷마다 가득해 긴츠 질발로디스의 <플로우>와 함께 봐도 좋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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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조>


<엔조>의 크레딧에는 시네필의 가슴을 저리게 하는 이름이 담겼다. 2024년 타계한 로랑 캉테 감독이 각본을 쓴 <엔조>는 그의 오랜 협력자인 로빈 캉필로가 연출을 맡았다. 치열한 성장영화를 사랑해온 관객의 마음에 불을 지필 만한 작품이기도 하다. 16살 소년 엔조(엘로이 포후)는 물려받은 부유함을 한편에 밀어두고 건설 현장 노동자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삶이 휘청이던 시기에 만난 성숙한 우크라이나 청년 블라드(막심 슬리빈스키)는 엔조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기파괴적인 동시에 낭만적이고, 희극적이면서도 부조리한 청춘의 모든 것”(<가디언>)을 품은 영화는 관객에게도 불편한 성장통을 겪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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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누아르>


초기 고령자에게 죽음을 선택할 기회를 주는 정책이 마련된 근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한 <플랜 75>를 보며 자신의 것 같은 공포를 느꼈던 관객이라면 하야카와 지에 감독의 차기작을 기다려왔을 것이다. 그의 두 번째 장편 <르누아르>에서는 1980년대의 11살 소녀 후키(스즈키 유이)가 주인공이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엄마(이시다 히카리), 암에 걸린 아버지(릴리 프랭키)와 함께 사는 후키는 사람이 고통을 느낄 때 어떤 표정을 짓고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슬퍼하는지를 관찰한다. 호기심 많은 소녀가 전하는 감정과 주제 역시 <플랜 75>만큼이나 강렬하고 생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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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 마이 러브>


린 램지 감독의 <다이 마이 러브>를 2025년 칸영화제에서 본 기자들은 속으로 외쳤다고 한다. “제니퍼 로렌스 연기가, 미쳤는데?” 그러니까 <다이 마이 러브>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빠지고 <아메리칸 허슬>에서 두손을 든 그의 팬들을 위한 영화다. 여기서 제니퍼 로렌스는 아기가 낮잠을 자는 틈에 글을 쓰려 하지만 좌절하고, 집 주변 들판을 돌며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되뇌는 여자 그레이스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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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마이클 잭슨의 전기영화 <마이클>은 프레디 머큐리의 전기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와 느슨한 연결고리를 지닌다. 2019년, <보헤미안 랩소디>의 제작자 그레이엄 킹이 잭슨의 삶을 영화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 출발점이다. “잭슨 파이브의 리더로서 비범한 재능을 발견한 순간부터 비전 있는 아티스트로 거듭난 그의 여정을 따라간다”는 공식 시놉시스로 미루어볼 때 <마이클>은 전설적인 아이콘이 남긴 궤적을 총체적으로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30곡이 넘는 노래를 포함해 그의 가장 상징적인 무대 공연들을 재현했다”는 그레이엄 킹의 힌트는 무대 스케일과 음악영화로서의 볼거리를 기대하게 한다. <마이클>은 마이클 잭슨의 조카인 자파르 잭슨이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 일찍이 화제를 모았다. 현역 가수이자 댄서인 그는 공개된 티저에서 마이클 잭슨의 대표적 퍼포먼스를 다양하게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에너지가 본편에서는 어디까지 확장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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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넷>


2020년 각종 영미권 매체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햄닛>이 영화화된다. 흥미로운 건 <햄넷> 역시 2025년 다수의 매체가 ‘올해의 영화’로 호명했다는 점이다. 토론토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시작으로 미국영화연구소, <인디와이어> 등의 매체는 물론 미국 최고의 영화 큐레이터 버락 오바마까지 <햄넷>을 극찬했다. <햄넷>은 아들 햄넷의 사망이 아그네스(제시 버클리)와 윌리엄 셰익스피어(폴 메스칼) 부부에게 남긴 상처 치유의 과정을 그린다. 특히 제시 버클리의 연기가 “무쇠처럼 단단하다가도 도자기처럼 섬세하고, 현실적이면서도 공상적”(<뉴욕포스트>)이라는 찬사를 받는 중에, 영화에 참여한 제작진의 명단 또한 기대감을 높인다.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가 연출을 맡았고, 그가 직접 원작자 매기 오패럴을 섭외해 시나리오를 공동 각색했다. <콜드 워>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루카즈 잘이 촬영감독으로, 동시대 가장 걸출한 음악가인 막스 리히터가 음악감독으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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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택시>


중년의 택시 기사 코지(기무라 다쿠야)는 오늘도 도쿄 시내를 주행한다. 어느 날 택시에 올라탄 노부인 스미레(바이쇼 치에코)는 코지에게 요양원으로 가기 전 자신의 삶에서 의미가 깊은 도쿄의 여러 장소를 들러 달라고 요청한다. 스미레는 코지에게 파란만장한 자신의 역사를 전해주고, 영화는 젊은 스미레(아오이 유우)가 통과한 질곡의 역사를 비춘다. 야마다 요지 감독은 1961년 데뷔 이래 영화를 통해 도쿄의 변천사를 응시했다. 이번에도 야마다 요지 감독은 <도쿄 택시>에서 도쿄의 지난 역사를 35mm 필름에 담아낸다. 프랑스영화 <파리 택시>(2022)를 그만의 필치로, 또 일본영화만의 감성으로 어떻게 재해석했을지 기대를 모은다. 캐스팅 소식 또한 크랭크인 전부터 관심도가 높았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소피와 하울로 만난 바이쇼 치에코와 기무라 다쿠야가 이 작품으로 재회했고, 2025년 수많은 시리즈와 예능으로 화제성을 독점한 배우 이준영이 스미레의 첫사랑 김영기로 분했다.





<영원>


A24는 2026년에도 영화만이 접근할 수 있는 참신한 기획으로 우리를 설레게 할 예정이다. 젠데이아와 로버트 패틴슨이 만난 <더 드라마>, <그린 나이트>의 데이빗 로워리 감독과 앤 해서웨이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는 <마더 메리>등이 일찌감치 수입이 확정된 가운데 2026년 2월 개봉을 앞둔 A24의 판타지 로맨틱코미디, <영원>에도 주목해보자. <영원>의 배경은 죽음 이후다. 사후 세계의 관문 앞에 선 조앤(엘리자베스 올슨)은 일주일 안에 누구와 함께 사후 세계에서 평생을 살지 결정해야 한다. 그에게 주어진 후보는 둘. 67년 동안 사후 세계에서 조앤을 기다려온 첫사랑 루크(칼럼 터너) 혹은 65년 동안 이승에서 조앤과 해후한 남편 래리(마일즈 텔러)다. 영화를 쓰고 연출한 감독은 <데이팅 앰버>(2020)로 일찍이 재기 넘치는 코미디와 사려 깊은 드라마 모두에 재능을 드러낸 신예 데이빗 프레인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다양한 테마의 사후 세계를 직접 상상해내며 스토리텔러로서 지닌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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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의 양>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원안, 연출, 각본, 편집을 모두 맡은 신작 <상자 속의 양>을 크랭크인한 지 3주가 되어갈 무렵, 세계 영화 팬에게 영화의 출발점을 직접 전했다. “최신 기술로 죽은 이를 되살린다는 발상에서 비롯됐다. 머지않아 일본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기술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니 이 일은 예상보다 일찍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상자 속의 양>은 근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한 부부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아들로 맞이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극이다. 제목은 소설 <어린 왕자>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코우모토 오토네 역은 <바닷마을 다이어리> 이후 고레에다 감독과 재회하는 아야세 하루카가 맡았다. 감독과 함께 전한 소회에서 그는 “아이에 대한 마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은 시대가 달라져도 변치 않는 소중한 부분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영화가 품은 온기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남편 코우모토 켄스케 역은 코미디 듀오 ‘치도리’의 멤버 다이고가 맡아 고레에다 영화에 독특한 생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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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걸>


2025년 제임스 건의 <슈퍼맨>이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며 한숨을 돌린 DC 스튜디오는 2026년 <슈퍼걸>로 세계관을 이어간다. <슈퍼걸>은 톰 킹의 그래픽노블 <슈퍼걸: 우먼 오브 투모로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원작에서 슈퍼걸은 어린 슈퍼맨을 돌보라는 임무를 받고 지구로 향하지만 임무에 실패하고 크립톤 행성이 멸망하는 순간까지 목도하며 실의에 빠진다. 이러한 설정은 영화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고편에서 슈퍼걸 카라(밀리 알콕)는 희망 대신 술에 의지하는 20대 여성으로 등장한다. 본편에서는 “특출난 강함이 가장 쓸모없는 능력이 돼버리는 암울한 복수극”(<가디언>)에 휘말릴 예정이다. 슈퍼걸 타이틀을 거머쥔 밀리 알콕은 2000년생 호주 출신 배우로, 드라마 <하우스 오브 드래곤>을 통해 이름을 알렸으나 아직은 미지의 얼굴에 가깝다. 연출은 <크루엘라>의 크레이그 질레스피가 맡았다. 그가 구축한 우주가 제임스 건의 시끌벅적한 세계와는 어떻게 다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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