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가 그리는 시대 배경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소품이 있다. 바로 ‘휴대전화’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의 주인공은 ‘시티폰’을 사용하고, 2000년대 드라마 주인공은 ‘폴더폰’을 쓴다. 그렇다면 미래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주인공은 어떤 폰을 사용할까?
8일 각종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판사 이한영 휴대폰’에 대한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MBC 금토 드라마 ‘판사 이한영’은 2035년 거대 로펌의 사위로 청탁 재판을 일삼던 주인공 이한영(지성)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음을 맞이한 이후 10년 전으로 회귀하는 내용이다. 배우 지성이 극 중 2035년에 사용하던 휴대전화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드라마 속 휴대전화는 카메라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부 유리처럼 투명한 재질로 되어 있다. 지성이 전화하는 장면에서 그의 귀가 비칠 정도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면서도, 과장된 공상과학 소품이라기보다는 현실과 묘하게 맞닿아 있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드라마 엔딩 크레디트에 ‘모바일 협찬 삼성 갤럭시’라는 자막이 표기되면서 방송 직후 온라인에서는 “삼성에서 드라마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미래형 스마트폰이냐” “삼성 신형 스마트폰 PPL이라면 당장 사고 싶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조선닷컴 확인 결과, 투명 휴대폰은 삼성전자의 협찬 제품은 아니었다. MBC 관계자는 8일 조선닷컴에 “소품에 CG를 입혀 만든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즉, 2035년 미래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가상으로 만든 장면일 뿐 실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난 6일부터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삼성과 LG 등이 차세대 모빌리티를 겨냥한 투명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공개하기는 했지만, 배터리 등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부품까지 투명화할 단계는 아직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 ‘투명폰’이 주인공 직업인 판사의 공정함, 투명성을 상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MBC 관계자는 “미래 지향적인 소품으로 투명폰을 설정했다”며 “투명한 세상인 것처럼 보이지만 역으로 망가지고 뒤틀린 드라마 속 어두운 세계를 보여주는 장치 정도로 생각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