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만약에우리 이 리뷰도 좋다
245 2
2026.01.08 18:34
245 2
이별의 과정을 지켜보며 마지막으로 남는 감정은 역설적이게도 안도감, 그리고 담백한 위로다. 보통의 로맨스 영화들이 지나간 사랑을 아름답게 포장하거나 절절한 후회로 눈물을 자아내는 것과 달리, <만약에 우리>는 그 시절을 억지로 미화하지 않는다. 그저 그때의 선택이 어떤 마음에서 비롯되었는지, 우리가 왜 헤어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건조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영화가 후회를 강요하지 않는 태도 덕분에, 우리는 굳이 첫 연인의 안부를 찾아보지 않더라도 마음 한편에서 잠시 옛 기억을 떠올리며 그들을 보내줄 수 있게 된다. 그 상대방도 그때보다는 조금 덜 불안한 어른이 되었기를, 그리고 그 시절의 나보다는 적어도 도망치지 않는 사람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 인연은 끝났지만 우리가 함께 통과했던 그 불안했던 청춘의 터널이 완전히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음을, 영화는 묵묵히 일깨운다.

아픈 기억 위로 피어나는 색깔, 그리고 배우들

이 영화의 감정들은 배우 구교환과 문가영을 통해 완성된다. 그동안 < D.P. >나 <길복순> 등에서 기묘한 악당이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독특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 온 구교환은 이번 작품에서 처음 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멜로라는 장르에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특유의 위트와 리듬감은 살리고, 사랑 앞에서 지질해질 수밖에 없는 평범한 남자의 얼굴을 덧입혔다.


문가영 역시 인상적이다. 아역 출신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팍팍한 서울살이를 견뎌내는 정원 그 자체가 되었다. 아직 문가영이라는 배우의 진가를 모르는 이들에게 보란 듯이 증명하려는 것처럼, 그녀는 꾸밈없고 단단한 생활 연기를 보여준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무너져 내리는 그녀의 눈빛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관객으로 하여금 그녀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이 섬세한 감정선을 조율한 것은 김도영 감독이다. 전작 <82년생 김지영>에서 보여주었던, 인물을 향한 따뜻하고도 사려 깊은 시선은 이번 영화에서도 유효하다. 감독은 1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억지로 메우려 하지 않는다. 대신 흑백과 컬러의 대비, 그리고 침묵의 순간들을 통해 관객이 스스로의 기억을 꺼내어 그 빈틈을 채우도록 유도한다.

영화 <만약에 우리>는 원작 영화인 <먼훗날 우리>와 비슷하면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보여준다. 화려한 기교나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긴 여운을 남긴다. 지금 어딘가에서 현실의 무게 때문에 사랑을 망설이거나, 지나간 인연 때문에 아파하는 이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당신의 불안과 무력감이 결코 당신만의 것이 아니었음을,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지나온 당신은 이제 제법 선명한 색을 띠고 있음을 이 영화가 말해줄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설 때, 문득 올려다본 하늘이 조금 더 맑아 보일지도 모른다.


https://naver.me/FRunzE0N

목록 스크랩 (1)
댓글 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프라이메이트> 강심장 극한도전 시사회 초대 이벤트 43 01.08 15,10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416,17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197,73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55,26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504,042
공지 잡담 발가락으로 앓든 사소한 뭘로 앓든ㅋㅋ 앓으라고 있는 방인데 좀 놔둬 6 25.09.11 453,258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눈치 보지말고 달려 그걸로 눈치주거나 마플 생겨도 화제성 챙겨주는구나 하고 달려 7 25.05.17 1,111,198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나 오늘 뭐 먹었다 뭐했다 이런 글도 난 쓰는뎅... 11 25.05.17 1,163,537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1/8 ver.) 129 25.02.04 1,763,362
공지 알림/결과 ─────── ⋆⋅ 2026 드라마 라인업 ⋅⋆ ─────── 118 24.02.08 4,523,281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5,525,059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9 22.03.12 6,919,004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9 21.04.26 5,684,001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5,774,642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300 19.02.22 5,909,715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6,076,566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123765 잡담 생방 촬영 시절에 내배 스케줄이 다시 생각해도 어케 했지 싶음 16:01 14
15123764 잡담 조나단 어릴 때 약간 디카프리오 닮음 3 16:00 70
15123763 잡담 넷플은 촬영하면 일단 최소 1년 기다려야 하는거지? 5 15:59 86
15123762 잡담 경도 솔까 여기 키갈각이었음.... 15:59 21
15123761 잡담 최근드는 다 사전제작 드라마지? 2 15:58 75
15123760 잡담 경도 라면 이거 안웃고 어케 연기했지? ㅋㅋㅋㅋㅋㅋㅋ 1 15:58 26
15123759 잡담 ㅇㄷㅂ 인팤은 새로고침 할필요없지? 1 15:57 29
15123758 잡담 생방일때 후반회차 가면 배우들 힘들고 아프니까 얼굴 퉁퉁 붓고 몸은 말라가고 2 15:57 97
15123757 잡담 경도 영상미 미띤 15:57 15
15123756 잡담 제니퍼 로렌스 쟤는 지개 1 15:56 123
15123755 잡담 방금 케톡에서 스띵 조나단배우 5 15:56 162
15123754 잡담 한드 연출 좋아진 것도 사전 제작 영향있는 거 같아 1 15:56 71
15123753 잡담 근데 그때 그건 좋았음 드덬들 모여서 커피차보내고 종방연케잌 보내고 그런것들 5 15:55 104
15123752 잡담 아 신민아 로코 기다렸는데 10 15:55 378
15123751 잡담 판사 이한영 왜 정의로운 판사 설정 각색한거지 2 15:55 122
15123750 잡담 폭군의셰프 그대는 내 생에 첫번째 맛이다 라는 문구 2 15:54 24
15123749 잡담 주지훈 덮볶머 다시 해줬음 좋겠다.. 4 15:54 80
15123748 잡담 갑자기 그거 생각남 오로라공주 서폿 갔다가 1 15:54 101
15123747 잡담 급 호감 된 배우 독방 가봤더니 인원수에 비해 되게 조용한데 4 15:53 337
15123746 잡담 쇼츠에 메인코 떠서 보는데 3 15:53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