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올해의 시리즈 1위 - <미지의 서울>
2025년 베스트 시리즈 1위는 tvN <미지의 서울>이 차지했다. <미지의 서울>은 “일란성쌍둥이의 ‘삶 교환’ 설정을 통해 서울이라는 공간에 응축된 청년세대의 불안과 사회적 고립, 직장 내 괴롭힘과 정규직·비정규직간 불평등, 장애·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의 문제까지 복잡한 사정을 두루 헤아린 드라마”(오수경)
무엇보다 “사회 초년생, 성취 없는 인생을 살아온 중장년, 자기 자신으로 살 수도 목소리를 낼 수도 없었던 장애인과 소수자 모두를 응원하며 각자의 얼굴을 찬찬히 봐주는”(박현주) 방식의 위로가 시대적 상흔을 껴안는다.
각기 다른 약점을 투명하게 비추는 주변부 캐릭터들도 안정적인 균형을 이룬다. “<미지의 서울>은 서울과 지방, 비장애인과 장애인, 남성과 여성이라는 위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뒤, 그 위계 안에서 인물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탐구하며 ‘주변’의 세계를 넓히는 방식으로 ‘중심’과 싸워 이겼다.”(복길)
이야기가 문제를 증폭시키는 과정에 인물들을 활용하는 방식도 섬세하다. “장애를 갖거나 동성애 인물들이 ‘교훈용 캐릭터’가 아닌 고유한 욕망과 두려움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 점”(오수경)이 소수성을 함부로 미화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우리의 일상 속 어딘가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 군상으로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다시 말해 “소수자를 특수 집단으로 분류하는 게 아니라 미래와 미지가 서로를 교환하여 연결되듯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로 치환하여 세상을 이해하게”(이자연) 한다. 평범하고 무난한, 그래서 완벽하거나 화려해 보이지 않는 인물들은 극적 반전이나 지리멸렬한 복수극을 도모하지 않는 시리즈의 태도로 이어진다.
“미래가 인내해온 사내 괴롭힘은 카타르시스를 자극하는 대갚음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그것을 스스로 거부하고 벗어날 줄 아는 주도성을 되찾으며 보다 궁극적인 성장”(이자연)을 보인다.
“치명적인 악인을 정성들여 세공하는 드라마도 의미가 있겠지만 평범하고 선한 사람들, 닮고 싶은 인간상을 세울 줄” (유선주) 알기에 시리즈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드라마의 메시지란 결국 인물의 선택, 경로, 결과에 대한 시청자의 판단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인물간 관계의 넓이와 깊이를 더해가는 방식으로 시청자를 이해”(위근우)시킨다는 점에서 단순 힐링물 이상의 평가를 받는다.
이어 배우 박보영의 재평가도 잇따른다. “박보영의 최선이자 최대치로 빚어낸 시대의 표정들”(진명현)은 오늘날 홀로 방 안에 웅크린 청년들의 민낯을 대변하고 “시대와 공명하고, 사회의 약자를 다 끌어안는 따뜻함”(박현주)이 잘 드러난다. “박보영 특유의 허스키한 저음은 미래와 미지를 음성적으로 표현하기에 충분하고 그들의 조용한 음울함을 보여주기 안성맞춤이다. 눈빛, 몸짓, 목소리 등 비언어적 발화가 <미지의 서울>을 만나 날개를 폈다.”(이자연)
https://cine21.com/news/view/?mag_id=109073
[특집] 올해의 작가
올해의 작가 - <미지의 서울> 이강 작가
올해의 작가로는 <미지의 서울>의 이강 작가가 선정됐다. 가장 뛰어난 5월 광주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 <오월의 청춘>에 이어 “고립된 개인의 외로움과 조직 생활의 괴로움이라는 복합적인 메시지를 어렵지 않게 풀어낸”(김송희) <미지의 서울>까지, “가장 동시대적인 윤리와 감각을 지닌 작가”(김선영)라는 점에서 평자들의 공감이 모였다. 극본의 완성도를 다양한 시각에서 짚는 평들에서 그의 탁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물 구축과 전개의 긴장감,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언어를 다루는 방식이 시적이다. 지나친 미사여구 없이도 진솔한 마음의 흐름이 작품 속 시와 내레이션에 스며들어 듣는 이의 마음을 건드린다. 나무랄 데 없는 올해 최고의 극본이다.”(박현주) “구성이 촘촘할 뿐 아니라 일상의 언어로 빚은 명대사들로 반짝인다. 드라마를 보며 대사를 받아 적고 싶다는 감각을 오랜만에 느꼈다.”(남선우)
https://cine21.com/news/view/?mag_id=109078
씨네 21 연말결산 평 올라와서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