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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씨네21/특집] 2025 올해의 시리즈 - 오리지널 시리즈의 경향과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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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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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올해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는 화제성을 견인했거나 시청률면에선 아쉽더라도 호평받은 오리지널 작품이 다수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졸업> 등 2024년에도 시청자의 지지를 얻은 오리지널 시리즈가 존재했음을 감안할 때 비단 올해에 두드러지는 특징이라 볼 순 없다. 다만 흥행 공식처럼 여겨졌던 슈퍼 IP 영상화 작품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자극적 소재에 대한 환호는 약해진 흐름과 엮어 올해 오리지널 시리즈의 시도와 성과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2025년 등장한 오리지널 IP의 어떤 시도가 성공적이었으며 반대로 이들이 강화해야 할 지점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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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야기’가 중요하다


다시 잔잔한 휴먼드라마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일까. 한때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이끌어냈던 학교폭력 소재의 학원물, 범죄물, 형사 드라마의 유행에서 벗어나 올해는 생활감을 강조한 리얼리티 시리즈물이 주를 이뤘다. “누아르 장르를 표방하는 남성배우 중심의 드라마는 거의 외면받다시피”(김현수)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갈 만하다. 봇물처럼 쏟아지던 웹툰, 웹소설 IP 작품의 “전형적인 데다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 캐릭터 컨셉이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시점”(진명현)에서 “국내 관객의 취향은 현재로선 현실에 발붙인 이야기”(피어스 콘란)를 향해 있다는 진단이 다수 감지됐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불법 계엄과 탄핵, 정권교체, 더 거슬러 올라가면 코로나19 팬데믹의 상흔이 미친 결과라 볼 수 있다. 현실의 위기와 굴곡을 거쳐온 대중은 “거리 좁히기와 돌봄의 감각을 다시 갈망”(이유채)하고 있으며 이러한 “동시대의 불안과 욕망을 기민하게 포착한, 지금과 근미래를 정면으로 담아내는 대본”(이유채)에 시청자들도 마음이 동했다. 웹툰·웹소설을 영상화한 작품의 경우 “드라마로 각색되는 과정에서 수년의 시차가 발생하며, 그사이 변화한 사회 감수성·젠더 인식 등을 따라가지 못해 막상 나왔을 때 ‘이미 낡아 있는 이야기’가 되는 위험”(오수경)을 무시할 수 없다. 이와 달리 오리지널 창작물은 “‘지금-여기’의 공기를 직접 흡수해 세대·계층·젠더의 지형을 비교적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오수경)는 강점을 지닌다. “현실 감각에서 출발하되 장르적 변형을 통해 보편성과 동시대성을 동시에 확보”(오수경)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렇게 등장한 <미지의 서울> <태풍상사> 등의 오리지널 작품은 “원작 의존도가 높아진 환경 속에서도, 지금-여기-우리의 삶을 보여주며 새로운 형식을 모색하는 창작 서사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오수경)해냈다.


숏폼의 시대, 롱폼 콘텐츠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통념에도 예외는 있었다. <폭싹 속았수다> <미지의 서울> <태풍상사> <은중과 상연> 등 “‘회빙환’이 적용되지 않는 세계관임에도 대부분 한 세대 이상을 넘는 긴 호흡의 서사”(복길)를 다룬 작품을 여러 편 마주한 시기였고 우호적인 반응이 이어졌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우리가 겪은 동시대 문제를 겨냥한 작품이라면, 내 이야기로 치환해 바라볼 수 있다면 다음 에피소드를 기다리며 적극적으로 보게 된다는 공식이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한편 과거를 배경으로 한 오리지널 작품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폭싹 속았수다> <태풍상사> <백번의 추억>등 모두 “장르와 소재는 제각각이어도 군부독재 시절 이후를 배경으로 다루면서, 역사의식이나 정치색은 배제한 채 시대를 멋스러운 세트 디자인에 가둬두고 캔슬 컬처의 영향에서 벗어난 ‘추억’에만 집중하는 드라마로 완성”(김현수)됐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역사적 맥락을 탈각”(정재현)시키며 “논란을 최소화한 채, 시대적 판타지를 재현하며 여러 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매끈한 작품들이 예상대로 흥행을 이끌어낸”(조현나) 것이다. 이러한 경향을 토대로 “역사를 표피로만 크로키하려는 시도에 대해 재고할 필요”(정재현)가 있다는 데에 여럿이 입을 모았다.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스타 배우, 제작진을 기용했다는 사실만으론 더이상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것이 원작 IP, 오리지널 IP 드라마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한계다. 오리지널 작품 중에선 <별들에게 물어봐> <북극성> <트웰브>가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결국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온라인상의 바이럴을 유도해 본편 관람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선 지금 대중에게 필요한 무언가가 소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지의 서울>과 같은 경우 도망치고 싶을 때 인생을 서로 바꿔서 살아본다는, 위로와 힐링을 주는 여러 장면들과 대사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결국 어떤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달해야 할 것인가, 현 사회에는 어떤 이야기가 더 필요할 것인가와 같은 드라마의 원론으로 돌아가야”(김송희)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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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작가, 투자의 균형을 이뤄낸다면


올해 흥행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확인된 지점은 “결국 서사를 짓는 작가의 역량”(오수경)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전히 “화려한 볼거리와 장르적 쾌감이 강조되는 시기이지만, <폭싹 속았수다> <미지의 서울> <은중과 상연> <다 이루어질지니>처럼 큰 반향을 만든 작품들은 모두 인간과 시대를 깊이 이해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분명했다. 동시대의 감정을 포착하고, 인물의 삶을 설득력 있게 구축하며, 사회적 질문을 드라마라는 형식 안에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이 된다”(오수경).


그러기 위해선 비주얼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 감수성과 문학적 상상력을 갖춘 작가층을 두텁게 만드는 투자”(오수경)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단순히 작가 교육을 강화하는 데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작가들의 실험과 탐색을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제작 환경”(오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데뷔 후에도 익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폭싹 속았수다>의 임상춘과 <미지의 서울>의 이강처럼, “폐쇄적인 입봉 시스템을 완화하고 웹소설 플랫폼만큼의 접근성을 확보하여 이야기를 창작하는 이들에게 ‘각본가’라는 옵션을 제시”(복길)하는 것 또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신선하고 탄탄한 대본, 그러한 서사를 구축할 작가층을 두텁게 만드는 것 외에 필요한 요소는 과감한 투자 기조다. 웹툰·웹소설 IP 기반의 작품은 검증된 세계관을 바탕으로 원작 팬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지만 “산업 전체의 상상력을 좁히고 드라마 생태계를 정체시키는 결과”(오수경)를 낳는다. 반대로 “다양한 서사, 실험적 서사 구조, 새로운 인물 정치로 확장한 오리지널 작품에 대한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한국 드라마의 경쟁력을 크게 높”(오수경)인다는 긍정적인 예측이 가능하다. 요컨대 올해 오리지널 시리즈의 성과는 “유능한 작가와 안전에 머물지 않는 제작 환경”(오수경)이 있을 때, 더불어 “편성과 투자 주체에 작품을 보는 눈이 있는 기획자”(박현주)가 존재할 때 좋은 시리즈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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