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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간 노동, 시험 공부 그리고 가족들 건사까지. 닿고자 하는 곳은 먼데 하루는 짧아 숨 돌릴 틈 없는 게 미선이의 일상이야
그리고 '여대에 가도 미팅은 안하겠다'는 일기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 미선이는 청춘을 즐기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있어
그런데 평소와 다름없던 출근길에 비일상적인 존재인 태풍이가 날벼락같이 등장해
브릿지부터 패션까지 날티 풀풀에 얼굴에는 수상쩍은 상처, 남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에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졸고 있는 모습에 경계심과 궁금함이 생겼을 거야
손에 들린 화사하고 수수한 꽃다발, 할머니에게 망설임 없이 자리를 양보하는 예의, 문에 머리를 박는 바보스러움까지 보고 나서는 그저 눈 앞의 사람에게 빠져들었겠지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고 눈을 굴리던 때만큼은 가장, 경리, 고학생의 모습은 간데 없어. 태풍이의 비일상적 매력은 순식간에 미선이를 일상에서 분리해내고 미선이가 억눌러왔던 청춘의 들뜸을 한껏 즐기게 해
하지만 태풍이가 서둘러 내림과 동시에 찰나의 일상 탈출이 끝나버리고, 미선이의 눈빛과 몸짓에는 쓸쓸함이 묻어나지
미선이가 태풍이의 내일을 만들어주는 인물이라면 태풍이는 미선이의 오늘을 풍성하게 해주는 인물이라 두 사람의 일상이 서서히 합쳐지는 과정이 참 큰 의미를 가지는 거 같아